‘컬투쇼’와 함께 한 10년, 앞으로도 함께 할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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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율 1위 수성하는 한 계속 될 것”

10년 연속 전체 라디오 청취율 1위를 달리며 청취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 오고 있는 SBS <두시 탈출 컬투쇼>(이하 ‘컬투쇼’)의 DJ와 제작진이 10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밝혔다.

10일 정오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는 ‘컬투쇼’의 ‘10주년 정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DJ인 그룹 ‘컬투’의 정찬우, 김태균과 김찬웅 PD가 참석해 지난 10년의 시간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컬투쇼’는 매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SBS 파워 FM 107.7Hhz에서 방송되는 SBS 대표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난 2006년 5월 1일 첫 방송을 해 2016년 10주년을 맞았다. 10년 연속 전체 라디오 청취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컬투쇼’는 지난 2007년 <SBS 연예대상>에서 라디오스타상을, 2014년에는 라디오 프로그램 최초로 <SBS 연예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날 ‘컬투’의 정찬우와 김태균은 10년 넘게 청취자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가장 먼저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꼽았다.

▲ 10일 정오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SBS 파워 FM '두시 탈출 컬투쇼'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DJ 정찬우(왼쪽)와 김태균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SBS

정찬우는 “처음 시작할 때 김태균에게 ‘(청취율) 2등 되면 관두자’고 했는데 계속 (청취율) 1위를 달리고 있으니 그만 두고 싶어도 그만 둘 수 없게 됐다”며 “10년 넘게 매일 라디오를 하러 오면서 힘들 때도 있었지만, 많은 분들 사랑해주시고 (라디오를) 들어 주시니까 앞으로도 1등이 지속되는 한 (‘컬투쇼’ 진행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태균도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컬투쇼’는 청취자분들과의 호흡이 중요한데, 우리가 대중의 눈높이와 살아가는 방식에 맞게 자연스럽게 (진행)해 온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어 “‘팀 워크’도 중요한 원동력이었다”고 덧붙였다.

김태균은 “(‘컬투쇼’를) 10년 지켜오고, (그동안) 여러분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정찬우와 내가 (같은) 팀이었기 때문”이라며 “어떤 안 좋은 일이나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도 정찬우와의 호흡 덕분에 견딜 수 있었고, 다른 사람과 DJ를 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정찬우도 “(김태균과) 1994년부터 같이 활동해서 (안지) 20년이 넘었다”며 “사실 부부보다 더 긴 시간을 함께 하고 있는데, 늘 같이 해 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정찬우는 ‘형식의 파괴’를 10년 지속의 원동력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방송인으로서) ‘직설적이고 어떨 때는 독설적이다’라는 말을 듣기도 하는데, 그런 게 (‘컬투쇼’를) 다른 라디오와 차별화되게 한 요인이 아닌가 싶다”며 “예를 들면 청취자가 ‘여자친구와 헤어졌다’고 하면 나는 ‘다른 여자 만나라. 세상에 여자가 얼마나 많은데 걱정하느냐’고 하고 ‘고3인데 라디오 듣고 있다’고 하면 ‘그러다 너 재수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있는 그대로 말하고 꾸미지 않는 형식의 방송이 (기존 라디오의) 형식을 파괴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그런 (나의) 진행 방식 때문에 심하게 욕을 먹기도 했는데 이제는 솔직하게 자기의 감정을 이야기하는 걸 받아들이는 세상이 된 것 같다”며 “그렇게 세상이 바뀌어서 ‘솔직함’이란 것에 인정하는 세상이 되니 (청취자들이) 여유를 갖고 들어주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 PD는 “처음에는 장난 반 진심 반으로 ‘기존 프로그램 같지 않게 재밌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그것이 듣는 분들에게 잘 받아들여져서 SBS의 대표적인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 SBS 파워 FM '두시 탈출 컬투쇼' 10주년 정산 기자간담회가 10일 정오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찬웅 PD, 정찬우, 김태균. ⓒSBS

“세월호‧메르스, 나라 안 좋을 때 방송하는 것 힘들었지만…앞으로도 밝은 모습 보여드릴 것”

이날 두 DJ는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오면서 겪었던 고충을 털어놓거나 기억에 남는 사연을 꼽아보기도 했다.

정찬우는 “10년 넘게 하다 보니 가끔은 ‘알파고’라도 된 듯이 (늘 하던) 패턴대로 웃기고 있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서글프다”며 “몸이 아프다거나 감정상태가 좋지 않은 날에는 (어쩔 수 없이) 기계적으로 웃기려고 하는데, 그럴 때는 ‘내가 기계가 됐구나’해서 슬펐다”고 말했다.

김태균은 “(지난 2009년) 고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하셨을 때나 세월호, 메르스 때 방송했던 게 생각난다”며 “우리는 즐거운 분위기에서 녹음을 해 놓고 지방 공연을 갔는데 갑자기 ‘누가 돌아가셨다’하는 소식 들으면 지방 방송국에서 심야에 새롭게 녹음해서 (방송을) 내보냈다. 그렇게 나라에 안 좋은 일 있을 때 감정이 애매한 상태에서 조용하고 차분하게 방송해야 했을 때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가장 큰 감동을 주었던 사연은 뭐였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각자 ‘컬투쇼 셀카봉’ 사연과 ‘이혼 부부의 재결합’ 사연을 꼽았다.

정찬우는 “‘컬투쇼’에서 ‘유럽에 가서 사진을 대신 찍어달라고 부탁했더니 그걸 이용해 휴대폰을 들고 도주해 휴대폰을 잃어버렸다’는 사연이 있었다”며 “청취자 중에 32살 정도 된 친구가 그 사연을 듣고 ‘셀카봉’을 개발해 전 세계적으로 히트하고 잘 됐다. 그걸 보고 너무 감명을 받았다”고 되짚었다.

김태균은 “이혼한 부부 중 남편이 ‘이 방송을 즐겨 듣는 아내가 혹시 지금도 방송을 듣고 있다면 다시 만나서 같이 살고 싶다’는 사연을 보내고 ‘컬투’의 노래 ‘사랑한다 사랑해’를 신청한 적이 있다”며 “그런데 그 아내가 방송을 듣고 부부가 재결합해서 (나중에) 아이와 함께 (방청을) 왔던 것이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컬투쇼’는 라디오 프로그램으로서는 혁신적으로 청취자를 직접 현장에 초청해 방송을 진행하는 ‘형식 파괴’를 시도했다. 그 때는 라디오 부스에 청취자 10여 명이 앉아서 방청을 했다. 처음엔 ‘그게 될까’ 싶었는데, 현재는 ‘컬투쇼’ 전용 오픈 스튜디오까지 생겼고 그 곳에는 매일 80여 명의 청취자가 현장 방청을 위해 방문한다. 매일 SBS 사옥 1층은 ‘컬투쇼’ 방청을 대기하는 청취자들로 붐빈다.

그런 ‘컬투쇼’는 DJ ‘컬투’에게 어떤 존재일까. 김태균과 정찬우는 각각 ‘가족 같은 존재’, ‘일상’이라고 답했다.

김태균은 “아들이 태어나던 해에 이 방송이 시작됐다. 아이가 태어나던 현장에 (나도) 가 있었는데 거기서 생방송으로 현장 중계까지 했다. 그러던 아이가 (지금) 초등학교 5학년이 됐다”며 “언젠가 아이를 키우듯 이 프로그램 안에서 (나도) 커 나가는 느낌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인간적인 성숙함이 라디오를 통해 길러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찬우는 “라디오는 말을 하는 직업인으로서 내 의견과 생각을 생방송을 통해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그래서 라디오는 내 일상이자 직장”이라면서 “나라 (상황이) 안 좋은데, 밝은 모습 이어가도록 노력할 테니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시고 들어 달라”며 시청자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2005년 ‘컬투쇼’ 첫 방송 당시 30대의 두 젊은 DJ는 어느덧 40대 후반 중년이 됐다. 갓난아이이던 김태균의 아들은 어느덧 초등학생이 됐고, 교복을 입고 학교에 다니던 청취자들은 직장인이 되거나 부모가 됐다.

정찬우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시작은 미미했지만 어떻게 하다 보니 10년이 됐다’고. ‘시작은 미미했어도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도 있지만 청취자들은 아직 ‘컬투쇼’의 끝을 궁금해 하지 않는다. ‘컬투쇼’는 이제부터이기 때문이다. 청취자의 한 사람으로서, ‘컬투쇼’가 10년을 넘어 20년, 30년, 라디오계의 새로운 역사를 써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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