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존재하나? '아침마당', 황교익 출연 금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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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성 지키기 위해" vs "블랙리스트 바로 잡아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KBS <아침마당>의 출연이 취소됐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아침마당> 제작진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황교익 씨가 18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KBS가 나에게 방송 출연 금지를 통보하였다'는 제목의 글(▷관련링크)에 따르면 그는 지난 연말 KBS 1TV <아침마당> 제작진으로부터 목요특강 출연섭외를 받았다. 그리고 담당 PD, 2명의 작가와 6일에 만나 2시간 동안 회의를 하며 강의 주제를 정했고, 녹화날짜는 2월로 하기로 정했다.

그는 “16일 저녁, 작가에게서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분은 출연이 어렵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아침마당' 출연은 없는 것으로…"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더불어포럼의 공동대표로 참여한 것이 방송 출연 금지의 이유였다. 황당하였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더불어포럼' 창립식에서 공동대표들과 함께 대형 한반도 그림을 들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다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황교익 씨는 왼쪽 가장 앞줄에 있다. ⓒ뉴시스

더불어포럼은 대선 후보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함께하는 문화예술계 인사 모임으로, 김응용 전 프로야구 감독, 안도현 시인, 원수연 웹툰협회 회장, 황지우 시인 등 23인이 공동대표로 참여했다.

황교익 씨는 "출마 등을 통하여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것도 아니고 정당에 가입한 것도 아니며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한 것도 아닌데,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자발적 전문가 네트워크에 참여하였다는 것만으로 방송 출연이 금지되었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라며 항의했다.

황 씨는 “KBS 교양제작국 차원에서 문재인뿐 아니라 여타 정치인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똑같이 방송출연을 금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황교익 씨는 "KBS는 나에게 내 직업을 유지하려면 정치적 신념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말라고 협박을 한 것“이라며 ”이는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표현의 자유를 빼앗는 일이다. 내 주머닛돈으로 시청료 꼬박꼬박 내는 공영방송 KBS에 이런 식으로 협박을 당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황교익 씨는 "내 정치적 신념을 바꿀 생각이 없다. 이 신념을 숨길 생각도 없다. 이는 나의 권리이고 나의 자유이다. KBS는 나에 대한 협박을 거두라. 그리고 사과하라"고 말하며 “나 이외에 특정 정치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이들은 자신은 알지도 못한 채 출연 섭외에서 아예 배제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KBS 블랙리스트인 셈이다.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씨가 글을 올린 지 13시간이 지난 현재, 그의 페이스북 글은 ‘좋아요’가 1만 2천 명이 넘으며, 2천 번 가까이 공유되고 있다.

이에 대해 KBS는 19일 오전 11시 10분 경 “황교익 씨 주장에 대한 <아침마당> 제작진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황 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KBS는 “황교익 씨의 주장은 매우 자의적인 것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황교익씨와 출연을 조율을 하던 중 지난 토요일 14일에 황교익 씨가 문재인 후보 지지모임인 ‘더불어포럼’의 공동대표로 참여하였단 사실을 인지하고 ‘사실 상의 대선정국 돌입한 현 시점의 민감성을 감안하여 출연 시기를 잠정 연기해 줄 것을 권유하였으나 황교익 씨는 부당한 이유라며 이를 거부하고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KBS는 이어 “제작진이 황교익 씨에게 출연 정지를 통보한 것은 공영방송인 KBS가 대선이라는 민감한 사안에 엄정한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 여야 구분없이 모든 유력 대선후보에 대해 적용하는 원칙으로 오래 전부터 <아침마당>에서도 지켜왔던 관례이기도 하다”며 해당 조치에 대해서 문제가 없음을 밝혔다.

KBS에 따르면 ‘KBS제작가이드라인’에서도 “선거기간 중 비정치 분야 취재를 하는 경우, 후보자 또는 캠프에서 공식 직책을 맡고 있거나 특정 정당·후보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사람을 인터뷰하거나 방송에 출연시키지 않도록 주의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KBS는 “(해당 원칙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모든 유력 대선후보에게 적용되는 원칙으로 향후 대선이 끝날 때까지 예외 없이 적용될 것”이라며 출연 ‘금지’가 아니라 ‘잠정 중단’임을 강조했다. 또한 “만약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면 애초에 섭외를 하기나 했겠는가?”라고 질문하며 ‘KBS 블랙리스트’의 존재에 대해 부인했다.

마지막으로 KBS는 “<아침마당> 제작진은 황교익 씨가 매우 자의적인 해석과 주장으로 KBS와 제작진의 명예와 제작자율성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아침마당> 제작진은 향후 전개될 대선 정국에서 매우 공정하고 중립적인 제작 원칙과 입장을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아침마당> 시청소감 게시판에는 “국민의 방송? 공영방송? 웃기지마세요. 순실이 방송주제에! 당장사과하세요“, “KBS 블랙리스트 공개하라”, “황교익이 안되면 박근혜 지지했던 연예인들은 왜 출연시키는거죠? 기준을 정하려면 형평성 있게 하든가. 진짜 부끄러운 줄 알아요”, “저도 문재인 지지하는데 우리집에 KBS 안나오게 해주세요. KBS 안나오게 해주고 시청료 돌려주세요”라는 시청자 의견들이 올라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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