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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9 14:52
  • 수정 2017.01.20 09:41

결혼 못하면 문제? ‘미우새’ PD가 말하는 세대차이와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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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우새' PD "부모와 자식 마음 이해할 수 있었으면"

▲ 때론 어머니들의 심려처럼 아들의 일상이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잘 살고 있는 아들에 대한 괜한 걱정과 잔소리를 하는 어머니가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 SBS

SBS 예능프로그램 <다시 쓰는 육아 일기-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 연출 곽승영 최소형)는 지난 해 지상파가 내놓은 최대 ‘히트 예능’이었다.

 

시청률 두자릿수를 넘기기 어려운 평일 예능 시장에서 당당히 10%대를 유지 중이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이자 온라인 화제성 조사인 굿코퍼레이션 1월 집계 결과 JTBC <팬텀싱어>(점유율 21.8%)에 이어 2위(16.3% 점유율)를 나타냈다.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전세대에 걸쳐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유명인의 어머니가 자녀의 일상을 지켜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구성이다. 관찰 예능과 토크쇼가 결합한 복합 장르로 지난 해 8월부터 안방극장을 찾고 있다.

 

사실 이 시간대는 또 다른 관찰 예능인 MBC <나 혼자 산다>가 3년 넘게 시청률 1위를 지켰던 시간대였다. 비슷한 색깔의 예능인 <미우새>가 맞붙는다고 했을 때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컸던 상황. 허나 <미우새>는 <나 혼자 산다>와의 확실한 차별점이 있었다. 김건모 박수홍 토니안 허지웅 어머니가 아들의 일상을 지켜보며 수다를 떨면서 시청자들과 공감대 형성의 장을 제공한다.

 

때론 어머니들의 심려처럼 아들의 일상이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잘 살고 있는 아들에 대한 괜한 걱정과 잔소리를 하는 어머니가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시청자들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생활 방식, 그리고 세대와 성별에 따라 유명인과 어머니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달라지게 된다. 이 어쩔 수 없는 간극은 방송 후 뜨거운 불판이 되기도 하고, 어머니들의 수다 속에서 이해와 공감이 되기도 한다. 여기서 <미우새>의 재미가 발생한다.

 

곽승영 PD는 <미우새>가 뻔할 수 있는 관찰 예능 틈바구니 속에서 성공한 비결로 ‘어머니’를 꼽았다. 그는 “단순히 스타의 일상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들의 시선에서 아들을 지켜보는 것이 우리 프로그램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김건모 박수홍 토니안 허지웅 모두 자기 분야에서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유명인들이지만, 이들도 어머니 앞에서는 평범한 아들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 역시 어머니들 또는 아들들의 입장에 공감하기 쉬웠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의 시작은 결국 서로를 이해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부모와 자식의 세대 차이를 좁혀보자는 의도다. 곽 PD는 “<미우새> 기획은 싱글들이 늘어나면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부모와 자식간에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장을 만들자는 데서 시작됐다”라면서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분들이 부모님의 마음을 떠올려보고, 자식의 마음을 이해해 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나타냈다.

▲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전세대에 걸쳐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유명인의 어머니가 자녀의 일상을 지켜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구성이다. 관찰 예능과 토크쇼가 결합한 복합 장르로 지난 해 8월부터 안방극장을 찾고 있다. ⓒ SBS

사실 <미우새>는 젊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다소 불편한 시선이 존재한다.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고 스타들의 일상이 공감 혹은 부러운 감정을 유발하지만 결혼을 못한 자식에 대한 깊은 한탄과 아쉬운 감정을 지속적으로 노출하는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시청자들이 존재한다.

 

그는 이 같은 시선에 대해 “<미우새> 어머니들의 평균 연령이 70대”라면서 “주변의 부모님들이 자식의 결혼을 중요한 일로 생각하듯이 우리 출연자 어머님들도 같은 마음이셨다. 그런데 방송을 거듭해가면서 어머니들도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점점 생각이 바뀌고 계시다”라고 전했다.

 

곽 PD는 “처음에는 몰랐던 아들의 모습에 많이 놀라셨지만, 지금은 '내 아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저런 삶을 살고 있구나'라고 하면서 차츰 아들의 입장을 이해해가고 있다”라면서 “‘꼭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아들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를 하시기도 했다”라고 달라진 어머니들의 생각을 밝혔다. 어머니들 역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생각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 그는 “회차가 거듭 될수록 세대간의 공감과 이해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라면서 “앞으로의 변화도 기대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출연자들이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 역시 가족끼리 대화하는 시간으로 이어지는 것, 이 프로그램의 미덕이다. 그는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 자녀들과 혹은 부모님들과 새로운 이야기거리가 생겼다는 분들이 많더라”라면서 “이렇게 앞으로도 부모와 자식 간에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미우새> 진행자인 신동엽은 지난 해 연말 SBS 연예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끊임 없이 수다를 이끌어내는 촉발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때론 싸움을 부추기기도 하고, 때론 격한 공감을 형성하는 친근한 대화를 만들어간다.

 

곽 PD는 “어머니들이 우리 어머니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면 MC들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두루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특히 신동엽 씨의 경우 우리가 궁금할 수 있는 질문들을 어머니께 해 주는 것은 물론 아들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어머니들이 평소처럼 이야기 나눌 수 있게 도와준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털어놓으며 어머니들의 속깊은 이야기를 끌어내는 등 프로그램의 재미와 감동을 끌어내며 기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신동엽의 역할을 높이 샀다.

 

유부녀인 한혜진은 어머니들에게 마치 친딸처럼 다가가 답답한 속을 달래주는 역할을 한다. 젊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은 물론이고 젊은 시청자와 어머니들의 세대 차이를 줄여주는 완충제이기도 하다. 그런 한혜진이 영국 생활을 위해 프로그램을 잠시 떠난 상태. 그의 공백을 아쉬워 하는 이들이 많다.

▲ 유부녀인 한혜진은 어머니들에게 마치 친딸처럼 다가가 답답한 속을 달래주는 역할을 한다. 젊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은 물론이고 젊은 시청자와 어머니들의 세대 차이를 줄여주는 완충제이기도 하다. ⓒ SBS

곽 PD는 “일단은 매회 특별 게스트로 대신할 예정”이라면서 “현재 첫 번째 게스트 김민종과 함께 2회분 녹화를 마쳤으며 앞으로도 기혼남이나 미혼남녀, 또는 '미운' 아들이 아닌 '예쁜' 아들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사람 등 새로운 시선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게스트를 모시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라고 한혜진의 공백을 채울 계획을 말했다. 그는 “매력 있는 게스트를 통해 더욱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공감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우려를 불식시켰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우새>는 리얼한 일상과 진솔한 이야기, 시청자들도 공감할 수 있는 화두로 재미와 공감을 주고 더욱 사랑받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면서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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