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언제까지 블랙리스트 논란 자초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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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KBS본부, 성명 “KBS 해명은 기초적인 사실관계가 틀려, 논란만 더 키우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더불어포럼' 창립식에서 공동대표들과 함께 대형 한반도 그림을 들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다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황교익 씨는 왼쪽 가장 앞줄에 있다. ⓒ뉴시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KBS <아침마당> 제작진으로부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출연 거부를 당했다고 주장해, ‘KBS 블랙리스트’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성재호, 이하 KBS본부)는 20일 오후 성명을 내고 “KBS 해명은 기초적인 사실관계가 틀려, 논란만 더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블랙리스트 존재하나? '아침마당', 황교익 출연 금지 논란’)

황교익 씨는 <아침마당> 제작진의 출연 거부 요청에 대해 ‘헌법에 보장되어있는 표현의 자유를 빼앗는 일’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KBS는 ‘KBS 제작가이드라인'을 적용한 것이라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KBS본부는 "<아침마당> 출연 취소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짐에 따라 문재인 후보가 다음 주 예정된 KBS 좌담회에 불참할 수 있다는 말까지 들려온다”며 “이제 야당 후보 지지자에 대한 KBS판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KBS본부는 “비록 교양프로그램일지라도 특정 대선 후보를 공식 지지한 인물에 대해 제작진이 섭외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이 특이한 일은 아니다”며 <아침마당> 제작진의 입장도 일정부분 이해한다는 것을 밝혔다. 

KBS가 집권 여당에 편향적이었다는 시각이 예전부터 존재하는 현실에서, 다가올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편향적 인사들의 무분별한 방송 출연을 제작진이 막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도 분명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KBS본부는 이번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아침마당>을 담당하고 있는 간부들과 회사가 자초한, 자업자득”이라며 “회사 해명의 기초적인 사실관계가 틀렸다”고 지적했다.

KBS의 해명에 따르면, 제작가이드라인에는 '선거기간 중 비정치 분야 취재를 하는 경우... 특정 정당·후보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사람을 인터뷰하거나 방송에 출연시키지 않도록 주의한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KBS본부는 “제작가이드라인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 이는 부록에 속한 세부준칙 일부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KBS본부는 “아무리 급해도 기초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회사의 공식적인 해명을 내놓고 있으니 논란만 키우고 있는 것”이라며 “KBS가 억지스러운 규정을 적용해, 형평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KBS본부는 KBS가 말하는 가이드라인의 해당 조항은 '선거보도', 즉 선거기간 중 '보도'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참고해야 할 '가이드라인'인데, “'선거기간'이라면 공식적인 대통령 선거운동기간을 말하는 것으로, 선거일 포함 23일에 국한”되기에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황교익 씨의 출연 예정 방송일은 2월 중이며,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안이 최대한 빨리 인용된다고 하더라도 두 달 뒤에 실시될 대통령 선거일을 고려한다면 선거운동기간에 해당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 KBS 1TV 〈아침마당〉 ⓒKBS

정치가 아닌 음식과 관련한 방송 내용에까지 제작가이드라인을 억지로 적용했다는점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KBS본부는 “황교익 씨는 뉴스에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아침마당>에서 황씨가 강연하기로 한 주제는 정치와는 무관한 음식관련 내용이었다”며 “시사프로그램이나 뉴스가 아닌데도 가이드라인을 억지로 적용, 출연을 취소할 수 있다는 회사의 논리에 누가 쉽게 수긍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2012년 대선기간에 당시 박근혜 후보를 공식적으로 지지했던 많은 연예인들이 이를 이유로 교양, 예능, 드라마 프로그램에서 모두 출연을 거부당한 적이 없었음을 예로 들었다. 

마지막으로 KBS본부는 “물론 KBS에 문서로 존재하는 블랙리스트는 없다. 하지만 블랙리스트가 실제로는 없더라도 이전부터 KBS가 집권 여당에 편향적이었다는 시각이 존재하는 현실과, 고대영 사장이 '충청포럼'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했다는 사실만으로도 KBS의 변명은 설득력을 잃고 있는 것”이라며 “사측은 더 이상 KBS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말고 왜 애꿎은 실무 제작진들이 온갖 비난을 감수해야하는지 진지하게 반성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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