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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지켜보는 사람, 감시자들이다”

[미디어 현장] KBS 창원방송총국 시사 프로그램 <감시자들> 구보라 기자l승인2017.02.03 09: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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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지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지역 현안을 낱낱이 파헤치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우리 모두는 지켜보는 사람, 감시자들”이라는 콘셉트로, KBS 창원방송총국에서 제작하는 <감시자들>(화요일 오후 7시 35분 방송/ 연출: 박일성‧조민지‧서진교, 작가: 김임숙‧천정화‧김미영, 자료조사: 박성은)이다. 

설 명절을 앞둔 지난 26일, 창원시 의창구 신월동에 위치한 KBS 창원방송총국에서 진행되는 <감시자들> 녹화 현장을 직접 찾았다. 오후 2시 반 무렵 녹화가 진행될 스튜디오에 들어갔다. 프로그램의 고정 패널인 천영기 경남도의원(바른정당), 김지수 경남도의원(더불어민주당), 김용훈 경남신문 정치부 기자, 강기태 여행대학 총장, 진행을 맡은 이아롬 아나운서 그리고 제작진은 바쁘게 최종 VCR 화면부터 대본의 단어 하나까지 마지막으로 꼼꼼히 체크하고 있었다.

▲ KBS 창원방송총국에서 제작하는 <감시자들>은 “우리 모두는 지켜보는 사람, 감시자들”이라는 콘셉트로 2016년 1월 26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지역 현안을 낱낱이 소개하고 파헤치고 있다. ⓒ화면캡처
▲ 지난 26일, 창원시 의창구 신월동에 위치한 KBS 창원방송총국에서 진행되는 <감시자들> 녹화 현장을 직접 찾았다. ⓒ PD저널

지역 이슈에 관심 가졌으면…지역 이슈 토크+밀착 현장 취재

마침 녹화 현장을 찾은 날은 <감시자들>이 처음 방송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감시자들>의 연출을 맡고 있는 조민지 PD는 “시사 프로그램이나 지역 현안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프로그램을 보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감시자들>만 보면 현안을 다 알 수 있게 되길 바랐는데, (1년이 지난) 이제 어느정도 그렇게 된 것 같다. 고정 시청자층도 생겼다”고 1년 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경남 지역이 새누리당 텃밭이다보니, 대부분 정책보다는 당을 보고 찍는다. <감시자들>에서는 선거 정보를 많이 주고 싶었다. 그리고 정책 입안자들에게 우리가 감시하고 있다는 압박감을 주면, 긴장할 거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감시자들>의 천정화 작가도 “지역의 도정이나 시정의 전체 과정을 <감시자들>만큼 자세히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없다”며 “네 명이 패널이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고, 언론에서 보도되지 않았던 내용을 <감시자들>에서 알리다보니, 시청자 입장에서는 <감시자들>을 통해 몰랐던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감시자들>이 다뤘던 지역 밀착 현안들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지역 현안을 알리기 위해, <감시자들>은 위기의 조선업, 영남권 신공항 전쟁, 취임 2년 자치단체장 평가, 경남지역 집값 문제, 39사단 터 개발 문제, 창원시 오폐수 무단방류 사태와 감사, 최순실 정국 속 경남 정치인들의 행보 등 다양한 지역 현안들을 다뤄왔다.

이날의 녹화주제도 그동안 <감시자들>이 꾸준히 다뤄왔던 ‘창원시 SM타운 사업’(문화복합타운 사업)이었다. 해당 현안은 창원시 입장에서는 회자되기 꺼려하는 이슈다. 그러나 <감시자들>에서는 지난 11월 1일 ‘창원시 SM타운 건립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편에서부터 지속적으로 다뤄오고 있다.

초기에는 해당 사업이 ‘지나친 부동산 중심 투자가 아니냐’는 정도의 문제제기에 그쳤다. 그러나, ‘특혜 논란’이 더욱 거세졌고, 제작진은 1월 3일 ‘커지는 ‘SM타운 특혜 논란’ 편에서 해당 사업의 사업주체의 숨겨졌던 진실을 밝혀냈다. 출연자들도 한목소리로 창원시가 명확한 사업자 선정 이유를 밝힐 것을 강하게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SM타운 특혜 논란’을 둘러싼 진실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끊임없이 논란만 확산됐다. 26일 녹화(1월 31일 방송)에서는 ‘수상한 SM타운, 사업자 아티움시티의 실체’를 주제로 해당 사업자가 ‘비리로 점철된 철거업자에 뿌리를 둔 회사’였음을 밝혀냈다. 또한 이 업자와는 별개로, SM엔터테인먼트와의 협약조차 불투명하다는 사실을 비판하기도 했다. (▷관련링크)

▲<감시자들>은 지난 11월 1일 ‘창원시 SM타운 건립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편을 시작으로 해당 사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다뤄오고 있다. ⓒ화면캡처

난폭버스, 뜨거운 반응, “8회가 8개월로”

그리고 무엇보다 <감시자들> 중 가장 큰 이슈가 된 건, <난폭버스> 시리즈였다. 창원 시민 중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불편함이었만, 그동안 언론에서 제대로 다뤄지거나 알려지지도, 해결되지도 않았던 문제를 <감시자들>이 장기 아이템으로 취재하기 시작한 것이다.

고향인 창원을 떠나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서진교 PD도 2014년, 다시 창원에 오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느꼈다고 했다. “제가 고등학교 다니던 때랑 달라진 게 없었어요. ‘여전하다’, ‘더 심각하다’ 싶었어요.”

창원시 난폭 운전의 실태를 담은 첫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시내버스 난폭운전의 근절을 위해 양심 있는 현직 기사들의 제보 전화도 이어졌다. 서 PD는 “특히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들이 본인들도 바뀌어야한다는 인식을 많이 하고 있었다”며 “처음에는 난폭버스에 관해 이야기 잘 안 해주실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이참에 적당히 하지 말고, 제대로 하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취재로 제작진은 시내버스 기사들이 난폭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이유로 ‘시내버스 공동배차제 시스템’ 그리고 10년 동안 변하지 않은 배차 시간임을 밝혀냈다.(▷2016년 8월 16일 방송 '난폭버스 집중추격-무정차의 이유)

9개의 버스 업체가 같은 노선을 공동으로 운영하기에, 버스업체 사업주들은 수익 극대화만을 추구했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버스를 운영하기 위해 교통 현실과 동떨어진 배차 시간을 10년 넘게 유지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창원시 관계자는 제작진에게 “10년 전과 도로사정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버스 업체의 수익 추구와 행정당국의 무관심 속에서 시민들은 위험에 노출되어있었던 것이다.

취재 과정도 쉽지 않았다. 창원 시내에서 난폭버스는 비일비재한 일이었지만, 막상 제작진이 난폭버스의 실상을 카메라에 포착하고, 담는 건 쉽지만은 않았다.

서진교 PD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세우는 ‘박카스 맨’을 취재한 사례를 들었다. 프로그램 초기에 “주요 정류장에서 버스를 세우는 의문의 남자가 출연한다”는 제보가 들어왔지만, 당시 버스 노조 임금 단체협상 시기와 맞물리면서. 취재를 갈때마다 3개월이 넘게 그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10명이 넘는 VJ들이 매일매일 그 장소를 찾아간 노력 끝에, 결국 그들의 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다.

알고보니 정류장에서 버스를 세우고, 기사들에게 박카스를 주는 그들은 버스업체의 주요 실세들(전무이사, 배차장 등)이었으며, 박카스를 주는 이유는 버스가 더 많은 인원을 태울 때까지 기다리라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해당 내용은 2016년 10월 11일에 방송된 ‘난폭버스 집중추격-버스를 멈춰 세우는 남자’(▷관련링크)에서 소개됐고, 많은 화제가 됐다.

끊임없는 제보와 종일 버스를 타고 다닐 만큼 끈질겼던 제작진의 취재를 통해, 난폭버스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이 양파처럼 깔수록 계속해서 나타났다. <감시자들>은 버스 승하차문 조작, 대무기사 제도, 재생 타이어 사용, 창원시의 시내버스 보조금 지급 실태와 감사 현황, 창원시의 ‘시내버스 고급화 지원사업’ 속 꼼수 등을 밝혀냈다. 결국 애초 제작진이 처음 계획한 건 8회에서 10회 정도의 분량이었지만, 8개월의 장기 취재가 될 수밖에 없었다.

▲ <감시자들> 도민 행복 만들기 프로젝트 2탄 '거리의 무법자, 난폭버스 제 1회 - 길 위의 죽음' 편(2016년 5월 3일 방송) ⓒ화면캡처
▲ <감시자들>은 8개월 동안 경남 지역의 난폭 시내버스 문제를 집중 취재했다. 사진은 2016년 10월 11일에 방영된 ‘난폭버스 집중추격-버스를 멈춰 세우는 남자’. ⓒ화면캡처

‘난폭버스’ 기획, 변화 이끌어냈지만…“앞으로도 계속 감시할 것”

<난폭버스> 기획을 통해, 창원시민들은 숨겨진 진실을 알 수 있었고, 행정당국은 시내버스 체제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창원시는 지난 12월 28일 운송수입금 공동배분 제도, 최고속도 제한, 타이어 기준 강화, '운수업체 3진 아웃제' 등이 포함된 대중교통 체계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이밖에도 <감시자들>은 난폭버스의 비율도 낮추는 데 기여했다. 경남결창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년 5월 이후 시내버스 사고율이 2015년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서진교 PD는 “과연 바뀔까? 우리만의 목소리로만 끝나지 않을지 걱정도 많았다. 그러나 응원해주는 분들 덕분에 계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시자들>이 제기한 문제제기가 전부 반영되지는 않았다. <난폭버스>는 지난 12월 일단락됐지만, <감시자들>이 문제제기한 지점에 대해 완전한 개선점은 나오지 않았기에, 앞으로도 감시자들의 역할은 더욱 더 클 수밖에 없다.

서 PD는 “일정 정도 정책이 변한 점은 뿌듯하지만, “창원시가 ‘대대적인 개혁을 한다’는 약속에 비해, 피부로 느껴질 정도의 변화는 없고, 가장 중요한 버스의 배차 시간은 안 바꾸고 있다” 지적하며 “그 제도가 바뀌어야만 정말 뿌듯함을 느낄 것 같다. 일단 창원시가 바뀌는 모습을 기다려달라고 한 상황이다.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변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다시 취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현안 관심 환기…감시자의 역할 톡톡히 해낸 <감시자들>

제작진과 출연자들에게 지난 1년은 <감시자들>을 연출하며 지역에서의 시사 프로그램 영향력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시청률 또한 꾸준히 7~8% 나오고 있다. 천정화 작가는 “처음에 <감시자들>이 덜 알려졌을 때는 사람들이 지역의 <썰전>이라면서 많이 알아봐 줬다. 그런데 이제 1년 정도 하다 보니까, 이제는 <감시자들>이라고 하면 알아보신다”고 말했다. 지역 사람들이 지역 현안에 대해 직접 이야기하고, 현장을 직접 뛰어다니는 프로그램이었기에, 시청자들도 신뢰하고 시청할 수 있었다.(▷<감시자들> 유튜브 채널)

1년 동안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제작진은 ‘서로 배려하는 팀워크’라고 답했다. 서진교 PD도 “프로그램도 결국은 사람이 만드는 거니, 만드는 사람이 즐거우면 프로그램에도 그게 묻어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KBS창원에서 제작한 <김미화의 시사 카페>에서 1년간 함께 호흡을 맞췄던, <감시자들>의 가장 선배 PD인 박일성 PD와 시사 프로그램 경력 20년 가까이 되는 김임숙 작가가 <감시자들>에서도 중심을 잡아줬다.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이아롬 아나운서는 “지난 1년 동안, 실제로 도의회나 시의회에서 프로그램이 감시한다는 걸 깨달으면서, 점점 변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감시자 역할을 하는 데에 보람을 느꼈다”며 지난 1년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어 천영기 경남도의원은 “시청자들과 지역 현안에 대해 같이 공유해갈 수 있는 <감시자들>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지수 경남도의원 또한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잘 해내는 <감시자들> 같은 프로그램이 지역에서도 많이 생겼으면 한다”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김용훈 기자도 “지역 언론도 있지만, <감시자들>만큼 지역 현안에 대해서 밀도 있게 다루는 매체는 많이 없다”며 “<감시자들>을 보는 것과 흘러가는 뉴스나 신문을 읽는 것은 체감 정도가 다르다. 아무래도 시청자들은 <감시자들>을 보면서 지역 현안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고 <감시자들>만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한 강기태 여행대학 총장(트랙터 여행가)은 “프로그램을 통해 경상남도와 창원시의 몰랐던 정책을 많이 알 수 있었다”며 “<감시자들>에서는 여러 지역 이슈들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대책까지 논의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350만 도민이 감시자가 될 때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감시자들>은 행정당국에게 성가시면서도, 언제나 긴장하도록 만드는 프로그램이 됐다.

11월 1일 방송에서 진행자가 “모든 일에는 빛과 그늘이 있다. 감시의 목적은 그 그늘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라고 언급했듯이, <감시자들>은 묵묵히 지난 1년간 행정당국을 긴장시키면서 그 그늘의 크기를 줄여왔던 것이다.

“‘난폭버스’ 기획, 언제 끝나요?”, 창원 시청의 한 공무원이 취재하는 <감시자들> 제작진에게 한 질문이다.

조민지 PD는 “홍준표 경상남도 도지사나 안상수 창원 시장이 <감시자들>을 신경 쓴다는 말이 들리더라. 그만큼 지자체장들의 긴장감을 주는 것 같다”며 마지막으로 “프로그램 제목이 지닌 의미대로, 모든 350만 경남도민이 감시자가 될 때까지, <감시자들>이 장수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감시자들> 제작진.(연출: 박일성‧조민지‧서진교, 작가: 김임숙‧천정화‧김미영, 자료조사: 박성은). 왼쪽부터 강기태 여행대학 총장, 조민지 PD, 박일성 PD, 김임숙 작가, 서진교 PD, 박성은 작가. ⓒPD저널

구보라 기자  9bor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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