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은 자격 없다, MBC 사장선임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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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은 자격 없다, MBC 사장선임 중단하라!”
언론단체들, 방문진 MBC 사장 선임 강행 중단 강력 촉구
  • 구보라 기자
  • 승인 2017.02.0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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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단체시국회의와 MBC공대위는 7일 오후 1시,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여의도 율촌 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문화진흥회의 MBC 사장 선임 강행에 대한 중단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PD저널

언론단체들이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의 MBC 사장 선임 강행 중단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PD연합회·한국기자협회·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등 총 12개 단체가 소속돼 있는 언론단체시국회의와 MBC공대위는 7일 오후 1시,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여의도 율촌 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문진은 이제라도 무자격한 사장 선출 과정을 중단해야 한다”며 “고영주 이사장과 여당 이사들은 국민과 MBC의 구성원들을 모두 좌파로 몰며 방송을 사영화한 데 따른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방문진의 설립과 운영의 근거가 되는 방송문화진흥회법(이하 방문진법) 제 1조는 MBC의 공적 책임, 그리고 민주적이고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 문화 진흥과 공공복지 향상을 강조한다”며 “이는 곧 현 방문진이 현재의 방문진법에 의해서도 새로운 MBC 사장을 선출할 권리가 없다는 뜻이다. 이런 무자격자들이 뽑는 사장 역시 무자격자일 것이 뻔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방문진은 지난 2일에 열린 2017년 제3차 정기이사회에서 MBC 신임 사장 선임 일정을 결의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야당 추천 이사들은 현재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 중인 ‘언론장악방지법’(방문진법 개정안 포함)이 2월 임시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법 시행 후 3개월 이내에 이사진과 사장을 새로 구성해야하기에, MBC 사장 선임 일정을 3월로 미룰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고영주 이사장과 다수 이사들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언론노조 조성래 사무처장은 “MBC의 로고 송이 ‘만나면 좋은 친구’다. 그런데 이제는 그 좋은 친구를 더는 만날 수 없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MBC를 외면하고 있다. 시청률이 3~4% 나온다. 그런데 안광한 MBC 사장은 자기들이 ‘중심을 잘 잡고 선정적 방송을 안 해서 그렇다’고 말한다. 소도 웃을 일이다. 그리고 안광한 사장을 선임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지금 MBC 사장 선임 준비 중이다. 당장 멈춰라. 멈추는 것만이 신뢰를 찾을 첫걸음”이라고 경고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주부터 방송통신위원회에 제대로 된 ‘종편 재승인 심사’를 요구하기 위해, 관련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그런데 많은 시민이 항의하더라. ‘종편은 양호하다’고. 오히려 ‘MBC가 제일 문제다’, ‘없어져야 한다’는 메모들이 많았다. 그만큼 국민의 공영방송에 대한 분노가 크다”며 “안광한 사장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 MBC 보도를 이렇게 망가뜨려 놓고 책임도 지지않은 채 그 자리 있는 자체가 너무나 뻔뻔하다. 방송문화진흥회의 MBC 사장 공고 글을 보니, 첫 조건이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 지키는 사람이었다. 그러면 안광한 사장도 MBC 사장이 되어서는 안 됐다. 방문진은 MBC 사장을 선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는 3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사장 공모를 실시하며, 16일에 열리는 제4차 정기이사회에서 사장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방송문화진흥회 홈페이지 캡처

탄핵 정국 속에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의 대변인을 맡아온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도 “현재 국회에서 언론장악방지법 논의 중이다. MBC 사장은 그 이후에 뽑아도 늦지 않다. 안광한 체제는 스스로 사퇴하고 국민들 앞에 방송의 공공성과 석고대죄해도 모자를 자들이다. 근데 오히려 여전히 앙시앙레짐(ancien régime, 프랑스혁명 때 타도의 대상이 되었던 구체제)의 또아리를 틀고서, 부당한 권력을 재생산하는 황당한 행태를 벌이고 있다”며 “이를 용납할 수 없다. 막기 위해 시민단체들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오기현 한국PD연합회 회장은 “맹자 말씀에 “'무수오지심 비인야'가 있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다. 고영주 이사장과 방문진 이사들은 제대로 인간 대접받으려면, 당장 MBC 사장 선출을 중단하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노조 MBC본부의 조능희 위원장은 지난 6일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석우 이사장의 해임이 의결된 점을 언급하며 “이석우 이사장이 해임된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과연, 방문진 이사들이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들이 걸었던 길을 갈까. 천만의 말씀”이라며 “지금 여기 방문진 앞은, 한이 맺힌 곳이다. 2012년 김재철(전 MBC 사장) 그 일당들의 농단을 끝까지 눈감은 자들이 방문진 (여권 추천) 이사들이고, 그들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위원장은 “사퇴해도 모자랄 자들이 공영방송을 구현하는 사장을 뽑겠다는 이 코미디를 멈추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MBC에는 수억을 가져갈 수 있는 자리들이 있다. 어르신들 말씀에 “죽기 전에 용쓴다”는 말처럼 그 자리에 가서, MBC를 농단하기 위해서 막판까지 애쓰는 거다. 이제는 이들을 응징할 대가 온 것 같다. 반드시 부역자들을 청산하고, 국민의 품으로 돌려놓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 성재호 위원장도 “박근혜는 두 공영방송에 자기 세력을 심어놨다. 바로 고대영과 안광한 체제다. 그런데 안광한 체제가 끝나니까 다시 3년짜리 자기 꼭두각시를 앉히려 한다. 우리에게 남은 건, 똘똘 뭉쳐서, 조직화해서 행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지금 국회에서 계류 중인 언론장악방지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현 정권이 현 체제에 심어놓은 꼭두각시를 드러내고, 새로운 체제를 시작해야 한다. KBS본부는 내일까지 총파업 찬반 투표를 벌인다. 그리고 투표가 끝나면, 곧바로 언론장악방지법 통과를 비롯해 공영방송을 바로세우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방문진은 13일까지 사장 공모를 실시한다. 오는 16일에 열리는 제4차 정기이사회에서 사장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며 23일에 열리는 이사회에서 최종후보자를 선정한다. 당일 열리는 MBC 주주총회에서 MBC 사장을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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