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의 눈] 공영방송은 과연 ‘마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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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의 눈] 공영방송은 과연 ‘마녀’인가?
  • 이승훈
  • 승인 2003.10.30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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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요즘 방송가가 그 어느 때보다 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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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들어서기가 무섭게 kbs의 몇몇 개혁 프로그램에 대한 편향성 비판이 제기되더니, 10월 중순에는 ebs의 교육 프로그램까지도 양대 메이저 신문에 의해 편향성 혐의로 비판을 받는 등 예전 같으면 몇 개월에 걸쳐 일어났을 법한 일들이 한 달 새 한꺼번에 벌어지고 있다. 가히 정신이 없을 정도다. 그리고 이렇게 봇물 터지듯 제기된 공영방송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은 급기야 공영방송의 주요 재원으로 쓰이는 수신료의 분리 징수 법안을 한나라당이 국회에 제출하면서 그 절정에 이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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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은 말 그대로 국가 혹은 공공이 주요 재원을 투자하여 운영되는 ‘국민이 주인인 방송’이다. 그리고 그 공영방송이 만드는 생산물인 방송 프로그램이 공익적인 성격을 담보해야 하는 것은 굳이 언론학 개론 책을 펼치지 않아도 될 삼척동자도 아는 상식 수준의 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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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실 한국사회에서 이런 상식 수준의 진리가 일상적인 상식으로 사람들에게 인지되기 시작한지는 불과 얼마 되지 않는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10여 년 전, 그러니까 사영방송이 생겨나던 1992~3년경으로 시계를 돌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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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기억나진 않겠지만 그때의 tv 화면들을 머리 속에 한번 떠올려 보라. 어느 날 갑자기, tv 화면이 눈이 따라 가지 못할 정도로 현란해졌던 기억이 나지 않는가? 어느 날 갑자기 ‘쭉쭉 빵빵’ 미녀들만이 tv 속을 활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었는가?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tv를 보면서 노동자들의 파업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진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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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거슬러 올라가 보자. 거리는 온통 시위대의 물결로 굽이쳐도 tv화면은 조용하기만 했던 그 시절, 그래서 ‘땡전 뉴스’를 비판하고, 여기저기 스티커를 붙이며 ‘시청료 납부 거부운동’을 했던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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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이 그 본분을 잊고 있었던 망각의 정도가 중증에 가까왔다. 그때 우리는 공영방송이 그 역할의 반의 반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었고, 그때 쯤 우리는 공영방송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방송이어야 함을 서서히 자각해 나가기 시작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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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2003년의 방송으로 돌아오자. 지금의 공영방송이 80년대 방송처럼 대다수 국민들이 생각하는 상식에서 크게 벗어난 말도 안 되는 방송을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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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공영방송이 국민들의 눈과 귀를 현혹시키며 상업주의에 휘말리고 선정성이나 폭력성을 무책임하게 방치하고 있는가? 과거처럼 ‘tv 안 보기 운동’ 같은 강수를 두어야 할 정도로 현재의 공영방송 상태가 심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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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공영방송을 민영화하고 신규 방송사의 방송시장 진입을 허용하여 방송체제에 대한 수술”을 하는 방법만이 구조상 정권의 하수인이 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가진 공영방송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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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스크린쿼터제도 유지가 바로 우리의 문화 주권을 수호하려는 노력인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방송환경에서는 상업적인 영향력을 최대한 축소하고 공영성을 훨씬 더 강화함으로써 유럽처럼 고급한 방송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우리 방송의 궁극적인 지향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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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으로써 방송을 통해 온 국민의 일상에 건강한 공기를 불어 넣고 활기찬 사회를 재생산해낼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의 공영방송사들이 존재할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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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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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정책기획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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