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희망학교 100개…SBS가 미디어 기업으로 할 일 한 것”
상태바
“아프리카 희망학교 100개…SBS가 미디어 기업으로 할 일 한 것”
[인터뷰] SBS 사회공헌부장 겸 <희망TV SBS> 연출자, 성영준 PD를 만나다
  • 하수영 기자
  • 승인 2017.02.14 09:3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 사람 중 <기아체험 24시간>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정확한 프로그램 이름은 헷갈릴 수 있어도, 해마다 여름이면 잔디밭이 있는 큰 운동장에 모여서 하루 종일 아무 것도 먹지 않고 굶는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건 다들 알 것이다. 심지어 직접 해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혹여 직접 해 보지 않았어도 그 광경을 TV 중계를 통해 지켜본 이는 많을 것이다. 유명 연예인들이 아프리카에 가서 작고 마른 아이들을 품에 안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방송을 통해 본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06년 <희망TV SBS>로 새 단장한 <기아체험 24시간>이 20주년을 맞이한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참으로 오래됐다 싶은데, 그 이름값이 아깝지 않게 <희망TV SBS>가 이번에 ‘기특한’ 일을 했다. 아프리카에 학교를 무려 100개나 짓는 대 기획을 완수한 것이다. 지난 2012년 시작된 ‘희망학교 100개 짓기 프로젝트’가 드디어 지난 1월, 탄자니아 자치령 잔지바르 군도에서 결실을 맺었다.

그리고 지난 5일, SBS <희망학교 100호 특집 다큐멘터리> ‘100개의 희망학교, 아프리카의 미래를 그리다’를 통해 그 결실이 공개됐다. 알리 모하메드 셰인 잔지바르 군도 대통령까지 준공식에 참석할 정도로 남다른 의미를 지닌 잔지바르의 100번째 희망학교와 ‘희망학교 100개 짓기 프로젝트’. 그 뒷이야기를 SBS 사회공헌부장이자 <희망TV SBS> 연출자인 성영준 PD를 만나 들어봤다.

▲ SBS 성영준 사회공헌부장 ⓒSBS

‘희망학교 100개 짓기 프로젝트’, 기획의도를 소개해 달라.

성영준 PD(이하 성) 쭉 예능 프로그램을 담당하다가, 2011년 SBS 사회공헌부장 직책이 처음 생겨서 처음으로 이 일을 맡게 됐다. SBS는 1997년 <기아체험 24시간>이 시작됐을 때부터 기아 문제 해결에 대해 고민해 왔다. 그 동안 기아체험을 통해 아프리카 기아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줬고,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2011년 <희망TV SBS>를 맡게 됐을 때 좀 더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디어 기업으로서 (SBS가) 책임감을 다 할 수 있는, 전략적인 프로젝트가 없을까’하는 생각에서 논의를 시작하게 됐다. 방송인으로서, 좀 더 장기적으로 시청자들과 호흡하고 그들이 응원해줄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가령 우리가 모금을 해서 월드비전에 준다고 하자. 우리는 1997년부터 총 1460억을 모금해서 월드비전에 줬는데, 후원금은 NGO를 통해 아프리카 어린이에게 전달된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모금활동을 한 것에 비해 우리가 가시적인 효과를 측정하기가 어렵다. 또 기업의 참여를 대형화할 수도 없다. 그래서 SBS라는 방송사가 어젠다(Agenda)를 내고 여기에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 같은 정부기관, 기업, NGO, 그리고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서 희망학교를 100개 지어보자고 한 것이다. 또 모니터링을 해 보고, 결과 보고까지 시청자들에게 하자고 생각했다.

1997년 <기아체험 24시간>부터 하면, 벌써 프로그램이 20주년을 맞이한 셈이다. 소감이 어떤가.

시청자들에게 감사하다. 그래도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의) 목적과 방향성이 옳으니까, 시청자들이 20년간 호응해 주신 거다. 이런 프로젝트는 시청자 호응이 없거나, 시청자가 생각하는 방향과 다르고 앞서가면 (오랫동안) 함께 갈 수가 없는데, <희망TV SBS>는 <기아체험 24시간> 때부터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방향과 같은 방향을 생각해 왔던 거니까 감사하다.

탄자니아 자치령 잔지바르에서 100번째 희망학교가 완공됐을 때 기분이 어땠나.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그 다음엔 ‘참 고맙다’하는 생각이 들더라. 이게 완공될 수 있도록 후원금을 주신 시청자분들, 도와주고 동참해주신 기업들…. KCC나 동국제강 같은 기업에서 건축자재를 기부해 줬기 때문이다. 건축사협회에서도 설계 재능을 기부해 줬다. 내 구상을 이해하고 인정해 준 코이카도 고맙다.

한국 국민들이 잔지바르 학생들, 사람들에게 좋은 선물을 줬다고 생각한다. 특히 100번째 잔지바르 희망학교에는 학교만 지어주는 게 아니라 미디어 교육센터까지 지어줬다. ‘시청각 교육’을 해 보고 싶었다. 여기서 좋은 교육자료, 콘텐츠 만들어서 더 많은 학생들을 더 재밌고 좋은 방식으로 가르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짜서 도움을 줄까, 고민했다. ‘이들이 이 시설을 100% 잘 활용할까’ 걱정도 됐고. 그래서 (현지 사람들을) 한국에 데리고 와서 콘텐츠 제작 방식부터 시작해 기획‧촬영‧편집‧디렉팅까지 가르쳤다. 스튜디오 연출을 제대로 가르친 거다. 말하자면 내 후배 PD를 아프리카에 심어 놓은 거다.

▲ 지난 5일 방송된 SBS '희망학교 100호 특집 다큐멘터리-100개의 희망학교, 아프리카의 미래를 그리다' 방송화면 캡처 ⓒSBS

앞에 설립된 99개의 희망학교와 다르게 100번째 희망학교에 특별히 미디어센터를 건립한 이유가 뭔가?

SBS가 미디어 기업 아닌가. 우리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게 뭔지 고민했다. 방송‧통신 기술과 콘텐츠를 가지고 이들에게 좀 더 많은 모티베이션(Motivation, 동기)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미디어센터를 건립했다). 예전에 케냐에서 단편영화를 다 같이 본 적이 있는데, 거기 사람들이 너무 즐거워했던 걸 경험해 봐서…(계획하게 됐다).

사실 처음에는 미디어교육센터까지 생각하지 않고 학교 안에 조그맣게 방송관 같은 걸 지으려고 했다. 6mm 카메라 들고 촬영하는 방송 클럽 같은 것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했을 때 ‘이게 지속 가능하고 확산이 될까’하는 의문이 들더라. 조금 더 투자비용이 들더라도, 미디어 센터를 만들어서 확산시키기로 했다. 좀 더 프로페셔널하게(전문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한 거다.

내가 예능 PD 출신이다. 그렇다 보니 스튜디오 제작물의 장점을 안다. 제대로 된 스튜디오 하나 만들어 놓으면, 이 사람들이 토크쇼도 할 수 있고 교육을 주제로 한 강연 프로그램이나 퀴즈쇼도 만들 수 있고, 그냥 뭐든지 할 수 있겠다 싶었다. PD로서의 내 경험에서 우러나온 생각인 거다.

미디어센터 건립에 C4D라는 개념이 사용됐다고 들었다. 이게 어떤 개념인가?

C4D는 Communication for Development의 약자다. 다시 말하자면, ‘개발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이다. 그저 ‘공부하라’고 하는 게 아니라 미디어를 통해 수혜자의 행동‧인식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미디어를 이용해 개발목표를 달성하는 사업방식인 거다. 전단지, TV, 라디오를 활용한다. 예전에 한국도 새마을 운동할 때 ‘아들‧딸,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이런 캠페인 접하면서 ‘잘 살아보세’하는 동기부여 받지 않았나. 그런 식으로 계몽하는 사업이다. 미디어의 역할 중 지역사회의 발전을 화두로 주민들과 소통하고 홍보, 계몽하는 그런 역할에 주목했다.

미디어교육센터를 위해 SBS에 현지 관계자를 초청하거나 전문 인력을 역으로 파견하는 등 SBS가 아낌없이 지원했다고 들었다. 노트북과 방송장비도 후원해 줬다고. SBS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었을 텐데.

회사에서 그 사람들의 교육에 SBS 장비를 쓸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 줬다. 야외촬영 장비도 지원해 주고, 스튜디오 녹화도…(지원해 줬다). 또 (아프리카에) SBS의 옛날 콘텐츠인 <호기심천국(2002년 종영)> 영상을 지원했다. 잔지바르는 중등학교 이상이면 대통령령으로 (학교에) 과학실험실을 만들도록 하고 있는데, 실제로 가보면 실험실은 있지만 기자재가 없다. 과학을 가르치고 싶은데 (기자재가) 없는 거다. 비용도 부족하다. 그래서 <호기심천국>을 그들에게 보여주면 재밌는 과학수업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호기심천국> 외에도) SBS가 잔지바르에 영어자막을 넣은 SBS 콘텐츠 50편을 제공했다. 콘텐츠 번역사업비 6천만 원을 SBS문화재단에서 제공했다. 15편은 <호기심천국>이고, 나머지 35편은 SBS의 다양한 다큐멘터리들이다. C4D라고 하면서 시청각교육을 해 주고는 싶은데, 콘텐츠가 없으면 안 되지 않겠나. 그들이 (스스로) 그런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을 때 까지는 (우리가 제공한) 콘텐츠를 보면서 배우고, 익히고, 따라 하길 바랐다. ‘벤치마킹’하라고 한 거다.

100호 희망학교 준공식 때, 주 탄자니아 대사님이 콘텐츠 50편에 대해 궁금해 하셔서 설명해드리니, ‘그걸 대사관에 줄 수 있겠냐’고 하셨다. 탄자니아 공영방송인 TBC에서 만날 ‘한국 콘텐츠 좀 달라’고 한다면서 말이다. ‘콘텐츠를 줄 때 더빙이나 자막이 들어가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런데 우리 콘텐츠는 이미 (영어자막이) 돼 있으니…(줄 수 있냐고 하셨다)’. (준공식에) SBS 윤석민 부회장이 같이 갔는데, 현지에서 바로 허락했다. 오는 4월부터 TBC를 통해 탄자니아에 한국 콘텐츠 50편이 방송될 예정이다. 현재는 서류를 주고받는 단계다.

사실 SBS 입장에서도 (이런 기부를 하면서) C4D 사업 전문성을 확보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등 ‘기대효과’가 있다. SBS가 잠재역량을 최대한 집중해서 콘텐츠 파워, 제작 역량, 장비를 투입하면, 10년 후쯤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이런 스와힐리 언어권을 중심으로 콘텐츠 제공 사업의 교두보가 확보될 것이다. 더불어 한국에 대해 그쪽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이미지를 개선시킬 수도 있다.

희망학교를 본 아이들이나 현지 주민들 반응은 어땠나?

다 좋아한다. 처음 잔지바르에 답사를 갔을 땐 밀림까진 아니더라도, 나무가 너무 울창했는데 학교를 지으려고 정지작업하고 길을 새로 닦았다. 학교가 생김으로써 그 동네 자체가 달라진 거다. 길도 뚫리고, 전기도 들어오고. (주민들은) 발전을 눈으로 보고 있는 거다. 지역 주민들의 기대감이 커졌다.

▲ SBS 성영준 사회공헌부장 ⓒSBS

“전생에 나라 구한 덕에 이런 보람찬 일 하는 것 같아…세계 시민으로서 할 일 하는 것”

“2021년까지 ‘희망사다리 프로젝트’ 진행돼…더 많은 시청자 관심 필요”

이번 방송을 준비하면서, 그리고 100호 희망학교를 짓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다.

(지난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때문에 한동안 라이베리아에 못 들어갔다. NGO들도 다 철수했다. 그 때 우리가 지은 학교가 어떻게 됐는지 체크(확인)도 못 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창궐 이후) 떠돌아다니는 사람도 많이 생기고 (삶의) 기반도 무너지고 했는데 ‘어떻게 복구시킬까’ 하는 걸 NGO하고 고민을 많이 했고, 걱정했다.

또 남수단에서는 내전 때문에 고생했다. 사실 날씨 부분은 이미 ‘아프리카는 더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가서 대처가 되지만, 내전은…(안 그렇다). 학교를 건립하다가 철수해야 한다. 무사히 남수단에 희망학교가 지어지긴 했지만, 아직 운영은 못 하고 있다. 내전 때문에 총알이 날아다니고 그랬기 때문이다. 남수단이 유독 그랬다. 2016년 가을부터 ‘재오픈’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외에 스태프가 말라리아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거나 그런 일이 있으면 프로듀서 입장에서 미안하고 고맙고 그렇다. 다행히 (그 스태프는) 완치됐지만, 질병에 대해 겁이 나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하다.

희망학교 건립 과정에서 코이카같은 정부 기관이나 기업, NGO들의 협조가 큰 도움이 됐을 텐데, 협조자를 어떻게 찾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협조를 이끌어 냈는지 궁금하다.

쉽지만은 않았다. 기업의 니즈(Needs, 필요)에 맞게 접근해 줘야 한다. 예를 들면 기아자동차는 글로벌 기업이고, 대교는 교육 기업이라…(우리와 함께 해 준 것이다). 지금은 같이 하지 않지만 대한항공도 그 당시엔 아프리카 취항을 했어서…(같이 했다). 그런 걸 맞춰서 ‘맞춤형 섭외’를 해야 한다. 동국제강이나 KCC같은 경우에는 사실 철근 수출을 안 한다. 내수용 제품이라고 한다. 그래서 철근을 배에 싣고 아프리카까지 가는데, 배도 몇 번 갈아타는 등 운송과정이 어려웠다. 그런 게 힘들었다.

그렇게 사회 각계의 지원과 관심을 모을 수 있었던 것도 지상파 방송사인 SBS가 총대를 맸기 때문이 아닌가. 그게 지상파 방송으로서 SBS가 감당할 역할인 것 같다.

많은 기업들이 그런 거(지원) 하고 싶은 욕구, 의지를 갖고 있는데, 공신력이 있는 지상파 방송에서 이런 걸 한다고 하니 기업들도 같이 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SBS가) 트리거(매개) 역할 한 거다. 미디어기업으로서 어젠다 세팅하고 깃발 든 거다. 그리고 그렇게 같이 하다보면, 기업들도 자기들이 생각하는 바를 펼칠 수 있다. 예를 들면 기아자동차는 해마다 8월에 (아프리카에) 봉사단을 파견한다. 임직원 해외 봉사투어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소개하기도 한다. (그 전에는) 어디를 가야할지 몰라서 못 갔는데, 이제는 자기들이 지원한 학교에 가면 되는 것이다. 우리와 기업 모두 ‘윈윈(WIN-WIN)’이다.

아프리카에 가서 <희망TV SBS>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아프리카의 여러 현실을 봤을 텐데, 어떤 게 가장 가슴 아팠나?

2012년 처음 차드의 한 마을에 갔을 때 충격을 받았다. 어떤 아주머니가 이 만한 아이를 우리에게 주더라. ‘이 애를 데리고 가라’는 거다. ‘어차피 이 마을에 있으면 오늘, 내일 하다가 죽으니까, 한국에서 왔으면 죽이든 살리든 너희가 알아서 하라’고 했다. 촬영이고 뭐고 당장 병원에 아이를 데리고 갔다. 가 보니, 아이가 못 먹어서 영양실조에 걸렸더라. 아이는 다행히 주사 맞고 회복 돼서 살았다. 만약 우리가 그날 그 마을에 안 갔으면 그 아이는 죽었을 것이다.

반대로 가장 뿌듯했던 일은 무엇인가.

다 뿌듯했다(웃음). 그냥 내가 하자고 해서 만든 잔지바르 희망학교 방송시설 가 보고 그런다. 그리고 촬영가서 만난 아이들 2명에게 월 3만 원씩 정기 후원을 하고 있다. 커피 값을 아껴서 후원한다. 회사 커피가 한 잔에 2100원인데, 20일 안 사먹으면 4만 원이 모이니까, 그 값을 아껴서 (후원)한다. 대신 아프리카에서 산 커피를 개인적으로 내가 만들어 먹는다. 착한 척 하는 거다(웃음).

희망학교들로 인해 아프리카라는 땅과 그 땅의 아이들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났다고 생각하나?

우리(SBS)가 97년도부터 <기아체험 24시간>이란 걸 했고, 굶어죽는 기아의 배고픔을 많이 도와주긴 했다. 하지만 ‘이렇게만 갈 수 있느냐’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그 사람들이 계속 구원의 손길만 바랄 것 아닌가. 그래서 그들 스스로 움직이고, 생각할 수 있도록 자립의지를 키워줘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글을 가르치기로 했다. 실제로 아동들이 책이나 신문을 보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는 걸 보니 뿌듯했다. 예를 들면 예전에는 직업이 농부밖에 없는 줄 알았던 아이들이 새로운 세상을 보고 깨우치고 나면 선생님이나 회계사가 되고 싶다고 한다. 그런 부분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 지난 5일 방송된 SBS '희망학교 100호 특집 다큐멘터리-100개의 희망학교, 아프리카의 미래를 그리다' 방송화면 캡처 ⓒSBS

SBS의 희망학교 프로젝트는 단순히 만들어주고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후관리’까지 해주기 때문에 더 남다른 의미를 지니는 것 같다. 100호 희망학교가 완공됐지만, 곧바로 ‘희망사다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들었다.

학교를 100개 지었다고 하자. 지금까지 재학생이 약 5만 명이다. 그리고 향후 5년 동안 그 5만 명을 포함해서 앞으로 입학할 아이들까지 하면 총 10만 명이 이 희망학교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 그런데 희망학교 100개 중 70%가 초등학교다. 무작정 학교를 100개, 200개 늘리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아이들 중 공부 잘 하고 뜻 있는 친구들은 중등학교에 진학해 지역사회를 이끌어 갈 엘리트로 양성될 수 있게 ‘거점형 중등학교’를 몇 개 짓기로 했다.

나아가 학교를 중심으로 지역 마을도 개발할 것이다. 이 학교를 중심으로 자립 가능한 마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만들어 줄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2016년 말라위에 갔을 때 집집마다 돼지를 한두 마리 키우고 있더라. 돼지는 지역 NGO가 시골 농가에 ‘너네가 키워봐라’하면서 빌려주는 건데, 우리는 이걸 조합화‧대형화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다. 또 말라위에 가면 옥수수가 지천에 널려 있는데, 말라위 사람들은 이게 다 마를 때까지 안 따고 기다린다. 저장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장시설을 만들어서 사람이 먹거나, 돼지 사료를 했으면 싶었다. 이 부분에 관해 농업연구소와 사료화 연구를 하고 있다.

공부를 못 하는 아이들을 위한 직업 교육도 생각하고 있다. 종합하면 엘리트 양성, 자립마을, 기술직업교육, 이 세 가지를 하는 것이 ‘희망사다리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다.

‘희망사다리 프로젝트’는 언제쯤 마무리돼서 방송에서 볼 수 있나.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중간 중간 단기 프로젝트(성과)를 보여줄 것이다.

<희망TV SBS> 담당이자 SBS 사회공헌 담당자로서, 왜 우리가 아무 관련도 없는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위해 돈을 내고, 학교를 짓고, 관심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나?

우리도 6‧25 끝나고 아무 것도 없는 ‘제로(Zero)’에서 선진국들 도움 받고 회복했다. 세계시민사회의 일원으로 6‧25를 돌아봐야 한다는 거다. 게다가 아프리카 같은 경우는 지금 안 도와주면 늦는다. 가보니까 (당장 도와주지 않으면 아이들이) 굶어 죽더라. 그래서 SBS가 미디어로서, 지상파 방송으로서 사회의 이런 부분들을 조망해 보고, 함께 좋은 세상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거나, 아니면 조상님 중에 나라를 구한 분이 계셔서 이런 일을 하며 보람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2011년에 예능프로그램을 떠났는데, 예능에 있을 때는 세상의 밝은 면을 반짝반짝 비추고 그랬다가 <희망TV SBS>를 맡으면서 내가 몰랐던, 굳이 쳐다보지 않았던 세상을 알게 됐다. 그래서 이런 세상에 도움을 좀 더 줄 수 있는 PD가 돼서 ‘PD에게도 아직은 세상을 밝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증명해보이고 싶었다. 이 일을 하면서 PD로서 또 다른 재미, 사명감 알게 됐고 많이 느끼고 있다.

지금도 SBS의 노력으로 프로젝트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좋은 일에 대한 관심은 받아도 받아도 부족한 것 아닌가. 좀 더 많은 관심이 모일 수 있도록 시청자들에게 당부한다면.

20년 넘게 SBS가 진정성을 가지고 이런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아직도 잘 전달을 못 했다는 생각이 든다. 시청자들도 (어려운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텐데, 그걸 제대로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면 우리가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좀 더 시청자들이 동참할 수 있게 만드는 좋은 기획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옛날처럼(<기아체험 24시간>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그런 이벤트는 이제 안 된다. 호응도가 낮다. 대신 SNS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기획을 하고 있다. 2016년에는 카카오톡하고 연계해 ‘기부티콘’ 이벤트도 했다. 처음 시도한 거라 아직 자리는 못 잡았고 한시적으로 해 본 건데, 기프티콘 선물하듯이 ‘기부티콘’을 구매해서 다른 사람에게 선물해주는 이벤트였다. 이런 것처럼, 좀 더 즐겁고 재밌는 기부 방식, 기획을 앞으로도 많이 만들 테니 시청자들이 많이 동참해주시면 좋겠다. 추가적으로 정보를 얻고 싶다면, <희망TV SBS> 방송이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매주 수요일 오전 1시 방송)>을 봐 달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goldflylove 2017-02-14 16:38:58
영어는 읽기 능력이 실력이자 점수 입니다.
쉬운 미국초등학교 교과서를 북캠으로 읽고 있어요.
영어가 한글처럼 술술 ^^ 이방법 정말 좋아요;,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