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역자 선발대회’로 전락한 MBC 사장 선임 당장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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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개혁은 사장 선임이 아니라 24일 ‘MBC노조탄압 청문회’서 출발해야

▲ 촛불시민은 국정농단의 공범인 언론부역자의 청산과 KBS, MBC, YTN, 연합뉴스 등 공영언론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방송문화진흥회는 ‘부역자 선발대회’로 전락한 사장 선임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 MBC

MBC의 안광한(사장), 권재홍(부사장), 백종문(미래전략본부장), 김장겸(보도본부장), 문철호(부산MBC사장), 이진숙(대전MBC사장), 최기화(보도국장), 송병희(경영인프라국장) 등 8명이 24일 국회 ‘MBC 노조탄압 청문회’에 서게 됐다.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는 국회의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 이번 청문회는 MBC 농단의 실상과 배후를 철저히 밝힘으로써 공영방송 MBC를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해당자들은 모두 청문회에 출석하여 성실히 답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한다면 국민의 대의기구인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일 뿐 아니라, 공영방송의 중책을 맡은 사람으로서 떳떳하게 일하지 않았음을 자인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작년 국정감사 출석요구에 불응하여 고발된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처럼 “언론의 자유와 독립”이라는 본말전도의 핑계로 또 출석을 거부한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 엄중한 시기에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차기 MBC 사장 선임 절차를 강행하고 있어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현 방문진 체제는 16일과 23일로 예정된 사장 선임 절차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청와대의 하수인 역할을 충실히 하며 현 경영진을 비호하는 데 급급해 온 고영주 이사장 등 여권 추천 위원들은 MBC 후임 사장을 선출할 자격이 없다. MBC의 위기를 가중시킨 이들이 반성과 석고대죄는 커녕, 안면몰수하고 사장 선임을 강행한다면 이는 MBC 정상화를 거부하겠다는 선언이자, MBC 정상화를 염원하는 시민들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사장 공모에 응한 14명의 면면을 보면 아니나 다를까, MBC 사장 후보자인지 MBC를 농단한 부역자 명단인지 헷갈릴 정도다. 이들은 예외 없이 MBC의 공정성을 파괴하고 기자 PD들 재갈 물리기에 앞장선 장본인들로, 상당수는 오는 24일 국회 청문회의 증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한명도 예외 없이 MBC의 앞날을 이끌어 가기에 적합하지 못한 부역자들이다. 이들이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사장 지원서를 제출한 것은 파렴치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촛불시민은 국정농단의 공범인 언론부역자의 청산과 KBS, MBC, YTN, 연합뉴스 등 공영언론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방송문화진흥회는 ‘부역자 선발대회’로 전락한 사장 선임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공영방송은 시민사회의 소통과 여론 형성의 중추로,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 생명이다. 공영방송은 다양한 의견과 공정한 토론을 보장하고, 약자를 보호하여 공동체의 민주적 가치를 살려내야 한다. 이 점에서 공영방송은국영방송이나 관영방송과 엄연히 구별된다. 이 나라가 국정농단이란 사상초유의 사태에 휩싸인 것은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못 했기 때문인데, 지금 이 순간에도 KBS와 MBC 등 공영방송은 국민들 사이의 심각한 갈등을 해결하기는 커녕, 극우 세력의 나팔수 행세를 하며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고 있으니 개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청문회에 서게 될 MBC의 현 경영진, 그리고 방송문화진흥회의 여권 추천 이사들은 현 사태에 대해 책임져야 할 장본인들 아닌가.

 

촛불 시민들은, 우리 사회 각 분야의 개혁과 함께 공영방송의 쇄신을 준엄하게 요구하고 있다. 역사적 촛불 혁명은 KBS, MBC 등 공영방송 바로 세우기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제대로 완성됐다고 할 수 없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국민의 자산인 MBC를 통째로 정권에 바친 MBC 경영진의 책임은 낱낱이 밝혀져야 하며, 24일 청문회는 MBC 정상화와 공영방송 쇄신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아울러, 고영주 이사장 등 방송문화진흥회 여권 추천 이사들, 그리고 사장 자리에 도전장을 내민 MBC의 부역 언론인들은 후안무치한 MBC 농단과 부역 경쟁을 당장 그만두고 MBC 구성원들과 시청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2016년 2월 15일

한국PD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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