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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방송 PD 만나다] 불교방송인데 트로트? 편견 날린 '유쾌한 가요쇼'

표재민 기자l승인2017.02.16 10: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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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을 하면서 좋은 말씀을 많이 접할 수 있다는 게 의미가 있다. 나는 방송을 하면서 삶의 지표가 되는 말씀을 들을 수 있지 않나. 가끔 머리를 치는 말씀을 방송을 만들면서 깨닫게 되는 게 감사하다." ⓒ BBS

종교 방송 PD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합니다. 이들이 귀를 기울이는 신의 목소리는 다릅니다. 그래도 종교방송이 추구하는 가치는 같습니다. 종교가 아름다운 세상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이 마음을 가지고 오늘도 종교방송을 이끄는 PD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첫 번째 만남은 BBS 불교방송 <고한우, 세리의 유쾌한 가요쇼> 문재식 PD입니다.

 

“만약에 투명인간이 된다면?”

 

“전 여자 목욕탕에 들어가고 싶어요. 남자라면 나이 상관 없는 공통의 소원일 걸요? 궁금하잖아요. 하하하”

 

BBS 불교방송이라고 근엄한 이야기만 나오는 게 아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0시 15분부터 1시 55분까지 BBS FM을 통해 방송되는 <고한우, 세리의 유쾌한 가요쇼>는 청취자들과 재밌는 수다를 떨며 활기찬 오후를 책임진다. BBS 홈페이지와 BBS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생방송으로 들을 수 있다.

 

BBS 불교방송을 통해 전파를 타지만, 이 시간대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이 그러하듯 신명나는 대화와 음악이 주를 이룬다. 흔히 말하는 트로트 음악이 줄기차게 흘러나온다. 두 명의 진행자는 청취자들에게 매일 새로운 주제를 던지며 활발한 참여를 유도한다.

 

불교방송에서만 10여년간 호흡을 맞추며 시청자들의 낮잠을 확 날려버리는 비타민 같은 진행자 고한우와 세리. 그리고 불교방송이라고 부처의 거룩한 말씀만 전하는 게 아니라 우리네 인생살이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재식 PD가 청취자들에게 <유가쇼>라고 불리는 <유쾌한 가요쇼>를 이끌고 있다.

 

방송이 좋아 PD가 된 문 PD는 청취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방송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불교방송은 부처의 말씀을 전하며 향기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불교방송이기에 스님의 좋은 설법을 전해야 하지만, 때론 청취자들에게 유쾌한 2시간을 선물하는 것도 의미 있다고 말하는 문 PD와의 ‘향기로운 대화’를 풀어놓는다.

<유쾌한 가요쇼>를 듣다 보면 활기가 넘친다.

 

우리 프로그램은 오락 프로그램에 가깝다. 불교방송의 다른 프로그램과 성격이 조금 다르다. 어떻게 보면 낮 12시부터 2시까지는 청취자들이 가장 바쁜 시간이다. 라디오에 집중하기 쉽지 않다. 그런 시간대에 우리가 살아가는, 쉬운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가볍지만 우리 이야기여서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거다.

▲ "연출자로서 연출을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도와줘서 고맙다. 기획의도를 명확하게 알고 있고, 청취자들에게 친근하게 잘 다가간다. 두 사람이 많은 노력을 하기 때문에 청취자들이 잘 들어주시는 것 같다. 늘 소통을 하려고 애를 쓰는 모습에 PD로서 감동을 받는다." ⓒ BBS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듣는 청취자들이 많더라.

 

고한우, 세리 씨는 불교방송에서만 10년 정도 방송을 했다. 이 프로그램 전에 <고한우, 세리의 활력충전>을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했다. 잠시 쉬다가 지난 해 11월 7일부터 <고한우, 세리의 유쾌한 가요쇼>를 맡게 됐다. 두 사람은 청취자들이 왜 이 프로그램을 듣는지, 그리고 불교방송의 정체성을 잘 알고 있다. 연출자로서 연출을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도와줘서 고맙다. 기획의도를 명확하게 알고 있고, 청취자들에게 친근하게 잘 다가간다. 두 사람이 많은 노력을 하기 때문에 청취자들이 잘 들어주시는 것 같다. 늘 소통을 하려고 애를 쓰는 모습에 PD로서 감동을 받는다.

 

사실 불교방송은 부처님의 좋은 말씀을 전하는 방송이 많다. 그 속에서 가끔은 우리의 삶을 유쾌하게 풀어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청취자들이 좋아해주셨다. 충성도 높은 청취자가 많다. 또 청취자들이 정말 온화한 성향이다. 우리 프로그램이 부족한 부분도 있을 텐데 많이 이해를 해주시고 들어주신다. 제작진으로서는 정말 포근한 분위기 속에 제작을 하게 된다. 든든하다. 늘 좋은 이야기만 해주시고, 흔히 말하는 ‘악플’이 많지 않다. 청취자들에게 감사드린다.

 

청취자들과 신년회를 연다고 들었다.

 

우리 프로그램 팬클럽이 있다. 팬클럽 운영위원회가 있고, 자체적으로 운영자를 뽑는다. 그 운영자들이 신년회를 개최한다. 제작진과 진행자들도 참여하고, 일반 청취자들도 함께 한다. 팬클럽 등 청취자들과 주기적으로 만난다. 우리가 산사 음악회라고 공개 방송을 한다. 그곳에서 만나기도 한다. 정말 감사하게도 충성도가 높은 청취자가 많아서 이런 자발적인 모임이 많다.

 

매일 생방송인데 어떻게 구성하고 있나.

 

1부는 청취자와 소통의 시간이다. 오늘(15일) 방송을 한 투명인간이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 역시 소통을 하기 위해 던진 거다. 청취자들에게 매일 이야기 주제를 던지고 사연을 받아 진행자들이 대화를 꾸려간다. 2부는 게스트가 출연하거나, 아니면 청취자와 게임을 한다. 청취자와 간단히 이구동성이나 끝말잇기 등을 하는 거다. 생방송의 장점을 활용해서 청취자와 즐겁게 시간을 보낸다. 두 명의 진행자가 즐거운 분위기를 잘 만든다. 청취자들의 사연을 전하다보면 그 속에 삶이 있고, 그 속에 부처님의 말씀도 있다. 경전의 좋은 말씀을 친근하게 전하기도 한다.

 

청취자에게 염주를 선물하기도 하던데?

 

‘염주를 굴려라’라는 코너가 있다. 큰 스님들이 염주를 보시(자비심으로 남에게 재물이나 불법을 베풂)해주신다. 재미를 위해 청취자들이 숫자를 문자 메시지로 보내주시면 숫자를 즉석에서 뽑는다. 청취자들과 소통하는 동시에 즐거운 선물을 드리기 위한 시간이다.

 

불교방송이라 불경만 나올 줄 알았다. <유쾌한 가요쇼>는 대중가요가 주로 나오더라.

 

노래 선곡의 범위를 정해놓은 건 아니지만 트로트를 비롯해 대중가요를 선곡한다. 청취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노래,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노래들을 튼다. 보통 트로트다.

▲ BBS 불교방송을 통해 전파를 타지만, 이 시간대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이 그러하듯 신명나는 대화와 음악이 주를 이룬다. 흔히 말하는 트로트 음악이 줄기차게 흘러나온다. ⓒ BBS

그래도 불교방송이기 때문에 제작할 때 꼭 지키려는 선이 있을 것 같다.

 

유쾌한 방송을 만드는 게 기획의도이지만, 그래도 진행을 할 때 좋은 표현만 쓰려고 노력한다. 비속어를 삼가고 ‘착한 방송’을 만들기 위해 신경을 쓴다. 청취자들이 불편하거나 거북하지 않게 좋은 이야기만 담아 방송을 하려고 한다.

 

불교방송 PD의 역할은 무엇일까.

 

2008년 입사 당시에는 방송을 만들고 싶어서 들어왔다. 그런데 방송을 하면서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 이야기를 전하는 게 아니라 청취자와 시청자가 원하는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수용자가 원하는 방송, 기대하는 방송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불교방송에 대한 기대감이 있을 거다. 불교방송에 맞는 연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방송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PD의 역할인 것 같다.

 

불교방송 PD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

 

일을 하면서 좋은 말씀을 많이 접할 수 있다는 게 의미가 있다. 나는 방송을 하면서 삶의 지표가 되는 말씀을 들을 수 있지 않나. 가끔 머리를 치는 말씀을 방송을 만들면서 깨닫게 되는 게 감사하다. 일하면서 그럴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불교 신자가 아닌 일반 대중에게 이 프로그램을 소개한다면?

 

우리 프로그램은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들을 수 있다. 불교에 대해 잘 알든 모르든 편안하게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가요 프로그램이다. 삶이 재미없거나 지루할 때 고한우, 세리 씨의 유쾌한 만담을 접하거나 인생의 애환이 담겨 있는 가요를 듣다 보면 치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불교의 향기를 접하게 되고, 불교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표재민 기자  jmpy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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