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홍·김장겸·문철호, MBC사장 후보 압축 강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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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홍·김장겸·문철호, MBC사장 후보 압축 강행 '논란'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웃으며 “됐어요 이제. 뽑으면 돼요”
  • 이혜승 기자
  • 승인 2017.02.16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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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문화진흥회가 야권 이사들이 투표를 거부하며 퇴장한 가운데 차기 MBC사장 후보 압축 투표를 강행했다. 투표 결과 권재홍 부사장, 김장겸 보도본부장, 문철호 부산MBC 사장 등이 사장 후보로 결정됐다.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이하 방문진)는 16일 오후 정기이사회에서 투표를 통해 MBC 사장 후보를 세 명으로 압축했다.

투표에 앞서 야권 추천 이사 3인은 현 상황에서 투표를 강행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에서는 오는 24일 MBC 경영진의 노사 탄압과 관련한 청문회를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는 방문진법 개정안을 포함한 언론장악방지법이 계류 중인 상항이다.

▲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뉴시스

최강욱 이사는 환노위 청문회 증인으로 지목된 이들이 그대로 사장 후보에 올라와있는 점을 비판했다. 최 이사는 “국회에서 MBC 경영진에 대한 청문회가 의결됐는데 (증인으로 지정된) 사람들 대부분이 사장에 지원했다. 법도 무시하고 국회도 무시한 사람들이 또 어떻게 MBC 대표이사로 지원하겠다는 건지 납득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완기 이사는 MBC 현 보도 행태를 지적하며 이런 상황에서 보도본부장이 사장 후보로 나선 것을 질타하기도 했다. 이 이사는 “(MBC 청문회에 대해) MBC 자사 보도에서는 이것이 방송장악이고 언론탄압이다, 대선 앞두고 언론에 재갈 물리려고 하는 거다, 식으로 보도를 했다. 2012년 파업도 지금 고법까지 가서 이미 합법파업이라고 나와 있는데 (자사보도에서는) 불법파업이라고 하더라”라고 규탄하며 “보도 책임으로 앉아있는 사람이 후보로 나와 있다. 과연 이대로 절차를 밟는 것이 옳은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야권 추천 이사들은 MBC 사장 내정자가 공공연히 지목된 상황에서 투표를 진행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최강욱 이사는 “또 정해놓고 한다는 얘기가 시중에 퍼지고 있다. 누굴 정하기 위해 비공식 모임을 가지셨다는 얘기도 있다”며 “가장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걸로 아는 사람이 정해진 사장이라고 회자되는 상황을 납득할 수 없다. 절차에 참여하고 싶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유기철 이사는 “공모가 나간 후 지원자들마다 로비가 극성을 부렸다. 여의도, 삼청동, 일식집, 레스토랑에서 부적절한 만남이 수차례 이뤄진 걸 알고 있다. 이사진과 1:1로 만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김영란법에 따라 일단 청탁을 받으면 이뤄지지 않아도 그 자체로 신고가 되고 처리돼야 한다”고 부정청탁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여권 추천 이인철 이사는 “근거 없이 허위사실을 말하면 안 된다”며 반박했다. 이어 이 이사는 “지금 MBC 사장을 선임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라고 주장했다.

이후 이사들 간 고성이 오가며 이사회가 잠시 중단됐고 야권 추천 이사 3인은 투표 절차를 용납할 수 없다며 퇴장했다.

▲ 권재홍 MBC 부사장 ⓒMBC

이런 상황 속에서도 고영주 이사장은 속전속결로 투표 진행을 강행했다. 남은 6인의 이사들이 이사 1인당 3명을 추천해 권재홍 부사장, 김장겸 보도본부장, 문철호 부산MBC 사장이 차기 MBC 사장 후보로 압축됐다.

여권 이사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의를 마무리 지었다. 고영주 이사장은 웃으며 “됐어요 이제. 뽑으면 돼요”라는 말을 남겼다.

방문진은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사장 후보를 공모했다. 공모 결과 14명이 지원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등 MBC 내부 구성원, 언론노조, 한국PD연합회 등 언론 관계자들이 박근혜 체제 하에 선임된 현 방문진이 차기 MBC 사장을 뽑는 것에 대해 반발했지만 방문진은 절차를 그대로 강행했다.

오는 23일 방문진 임시이사회에서 압축된 사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면접이 이뤄진 후 사장 내정자가 결정된다. 당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사장 선임이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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