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가 MBC사장 선임을 밀어붙이는 것에 대해 언론인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MBC를국민의품으로공동대책위원회(이하 MBC공대위)와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이하 언론시국회)는 17일 오후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이하 방문진)가 자리한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MBC 사장 선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MBC공대위와 언론시국회는 “3인의 사장 후보자들은 공히 MBC 공정성 파괴에 앞장섰으며 단체협약 위반 등으로 2012년 MBC 파업을 유발한 원흉”이라고 규탄하며 “언론시민단체들은 박근혜가 낙점한 청부 사장을 방문진이 임명하도록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들은 언론계에 이미 김장겸 MBC 보도본부장을 청와대가 차기 사장으로 낙점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MBC공대위와 언론시국회는 “언론계에는 이미 친박 핵심 인사가 방문진 여권 추천 이사들에게 ‘그 분의 뜻’이라며 유력 인사를 사장으론 낙점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박근혜와 친박이 탄핵과 조기대선 국면에서 공영방송을 끝까지 틀어쥐기 위해 언론장악법에 반대하며 MBC 사장 선임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김장겸 보도본부장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누락 및 축소 보도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인물”이라고 지적하며 “2014년 세월호 침몰 참사 때는 유가족을 ‘깡패’로 비하했으며, 2012년 보도 통제에 맞선 MBC 파업이 합법이란 법원 결정에도 ‘불법 파업’이라고 허위 보도를 일삼았다. 이 때문에 박근혜 탄핵 반대를 외치는 보수단체들은 그를 한껏 치켜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김장겸 보도본부장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최근 의결한 'MBC 경영진의 노조 탄압'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 본부장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설사 탄핵이 가결돼도 MBC만큼은 한줌도 안 되는 극우세력의 최후 보루로, 저항의 기지로 끝까지 사수하겠다는 저들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MBC가 오늘부터 또 다시 경력사원을 채용하려 하는 것 역시 같은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유력 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김장겸 보도본부장은 ‘MBC DNA를 바꿔버리겠다’고 발언한 적 있다”며 “청와대가 김장겸을 사장으로 밀어붙이고, 태극기 집회가 MBC로 몰려들고, 경영진 교체기에 50여 명의 경력사원을 또 채용하겠다는 것은 같은 흐름”이라고 비판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탄핵이 가결되고, 새 정부가 구성되고, 그때 MBC 경영진 구성을 논의해도 전혀 늦지 않는다”며 “광장의 요구, 국민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후 모든 사장 선임 절차를 당장 중단하라. 절차를 계속 진행할 경우 언론노동자의 이름이 아니라 국민의 이름으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방문진은 지난 16일 차기 MBC사장 후보 공모자 14명 중 권재홍 부사장, 김장겸 보도본부장, 문철호 부산MBC 사장 등 세 명을 사장 후보자로 압축했다. 9명의 이사진 중 야권 추천 이사 3인이 지금 시점에서 사장을 선임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퇴장했지만 고영주 이사장과 여권 추천 이사들은 투표를 강행했다.
방문진은 오는 23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사장 후보자 면접을 진행한 후 사장 내정자를 정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사장이 선임된다.
MBC공대위와 언론시국회는 방문진 임시이사회가 열리는 23일 오후 12시부터 방문진 앞에서 사장 선임 반대 집회를 가진다. 이날 사장 선임이 강행될 경우, 상암MBC에서 MBC 구성원들과 함께 사장 선임 규탄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