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첫 출근 “우리의 사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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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급 간부 도열…맞은편서 MBC 조합원 피켓 시위

“우리의 사장이 아닙니다. 공영방송 사장이 아닙니다”

김장겸 신임 MBC 사장이 24일 오전 상암MBC로 첫 출근길에 나섰다. MBC 구성원들은 그 앞에서 김장겸 사장을 향해 “우리의 사장이 아니”라고 외쳤다.

김 사장이 출근하기 전 오전 8시 즈음부터 차기 부사장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김엽 예능본부장, 최기화 보도국장, 최재혁 안광한 사장 특보, 박용찬 시사제작국장, 신동호 아나운서국장, 김도인 편성국장 등 국장급 간부들이 문 앞에서 김 사장을 맞이하기 위해 도열했다. 그보다 더 앞선 7시 30분 전부터는 MBC 청원경찰 등이 건물 앞과 로비에 배치돼 출입자를 통제했다.

▲ 김장겸 MBC 신임 사장이 첫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 김장겸 MBC 신임 사장 첫 출근길에 경찰들이 건물 앞에 배치돼 있다. ⓒPD저널
▲ 김장겸 MBC 사장 첫 출근길에 국장급 간부들이 도열해 있다. ⓒPD저널

국장급 간부들이 도열한 맞은편에서는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피켓 시위를 벌였다.

“NOT MY PRESIDENT”
"우리는 방송의 주인이 국민임을 명심하고"
“해직자 전원 복직!”
“기자에게 펜을, 아나운서에게 마이크를!”

오전 9시 즈음 김 사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MBC 구성원들은 그가 지나가는 길목에서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사장은 이들을 외면한 채 간부들과 웃으며 악수를 나누고 지나갔다.

▲ MBC 구성원들이 김장겸 MBC 신임 사장을 거부하며 투쟁하고 있다. ⓒPD저널
▲ MBC 구성원들이 김장겸 MBC 신임 사장을 거부하며 투쟁하고 있다. ⓒPD저널
▲ MBC 구성원들이 김장겸 MBC 신임 사장을 거부하며 투쟁하고 있다. ⓒPD저널

김 사장은 지난 23일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이하 방문진) 후보자 면접을 거쳐 신임 사장으로 선정됐다. 당일 오후 정수장학회와 방문진이 자리한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사장에 선임됐다. 임기는 2020년까지 3년이다.

하지만 김 사장은 김재철‧안광한 사장 체제 하에서 보도국 정치부장, 보도국장, 보도본부장을 역임하며 불공정 보도로 내외부의 비판을 받아온 인사로서, 사장 자격이 없다는 지탄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국장이었던 김장겸은 세월호 유가족을 ‘깡패’라고 지칭한 것이 전해져 사회적으로도 논란이 일었다.

MBC 내부 구성원들은 김 사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24일 오전 성명을 통해 “김장겸 씨는 MBC를 철저하게 몰락시킨 장본인”이라며 “MBC 구성원들은 김장겸 씨를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 23일 상암MBC 앞에서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김장겸 MBC 사장 규탄 촛불집회를 가지고 있다. ⓒPD저널
▲ 지난 23일 상암MBC 앞에서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김장겸 MBC 사장 규탄 촛불집회를 가지고 있다. ⓒPD저널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은 김장겸이 사장으로 확정되던 지난 23일 오후 상암MBC 광장 앞에 모여 시민들과 함께 촛불집회를 가지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은 “오늘은 MBC 분노의 날이다. 공영방송 MBC가 박근혜 체제의 최후 저항의 보루로 전락한 날이다. 공영방송 MBC가 일부 극소수 극우세력 선전매체로 전락한 그런 날이다”라고 규탄하며 “한국 언론자유와 민주주의가 오늘로서 바닥을 쳤다. 그 바닥에서 다시 시작하자”고 결의했다.

이날 상암MBC 광장에는 서울MBC 구성원 뿐 아니라 지역MBC 구성원들까지 한데 모였다. 도건협 언론노조 MBC본부 수석부위원장은 “김장겸이 MBC 사장된 게 고맙다”며 “김장겸이 사장이 되면서 전국에 흩어져있는 언론부역자들을 전부 한자리에 모아놓을 것이다. 제주에서 서울까지 분노의 함성으로 MBC를 살려내자”고 외쳤다.

한편 방문진은 오는 27일 임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고 MBC 임원진과 관계사 임원 구성에 나선다. 이날 언론노조 MBC본부는 오후 1시 30분부터 방문진이 자리한 율촌빌딩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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