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부사장은 ‘녹취록 파문’ 백종문, 반성없는 회전문 인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근혜 정부의 알박기 인사 논란...김재철 시즌 3

▲ 김장견 MBC 신임 사장(왼쪽)과 백종문 MBC 부사장 내정자 ⓒMBC

‘안광한 체제’ 판박이다. 더 앞선 2012년 MBC 파업 당시 ‘김재철 체제’의 시즌3다.

김장겸 MBC 신임 사장이 추천한 MBC 본사 임원진이 확정됐다.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이하 방문진)가 27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MBC 본사 임원진을 내정했다. 임원 내정자들은 당일 오후 방문진과 정수장학회가 참석하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된다.

방문진은 신임 부사장에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 기획본부장에 최기화 보도국장, 편성제작본부장에 김도인 편성국장, 드라마본부장에 이주환 드라마본부 부국장, 경영본부장에 이은우 기획국장, 미디어사업본부장에 윤동열, 방송인프라본부장에 김성근 방송인프라본부장(유임)을 내정했다. 이외에도 오정환 보도국 취재센터장이 보도본부장에, 이흥우 예능1국장이 예능본부장에 선임됐다.

방문진은 지난 26일까지 김장겸 사장으로부터 복수의 후보를 추천받아 이사회에서 투표를 통해 내정자를 선정했다. 내정자 선정 과정은 야당 추천 이사 3인이 퇴장한 상태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유기철 이사는 “(김장겸 사장이 추천한 명단을 보니) 이념은 수구꼴통, 능력은 C급, 평판은 최악”이라고 평하며 “내용을 전혀 수용할 수도 없고 절차도 심각하게 왜곡 돼있다. 원천무효다. 다시 원점에서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고영주 이사장 이하 여당 추천 이사들이 이를 묵살하자 퇴장했다,

▲ <뉴스타파> 지난 1월 24일 보도 "MBC 고위간부의 밀담 '그 둘은 증거없이 잘랐다'"에서 최경영 <뉴스타파> 기자가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사진 오른쪽)에게 녹취록에 대해 묻고 있다. ⓒ화면캡처

‘녹취록 파문’ 백종문, MBC 신임 부사장 선임

당초 방문진 이사회 이전부터 ‘MBC 임원 명단’이 방송계에 돌면서 안팎으로 규탄의 말들이 이어졌다.

특히 신임 부사장으로 선임된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은 지난해 초 ‘녹취록 파문’으로 큰 논란이 일은 바 있다. 당시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백 본부장은 MBC 관계자, 보수매체 기자와의 식사 자리에서 “그때(2012년 MBC 파업 당시) 최승호하고 박성제 해고시킬 때 그럴 것을 예측하고 해고시켰거든. 그 둘은, 왜냐면 증거가 없어”라고 발언했다.

2012년, 파업 조합원들에 대한 징계 조처를 내렸던 인사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해왔던 백 본부장이 스스로 최승호PD와 박성제 기자를 “증거 없이 해고시킨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백 본부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백 본부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지난 2월 환경노동위원회는 백 본부장을 증인 불출석으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김재철, 안광한 사장 체제 하에서 MBC 편성제작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 미래전략본부장을 차례로 역임해온 백 본부장은 MBC 내부 구성원들로부터도 지속적으로 불신임을 받아왔다. 2012년 백 본부장이 편성제작본부장을 역임하던 시절 언론노조 MBC본부가 편성제작본부 조합원을 대상으로 백 본부장의 ‘공정방송 실현 의지’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94%가 “문제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백 본부장 뿐 아니라 김도인, 김성근, 오정환, 윤동렬, 이은우, 이주환, 이흥우, 최기화 본부장 내정자 모두 김재철·안광한 사장 체제 하에서 국장급 임원진으로 활동해왔다. 이에 MBC가 시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아온 지난 세월에도 불구하고 전혀 반성 없는 ‘회전문 인사’가 이어졌다는 평이 전해진다.

▲ 언론노조 MBC본부가 27일 오후 방문진이 자리한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PD저널

“MBC 구성원, 본사 임원과 지역사 사장 인정하지 않겠다”

이날 이사회가 열리기 전 언론노조 MBC본부는 방문진이 자리한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방문진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지금 김장겸 사장에게 줄 선다면 역사는 박근혜-최순실 체제의 마지막 부역자들로 기록할 것”이라며 “MBC 구성원들은 이번에 선임되는 임원과 지역사 사장, 상무들을 결코 인정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방송장악 방지법이 통과된다면 이들은 모두 자리에서 끌어내려질 운명”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그럼에도 이들이 ‘자리 욕심’을 내는 이유에 대해 “현행법 상 이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더라도 잔여 임기의 급여가 보장되기 때문”이라며 “임원과 사장들의 급여는 연간 60억 원에 이르며, 중도 하차할 경우에도 지급되는 잔여 임기의 급여가 백 수십 억 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단언컨대 이들 가운데 공영방송 임원 자격을 갖춘 분은 단 한 분도 없다”고 비판하며 “단 한 분도 임기를 마치는 분이 없도록 우리가 끝까지 싸워 몰아낼 것이다. 쫓겨난 뒤에도 끝까지 추적해 행태 하나하나에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결의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방문진 이사회가 끝나고 임원진 구성이 확정된 후 “불법해고를 자인한 '녹취록 파문'의 당사자인 백종문 씨가 부사장에 선임되고, MBC 뉴스 추락의 핵심 주역인 최기화 씨와 오정환 씨가 각각 기획본부장과 보도본부장에 중용된 것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뻔뻔한 처사”라는 입장을 내놨다.

▲ 서울지부를 포함한 전국 20개 지부 소속 200여명의 조합원이 지난 2012년 6월 14일과 15일 대구MBC 광장에서 ‘공정방송 쟁취와 지역사 자율경영’을 위한 1박 2일 투쟁을 벌이고 있다. ⓒ대구MBC노조

한편 이날 방문진은 MBC 관계사와 지역사 사장, 이사진도 사전 협의했다. MBC 관계사 사장에는 △MBC 플러스미디어 권재홍 △MBC C&I 전영배(유임) △iMBC 정용준 △MBC아트 김갑수(유임) △MBC 플레이비 노혁진 △MBC아카데미 김엽 △MBC아메리카 민완식 등이 내정됐다.

MBC 지역사 사장에는 △부산MBC 허연회 △MBC경남 김일곤 △대구MBC 김환열(유임) △MBC충북 김상운 △광주MBC 이강세 △울산MBC 조상휘 △MBC강원영동 장근수 △제주MBC 최재혁 △포항MBC 오정우 △여수MBC 심원택 △목포MBC 김현종 등이 결정됐다. MBC 관계사, 지역사 사장은 다음달 2일, 3일에 걸쳐 각사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된다.

이날 언론노조 MBC본부 기자회견에서 문성환 언론노조 MBC본부 부산MBC 지부장은 “낙하산 사장들은 지역의 정통성과 특수성을 젼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역방송의 공정성과 지역성을 구현하는 가장 큰 그릇은 자율경영이다. 이를 위해 낙하산 사장이 오면 안 된다. 합리적인 (지역MBC) 사장 선임 구조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