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옴부즈맨 제도’…종편 재승인 심사 앞둔 ‘꼼수’”
상태바
“TV조선 ‘옴부즈맨 제도’…종편 재승인 심사 앞둔 ‘꼼수’”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 발표…“출연자, 막말 한 뒤 ‘방심위원들 죄송하다’ 발언”
  • 하수영 기자
  • 승인 2017.03.07 13: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공동대표 이완기‧박석운, 이하 민언련)이 TV조선의 실시간 방송 모니터링 제도인 ‘바로 옴부즈맨’에 대해 “TV조선이 3월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면피용으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민언련은 2월 1일부터 24일까지 3주간 TV조선의 11개 시사 토론 프로그램을 모니터한 뒤 발표한 이 보고서를 통해 “TV조선은 3월 종편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막말‧편파 방송’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바로 옴부즈맨 제도를 면죄부처럼 사용하고 있다”며 “실컷 출연자들이 막말을 한 뒤 진행자나 제작진이 사후에 정정해주거나, 똑같은 막말도 정정했다가 안 했다가 하는 등 제도를 기계적으로 시행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TV조선은 출연자와 진행자의 막말을 감시하고 정정하겠다는 취지로 ‘바로 옴부즈맨’ 제도라는 실시간 감시 제도를 신설해 2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제도의 시행을 통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TV조선은 현재 출연자나 진행자가 문제가 되는 발언을 하면 즉각 ‘방송 중 적절치 못한 표현이 나온 점 양해 바랍니다’, ‘류근일 주필의 안희정-문재인 관련 발언은 개인적 견해입니다’와 같은 자막을 띄우고 있다.

▲ TV조선 '엄성섭·유아름의 뉴스를 쏘다' 2월 3일 방송분 캡처 ⓒ사진제공 민주언론시민연합

그러나 민언련은 이런 TV조선의 제도 시행이 ‘종편 재승인 심사를 앞둔 시점에서 면피용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들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월 3일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은 <엄성섭‧유아름의 뉴스를 쏘다>에 출연해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명쾌함이라든가 언어 구사 능력, 수사 조작 능력, 이게 월등히 문재인 씨보다 높아요. 문재인 씨가 3학년이라면 안희정 씨는 5학년 정도는 되는 것 같아요” 등의 막말을 했다. 이에 대해 진행자인 엄성섭 앵커는 “(그런 표현들은) 시청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한 비유적 표현이었다. 옴부즈맨 제도가 들어와서 기계적으로 이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다”고 발언했다. 이어 류 전 주필도 “내가 엄성섭 씨 겁 줘서 미안하다. 방송심의위원 여러분 죄송하다”고 말했다.

민언련은 이에 대해 “진행자와 출연자가 기계적으로 제도를 시행하는 척 하며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심위, 그리고 시청자를 조롱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옴부즈맨 제도의 ‘고무줄 기준’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똑같은 막말에 대해서도 정정했다가 안 했다가 하면서 사안마다 제도를 다르게 적용하거나, 심지어는 보수 정당과 정부를 향한 비판은 즉각 정정하면서 야당에 대한 비난은 발언량에 비해 (옴부즈맨 제도에 의한) 정정이 적다는 것이 민언련의 주장이다.

민언련은 “(조사 기간 중) 전체 34건의 바로 옴부즈맨 정정이 있었는데, 이 중 48%에 해당하는 16건이 바른 정당, 자유한국당 등 보수 정당과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등 정부를 향한 막말이었으니 (TV조선이) 명백히 친보수적인 정정을 행한 셈”이라며 “반면 민언련이 같은 기간(2월 1일~21일) 동안 TV조선에 지적한 문제 발언 13건 중 단 2건 만이 바로 옴부즈맨의 정정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TV조선 옴부즈맨 제도의 문제점이 ‘방심위의 솜방망이 처분과 봐주기’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언련은 “방심위는 민언련이 제기한 4개 종편과 2개 보도전문채널과 관련한 총 65개의 민원(2016년 8월 15일부터 12월 1일까지 제기된 민원, 이 중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32건이 TV조선에 대한 민원) 중 48건을 ‘기각’ 처리했는데, 그 48건 중 27%는 방심위가 ‘방송 내용에 상반된 취지의 발언도 있었다’고 봐주기를 한 것이었다”며 “그 동안 방심위는 발언의 문제 여부, 심각성을 떠나서 다른 출연자나 진행자가 반대되는 발언을 했다면 문제성이 없다고 판단해 왔다. 간단한 (사과) 자막을 띄우거나 진행자가 제지 발언만 해주면 심의를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를 보면 TV조선 바로 옴부즈맨 제도는 방심위가 유도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와 같이 이런 방송을 내놓을 바에는 바로 옴부즈맨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TV조선은) 제도를 실시하기 전에 막말‧저질 진행자부터 퇴출시키라”고 촉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