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잡음’…JTBC 태블릿 PC 심의, 방심위 전체회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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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위원들 또 퇴장…‘박 대통령 시술 사진 조작 의혹’은 사진 판독 의뢰한 후 심의하기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효종, 이하 방심위)의 JTBC 태블릿 PC 심의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심의 자체를 반대하는 야권 추천 심의위원과 JTBC 의견진술을 주장하는 여권 추천 위원들간의 의견 충돌이 계속되고 있어 결론이 쉽사리 내려지기 힘들 전망이다.

방심위는 8일 오후 방송소위를 열고 JTBC <뉴스룸>의 4개 방송분(2016년 10월 24일, 12월 8일, 12월 19‧20일, 2017년 1월 11일)의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4조(객관성) 위반 여부를 심의했지만, 법정제재나 행정지도, 어떤 쪽의 결론도 내리지 못한 채 회의가 마무리됐다. 여권 위원들이 최순실 씨의 태블릿 PC 입수 경위에 대해 ‘JTBC의 의견진술을 들어봐야 한다’고 주장하자 이에 반발하는 야권 위원 2인이 중도 퇴장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의견진술은 법정제재의 가능성이 있을 때 사전에 행하는 절차다.

▲ JTBC '뉴스룸' 2016년 10월 24일 방송에서 손석희 앵커가 '태블릿 PC가 최순실 씨의 것이며, 이 태블릿 PC를 사용해서 최 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 등을 사전에 전해받고 심지어 수정까지 했다'는 내용의 단독 보도를 하고 있다. ⓒJTBC

이날 회의에서 여권 추천 함귀용 위원은 ‘<뉴스룸> 1월 11일 방송에서 태블릿 PC 입수경위를 설명하면서 사용한 영상이 실제 태블릿 PC 입수 당시 촬영한 영상이 아니’며 이에 대해 JTBC의 의견진술을 들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원을 제기한 측과 함 위원은 JTBC가 1월 11일 방송에 사용한 영상은 태블릿 PC 입수 당시 촬영한 것이 아닌 10월 26일 있었던 검찰의 더블루K 사무실 압수수색 영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함 위원은 또 ‘JTBC가 변희재 전 <미디어워치> 대표에 대해 제출한 고소장에 적힌 내용과 1월 11일 방송에서 설명한 태블릿 PC 입수 경위 내용이 달라 이 부분에 대해서도 JTBC가 의견진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 위원은 “방심위가 JTBC에 요청해 받은 해당 고소장에는 JTBC 김필준 기자가 더블루K 사무실에서 태블릿 PC를 들고 나온 시간이 오전 10시 30분이라고 돼 있다”며 “<뉴스룸> 1월 11일 방송분에서는 ‘(태블릿 PC를) 오후 3시 30분에 입수했다’고 보도했는데, 고소장과 방송 내용이 다르다. 그나마 고소장에 적힌 내용이 시간대상으로 합리적이다. <뉴스룸> 1월 11일에 보도된 태블릿 PC 입수 경위는 고소장 내용과 달라 문제가 있는 보도”라고 주장했다.

야권 추천의 장낙인 상임위원과 윤훈열 심의위원은 ‘의견진술은 법정제재를 전제로 하는 것’, ‘심의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 ‘방심위의 건전성을 해치는 행위’라고 하며 맞섰고, 급기야 중도 퇴장했다. 두 위원은 2월 15일 방송소위에서도 JTBC 태블릿 PC 보도를 심의하던 와중에 같은 주장을 하며 퇴장했던 바 있다. 김성묵 소위원장이 방송소위를 10분간 정회한 뒤 야권 위원들의 재입장을 권유했지만, 퇴장한 위원들이 다시 입장하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뉴스룸> 10월 24일, 12월 8일, 1월 11일 방송에 대한 심의는 오는 23일 열리는 방심위 전체회의에서 할 전망이다. 전체회의에는 여권 추천 위원 6인, 야권 추천 위원 3인 등 방심위원 9인이 모두 참석한다. 이때 심의 내용은 <뉴스룸> 방송 내용 전체가 아닌 태블릿 PC 입수 경위에 한정되며, 태블릿 PC가 누구의 소유인지에 대한 것은 심의하지 않는다. 검찰‧특검‧법무부에 의해 태블릿 PC가 최 씨 소유인 것이 확인됐고, 이에 대해 방송소위 소속 방심위원 5인 모두가 여야를 막론하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 JTBC '뉴스룸' 2016년 12월 19일 방송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피부 미용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JTBC

한편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세월호 참사 7시간 동안 피부미용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뉴스룸> 12월 19‧20일 방송에 대해선 ‘심의보류’가 결정됐다. 의혹의 증거로 사용했던 박 대통령의 얼굴 사진이 조작됐다는 민원에 의해 방송소위에 상정됐지만, JTBC는 ‘청와대 사진기자단이 촬영한 사진인데 조작됐다는 건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방심위에서도 ‘공인된 전문가에 사진 분석을 의뢰해 그 결과를 보고 법정제재 여부를 논의하자’는 여권 위원들과 ‘특정 이해집단의 민원 때문에 행정력을 동원해야 하느냐’는 야권 위원들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결국 ‘사진 분석 결과를 결정의 근거가 아닌 참고 자료로만 본다’는 전제 하에 가까스로 사진 분석 의뢰에 합의했다. <뉴스룸> 12월 19‧20일 방송에 대한 심의는 사진 조작 여부 판독 결과가 나온 이후 해당 방송을 다시 방송소위 안건으로 올려서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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