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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그 이후, 정권이 교체되면 MBC가 변할까?

[기자수첩] 변하지 않은 박근혜 전 대통령, 그리고 변하지 않을 MBC 이혜승 기자l승인2017.03.15 14:4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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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사저로 복귀하는 박근혜(왼쪽 ⓒ뉴시스)와 지난달 16일 방송문화진흥회 면접을 마친 김장겸 MBC 사장(오른쪽 ⓒ뉴스타파 화면캡처)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웃음지었다. 그리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앞에서 촛불이 4개월이 넘게 타오른 후에도, 헌재의 탄핵 선고 후에도 그의 태도는 변한 게 없었다.

박근혜 정권에 부역했던 MBC는 변할까. 감히 예상하건데 그렇게 쉽게, 그리고 우리가 기대하는 것만큼 빠른 시일 내에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급박했던 지난 130여일 간, MBC는 누구보다 바빴다.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 보도하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등떠밀리듯 조직했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TF’는 그 어떤 언론사보다 빠르게 해체됐다. 그리고 JTBC 태블릿PC ‘의혹’ 보도, ‘고영태 녹음파일’ 보도에 초점을 맞췄다.

2월 말, 안광한 사장 임기가 끝나고 보도본부장이었던 김장겸이 MBC 신임 사장에 선임됐다. 과거 세월호 유족을 ‘깡패’로 비유했다고 전해져 논란이 일었던 인물이다.

그에 대한 우려는 탄핵선고 전후의 MBC 보도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탄핵선고가 코앞으로 다가온 삼일절 날, MBC는 지상파·종편·보도전문채널 방송사 가운데 유일하게, 그리고 처음으로 ‘태극기 집회’를 촛불집회보다 먼저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김장겸 신임 사장이 취임한 이후 첫 집회보도였다.

언론노조 MBC본부 민주방송실천위원회에 따르면, 당시 MBC 취재진은 일부 태극기 집회로 인해 태극기의 의미가 변질되고 있다는 취지의 취재를 마쳤다고 한다. 하지만 ‘윗선’에서 보도를 거부당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그 보도꼭지는 태극기 집회 ‘의미부여’ 보도로 대체됐다.

▲ 3월 10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 '보수세력 결집… 태극기 집회 ‘새 바람’ ⓒMBC 화면캡처

탄핵선고 당일에도 MBC는 변하지 않았다.

“우리가 선출하지 않은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탄핵한다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

탄핵 당일 MBC 뉴스 특보에 출연한 배승희 변호사의 발언이다. 이날 뉴스 특보 패널에는 배승희 변호사와 정군기 교수, 단 두 명만이 출연했다. 두 명 모두 여권-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최소한의 균형마저 버린 것이다.

같은날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태극기 집회가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며 의미부여했다. 타방송사에서 촛불집회의 의미를 겸허히 되새기는 동안, ‘태극기 집회’의 취재진 폭행과 폭력성을 보도하는 동안, MBC는 태극기 집회의 새바람을 짚었다.

박 전 대통령과 같이 반성의 기미도, 이 사태를 가져온 것에 대한 공영언론으로서 일말의 책임도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 뉴스타파 보도 '‘MBC뉴스 파탄 책임자’ 김장겸, MBC 사장이 되다' 캡처화면.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왼쪽)과 최승호PD(오른쪽) ⓒ뉴스타파

혹자는 60일 후 정권이 교체되면 '알아서' 바뀔 것이라는 냉소 섞인 기대를 가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또 감히 예상하건데, MBC는 교체된 정권을 따르지 않을 것이다.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이하 방문진)가 차기 정권을 따르지 않을 김장겸 신임 사장을 서둘러 뽑음으로써 그 의지를 표명했다.

MBC 사장 선임을 주도하는 방문진 고영주 이사장 이하 여당 추천 이사진은 ‘신념’이 굳건하다. 고 이사장은 과거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다 민주노총이나 전교조에서 동원된 사람들. 시민은 없다”, “애국시민들은 MBC밖에 보지 않는다” 등의 발언을 해왔다. 그는 최근 뉴스타파의 취재에서도 ‘탄핵을 찬성하는 사람이 80%’라는 말에 “그런 엉터리 여론조사를 우리보고 믿으라고 그러면 안되죠”라고 답했다.(▷링크)

이들은 또다시 MBC 내부에서 공정방송을 외치는 PD, 기자들에 대한 척결을 단행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선고 당일 MBC는 PD 5명, 기자 2명을 구로동에 위치한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로 전보조치했다. 사실상 유배지로 평가받는 곳이다.(▷관련기사) 언론노조 MBC본부에 따르면 올해 이 부서에 배정된 제작 예산은 ‘0원’이다.

방문진 이사진, 그리고 그들이 뽑은 MBC 경영진은 박 전 대통령과 같이 ‘진실’은 다른 데에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신념이 변하지 않는 한, MBC는 돌아갈 수 없다.

▲ [MBC FREEDOM] 언론장악저지법! 왜 필요할까요 ⓒ유튜브 화면캡처

그럼 MBC는 영원히 10년 전 시청자들이 사랑했던 ‘마봉춘’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일까.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부역사장과 경영진, 그리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이 교체된다면 가능성이 보인다. 하지만 지난 2월말 부임한 김장겸 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현 방문진 이사들의 임기는 2018년 8월까지다. 우리는 박근혜 사례를 통해 누군가를 임기 이전에 파면시키는 일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겪지 않았나.

지름길이 있다면 '방송법 개정안'이다. 현재 국회에는 방문진 이사진 구성 개선방안을 담은 방문진법 개정안을 포함한 일명 ‘언론장악방지법’이 계류중이다.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200여일 넘게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관련링크)

법이 통과되고 나면 3개월 내에 법 시행에 들어간다. 법 시행 후 3개월 이내에는 방문진 이사를 새로운 법에 따라 구성해야 한다는 부칙이 있다. 이들이 바뀌어야, MBC 경영진이 바뀐다. MBC 경영진이 바뀌어야, 공정방송을 외치는 이들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이혜승 기자  coa331@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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