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투위 42주년…박근혜 부역 언론인 청산 과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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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투위 42주년…박근혜 부역 언론인 청산 과제 남아”
“OBS 정리해고‧MBC 부당전보 문제…동아투위처럼 끝까지 싸울 것”
  • 하수영 기자
  • 승인 2017.03.1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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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 언론·시민단체가 모인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가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위원장 김종철, 이하 동아투위) 결성 42주년을 기념해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언론자유 수호를 위한 동아투위 투쟁의 의미를 기리는 한편 박정희‧박근혜 정권에 부역한 언론인들을 심판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아투위 회원을 비롯한 전‧현직 언론인, 시민 100여 명은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42년 전 동아투위가 결성된 후 해직 언론인들이 모여서 언론자유를 위해 투쟁했던 그 노력으로 이번에 광화문 광장의 촛불을 이끌어내고 박정희‧박근혜 유신 잔당을 몰아내는 쾌거를 이룩했다”며 “선‧후배 언론인과 시민들의 힘을 모아 박근혜 정권에 부역한 언론인들까지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 본사 앞에서 열린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결성 42주년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PD저널

동아투위는 1974년 박정희 정권의 유신 독재와 권력에 저항하는 기사와 논평을 쓰는 언론인들이 중앙정보부에 연행되는 등의 언론탄압에 맞서던 <동아일보>의 기자들과 동아방송의 PD‧아나운서 등이 해고된 뒤, 1975년 3월 18일 결성한 언론 단체다.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오늘은 단순히 동아투위 결성 42주년을 기념하는 날이 아니라 박정희‧박근혜를 영원히 묻어버리고 새로운 민주언론과 공정방송을 세워 궁극적으로 민주통일 국가를 세우는 역사적 자리”라며 “오늘의 이 자리가 앞으로 50여 일밖에 남지 않은 대선을 앞두고 어떻게 하면 진정한 민주평화체제를 세워서 다시는 독재도 언론탄압도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 결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온 세계가 경탄하는 ‘촛불혁명’에 참여한 연인원 1600만여 명이 박근혜를 ‘식물대통령’으로 만들고 마침내 청와대에서 몰아냈는데도 KBS와 MBC의 부역자들은 여전히 건재하다”며 “오는 5월 9일의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평화체제’를 지향하는 정권이 들어선다면 박근혜 부역언론인들은 청산대상 최우선 순위에 오를 것이다. 그러나 그 정권이 부역자 심판을 망설이거나 기회주의적 태도를 보인다면,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 가맹단체들은 ‘명예혁명’의 주역인 시민들과 함께 광장에서 다시 촛불을 들고 권력과 부역언론인들의 야합을 강력히 규탄할 것”이라고 밝혔다.

▲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 본사 앞에서 열린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결성 4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이 '언론자유 만세! 촛불시민 만세!'라고 쓰인 현수막에 본인의 이름을 적고 있다. ⓒPD저널

이날 기자회견에는 동아투위 회원들뿐만 아니라 동아투위 42년 투쟁의 뜻을 기리고 국정농단 진상 규명과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 소속 언론단체들과 후배 언론인들도 참석했다.

이철 민청학련 계승사업회 공동대표는 “동아투위 여러분은 1974년 4월 3일 저희들이 박정희의 긴급조치 4호 선포 때문에 전부 구속‧체포되고 엄청난 고문에 시달릴 때 전세계 수많은 민주인사, 기독인사, 그리고 국내 수많은 언론인들과 함께 우리의 구명과 민족의 재활‧회복을 위해 큰 역할 해주셨다”며 “그 노력이 후배 언론인들로 하여금 국정농단의 실세를 파헤치고 마지막 남은 유신의 망령과 잔재를 이 땅에서 물러가게 하는 쾌거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42년 전 거리로 무자비하게 내몰리고 풍찬노숙하시면서도 지조를 꺾지 않으시고 꾸준하고 열렬히 민주화와 자유언론을 위해 분투하신 점이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며 “박근혜가 쫓겨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여기 계신 선배님들 온전히 복귀해서 명예회복 하시고 이 땅의 민주언론을 밀고 나갈 수 있을 때, 비로소 촛불항쟁이 ‘촛불 혁명’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헌법재판관들이 언론탄압 사유로는 그녀(박 전 대통령)를 끌어낼 수 없다고 할 때 얼마나 화가 치미셨느냐”며 “그러나 언론탄압은 지금까지 명백히 있었고, 바로 지금도 있다. 비록 헌법재판소가 언론탄압을 (탄핵 사유로) 인용하지는 않았지만 저희 언론단체 후배들은 언론탄압 진상을 밝히고 42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모든 문제를 깔끔히 청산하기 위해 몸을 다 바칠 것”이라고 밝혔다.

▲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 본사 앞에서 열린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결성 42주년 기자회견'에서 동아투위의 한 회원이 '언론자유 만세! 촛불시민 만세!', '동아여 다시 태어나라!'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있다. ⓒPD저널

박성호 MBC 해직기자는 “2012년 MBC 파업 당시 기자협회장을 하다가 해직됐는데, 그 당시에는 후배들과 ‘승리하면 제일 먼저 동아투위 선배님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러 찾아가자’고 했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선배님들께 승리의 감사인사를 드리러 찾아뵙는 시간이 지체되고 유예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후배들이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우리가 하고 있는 길이 옳은 길이고 정답인가’하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럴 때 저는 이런 말을 한다. ‘우리는 어려운 문제집을 풀고 있다. 끝까지 풀 수 있을지, 갈수록 어려워지지 않을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페이지에는 해답이 있다. 그 정답이 바로 동아투위 선배님들’이라고. 그래서 우리가 쓴 답은 오답이 아니라 정답”이라며 “저희에겐 동아투위 선배님들이 버텨주시고 계신 것만으로도 큰 힘이고 교과서다. 한 번 해직 당했던 언론인이 어떻게 평생 지조를 지켜야 할지 알고 계신 저희의 미래이시다. 저희가 꼭 싸워서 선배님들의 한을 풀겠다”고 다짐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42년 전 용감하게 일어섰던 동아투위 선배님들이 계셨기 때문에 박정희‧박근혜의 못된 흔적들이 다 쓸어내려졌는데 아직도 언론계에선 나쁜 열매들이 계속 퍼져나가고 있다”며 “OBS는 엊그제 18명을 정리해고했고, MBC의 PD와 기자들은 새로운 유배지로 보내졌다. 마지막 발악이라고 생각한다. 선배님들이 42년 전 싸웠듯 저희도 열심히 싸워서 선배님들이 소망하셨던 언론자유 넘치는 나라, 정의와 평화가 일상이 되는 나라, 민주주의가 굳건하게 바로 서는 대한민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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