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KBS ‘막말’ 패널…대선 보도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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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KBS ‘막말’ 패널…대선 보도까지 이어질까
정치적 편향성 대놓고 드러내는 패널, 제지하지 않는 진행자
  • 구보라 기자
  • 승인 2017.03.20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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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독주)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유일한 제동장치가 바로 김종인 전 대표”,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세력들이 개헌에 동의…굉장히 강력한 명분”

“문재인 전 대표가 헌재 탄핵선고 뒤 가장 먼저 간 곳이 팽목항, 이것 매우 실망스럽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청와대를 나온 지난 12일, KBS 뉴스 특보에 출연했던 홍성걸 국민대 교수의 이같은 정치적으로 편향된 발언이 논란이 됐다. 홍 교수는 이외에도 12일 오후 5시 30분부터 시작한 KBS 뉴스 특보에서 다음과 같은 발언들을 이어나갔다.

▲ 지난 12일 오후 5시 30분부터 시작한 KBS 뉴스 특보에서 홍성걸 교수가 발언을 하고 있다. ⓒKBS 화면캡처

“문재인 전 대표는 지금 사실은 본인이 얘기할 정도로 ‘내가 알고 보니 대세더라’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거기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현재로써는 유일한 제동장치가 김종인 전 대표라고 보인다. 김 전 대표는 확실한 무기가 있다. 이슈를 지니고 있다. 경제민주화다.

이를 제대로 하려면 개헌을 해야한다. 개헌을 고리로 한 모든 제반 세력들을, 개헌에 동의하고 있다. 거기에다가 대통령 임기와 국의원 임기를 일치시켜서 정치비용을 줄이자는 획기적인 명분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만약에 어떤 형태로든지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세력은 개헌을 고리로 하되, 여러 가지 형태로 합의를 이끌어내야한다. 당선된 다음 대통령은 3년만 하자고 하고, 그 임기 내에 분권형이 되었든 대강 합의를 하고 개헌을 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통합이 필요하다는 건 다 공감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금 문재인 전 대표가 그냥 통합하는 게 통합이 아니다, 말하자면 적폐를 해소하고 청산하고 통합을 해야한다고 한다. 결국 모든 것을 적폐라고 한다. 물론 적폐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 논의하겠지만 그렇게 폐단이 많았던 나라가 이렇게 민주주의를 성숙한 나라가 되었겠나. 적폐만 보려고 하면 계속 적폐만 보이고, 장점을 보려 한다면 장점이 보인다.

KBS 공영방송인데 특정후보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니 오해를 받을까봐 드리는데, 이제까지 입장을 발표한 후보자가 문재인 대표밖에 없다. 다른 사람은 입장을 발표하지 않아서 교수라는 사람은 원래가 좀 비판적이고 비평적인 의견을 많이 가지고 있으니까 그렇게 이해해주면 좋겠다.”

홍 교수는 KBS <생방송 일요토론> 외에도 2011년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부터 현재는 폐지된 KBS <생방송 심야토론>에서도 오랫동안 패널로 출연해온 인물이다. 이외에도 2004년부터 2006년까지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이사로 활동했으며, 2015년부터 3년간 인사혁신추진위원회 위원을 맡았고 이외에도 국가보훈처, 미래창조과학부, 국무총리 정책자문위원을 맡기도 했다.

이 같은 편향적인 발언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변론 절차가 모두 종결된 상황에서, 선고 결과에 모든 국민의 관심이 모아지던 지난 3월 5일 방송된 KBS <생방송 일요토론>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방송의 주제는 ‘탄핵 심판, 쟁점은 무엇인가’였다. 그러나 방송은 해당 주제로 흘러가지 않았다. 4명의 출연자 중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송영길 의원을 제외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손범규 박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 변호사의 '탄핵 사유는 억지다', '대통령이 가장 억울한 사람이다', '탄핵은 각하돼야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반복됐다. 그러나 진행자는 이들 발언에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김문수 “JTBC 등 일부 언론의 정확하지 않은 보도를 보고, 국민들이 광장에 나왔다. (광장에서) 단두대나 상여를 끌고 다니며 국민들을 위협했고, 이런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이 놀라가지고, 또 증거 없이 허둥지둥 탄핵소추를 하고,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원들한테 탄핵소추 안 하면 불에 타서 죽는다고 협박을 해서 또 탄핵을 하게 되고, 특검도 야당 편파 특검을 해서 허둥지둥했다. 헌재 재판은 이렇게 억울하고 잘못된 재판이다. 법치주의를 세우기 위해서는 인민재판을 끝내야 한다.”

손범규 “이번 탄핵소추는 말이 탄핵소추지 사실은 대통령에게 주어진 권력을 빼앗기 위한 변란 수준이다. 국회 의결 자체도 적법하지 못했다. 헌재는 인용이든지 기각이든지 고민할 필요도 없고 각하로 응답해서 다시 의결을 잘못한 국회로 돌려보내야 한다. 그러면 국민이 서로 반목하고 극단적 선택을 할 필요도 없다. 국회가 잘못한 건 국회가 책임져야 한다.”

김문수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송영길 의원과 김경진 의원 두 사람의 말은 증거가 없다) 경기도지사하면서 공무원을 했었는데, 9급 공무원도 이렇게 파면시키는 일이 없다. 반드시 증거가 있어야 한다. 그 증거는 언론보도, 또는 촛불을 많이 들고 나오니까 파면해야하는 거 아니냐, 또는 최순실이가 대통령이라는데, 김경진 의원님 최순실이를 대통령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나. 그건 다 허위다. 대통령이 여성 대통령으로 혼자 살기에 심부름하는 사람에 지나지 않지.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나.”

손범규 “신뢰도가 가장 떨어지는 검찰의 의견을 받고, 그 다음으로 신뢰가 떨어지는 국회인데, 일개 검사의 주관적 의견에 불과한 공소장을 증거로 택해서 일국의 대통령을 권좌에서 몰아낸다는 건 부적법한 일이다”

김문수 “촛불 든다고 죄없는 대통령을 파면시키려고 하니까 우리는 그럼 태극기로 막아보자하는 거다. (중략) 이렇게 이뤄지면 어느 대통령이 견뎌내겠나. 이것은 대통령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법치주의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 도전이기에 우리가 태극기를 들고 절규하는 거다.”

김문수 “지금 의원님들 중에도 3심가서 당대표 하잖나. 그렇게 죄도 많이 짓고, 그러다가도 다시 국회의원 다 하고. 대통령은 기소만 당했는데, 이렇게 되면 대통령이 약자 중의 약자고 억울한 사람 중의 억울한 사람이다”(‘대통령은 억울한 사람이다’, ‘신성한 투표로 뽑은 대통령의 임기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세 번 이상 했다.)

손범규 “청와대가 (세월호 7시간에 대해서) 시종일관 밝혔는데 언론이 보도를 안 한다. 이렇게 밝혔으면 됐다. 더 밝혀라 하는데, 한 번 밝힌 건 그대로 놔둬야한다”

김문수 “‘현장에 안 나타났다’는 말 한마디 가지고 파면시킨다면 대한민국 공무원 중에 남아나는 대통령이 어디있냐. 그럴거면 저도 파면됐어야 한다. 우리 송영길 전 시장님도 파면되어야 한다.” (송영길 의원 “아니 그래서 파면시키자는 거잖나”)

KBS <생방송 일요토론>은 “대통령 탄핵심판의 쟁점과 향후 과제에 대하여 탄핵소추위원 및 대통령 대리인단, 여야 중진의원들을 초청해 열띤 토론의 장을 펼친다”고 했지만, 결국 65분 동안 두 ‘친박 세력’의 주장만이 난무했고, 상대편인 송 전 시장과 김경진 의원은 이에 대한 반박하다가 방송을 끝낼 수밖에 없었다. 

▲ KBS <생방송 일요토론>(3월 5일 방송) ⓒKBS 화면캡처

20일, 본격적인 대선 보도 시작

KBS 뉴스 특보가 방영된 다음 날이었던 지난 1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위원장 성재호, 이하 언론노조 KBS본부)는 ‘홍성걸 출연금지시키고 보도책임자 사퇴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명백한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 규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선거방송심의 제4조(정치적 중립)에서는 ‘① 방송은 선거의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후보자”라 한다)와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이하 “정당”이라 한다)에 대하여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② 방송은 특정한 후보자나 정당의 주의․주장 또는 이익을 지지, 대변하거나 옹호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제5조(공정성) ② 방송은 방송프로그램의 배열과 그 내용의 구성에 있어서 특정한 후보자나 정당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적혀있다.

이제 50여 일 뒤인 5월 9일에는 대선 투표가 실시된다. 이에 20일부터 언론단체들이 모여 구성한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2017 대선미디어감시연대’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효종)도 선거방송심의위원회를 출범해 본격적인 대선 보도 감시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제까지 'KBS의 보도는 공정하다’고 주장해오던 간부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KBS 시사·토론 프로그램에서 '막말 패널'이 사라질 것이란 기대를 하기 어려운 이유다. 

지난해 청와대의 KBS 보도 개입이 드러난 이후에도, 7월 18일, KBS 보도본부 국·부장단 일동 31명은 “KBS 뉴스는 결코 정파성을 띠어서는 안 된다. KBS는 KBS다. 정파성을 분명히 하는 일부 신문방송과는 다르다. 우리 뉴스는 균형감을 갖고 중립적으로 나아가야 한다. KBS 기자 스스로가 우리 뉴스를 폄훼하는 것은 ‘자신이 마시는 우물에 침을 뱉고 돌을 던지는 행위’”라며 “노조나 협회, 편향된 기자들의 압력과 공포에서 벗어나 KBS 기자로서의 자존심을 지켜야 할 때”라고 말하기도 했다. <생방송 일요토론>을 비롯해 현재 <KBS 대선후보 경선토론>을 진행하는 박영환 취재주간도 ‘정상화모임’의 구성원이다. 

고대영 KBS 사장은 지난 3월 3일 열린 공사창립 44주년 기념사 중 “KBS 뉴스는 탄핵정국 속에서 우리사회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KBS의 미래가 밝다”고 평했다. 

*위 기사에 대한 <일요토론> 박진범 PD가 전해온 [반론보도문]을 아래에 게재합니다.

 

[반론보도문] PD저널기사와 토론 프로그램의 역할
박진범 KBS <생방송 일요토론> 연출

PD저널 기사 <공영방송 KBS ‘막말’ 패널…대선 보도까지 이어질까>는 3/20일자 PD저널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으로서 토론프로그램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부족과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 독자들이 오해를 일으킬 소지를 없애기 위해 KBS<생방송 일요토론>의 연출자로서 이를 바로 잡고자 합니다.


토론프로그램은 사회 각계·각층의 상이한 입장과 이해관계를 공론의 장에 올림으로서 해결을 모색함과 동시에 민주사회 다양성의 가치를 구현하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는 상대방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 바탕이 되어 있습니다. 이 글은 부제로 제시된 “정치적 편향성 대놓고 드러내는 패널, 제지하지 않는 진행자”를 볼 때 정치적 편향성을 가진 사람들은 패널로서 자격이 없고, 나오더라도 자신의 편향성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보입니다. 이는 토론 프로그램에 대한 몰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토론프로그램에서 균형은 패널상호간의 균형으로 찾아야 합니다. 모든 패널들이 모두 특정 성향이거나, 최소한의 균형이 맞지 않을 경우 대담이나 좌담은 될 수 있어도 토론은 성립하지 않는 것입니다.

3월 5일 <생방송 일요토론> ‘탄핵심판, 쟁점은 무엇인가?’ 편에서는 탄핵을 반대하는 측으로 송영길 전 인천시장, 김경진 국민의당 탄핵소추위원, 탄핵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손범규 대통령 대리인단 변호사가 패널로 나왔습니다. 양측 모두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논객입니다. 편향된 패널을 언급했는데, 토론 프로그램은 서로 다른 의견이나 입장을 가진 패널이 나오는 것이 기본입니다. 특정 이념을 가진 사람의 입장에서는 상대 진영 패널의 발언이나 주장이 귀에 거슬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토론프로그램에 한쪽 성향의 논객들만으로 채워야 할까요? 혹시 또 다른 블랙리스트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인가요?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성의 가치는 특정 성향과 결부되어 있는 제한적인 가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기사에서 언급된 부분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방송은 해당주제로 흘러가지 않았고…”,

이날 프로그램의 주제는 ‘탄핵심판, 쟁점은 무엇인가’이고 탄핵심판의 쟁점은 모든 것이 탄핵인용여부로 수렴됩니다. 양 측은 65분동안 날선 공방으로 긴장을 이어갔고, 이로 인한 시청자들의 몰입으로 인해 6%(AG닐슨, 수도권)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잠시라도 ‘탄핵인용여부’와 관련 없는 논의는 없었는데, 해당 주제로 흘러가지 않았다고 표현한 것은 그 근거조차 추측하기 어렵습니다. 도대체 어떤 것이 ‘해당 주제’란 말인가요?


“(김문수 전 지사와 손범규 변호사의) 주장이 끊임없이 반복됐다”, “두 친박세력의 주장만이 난무했고, 상대편인 송 전시장과 김경진 의원은 이에 대한(대하여의 오타로 보임) 반박하다가 방송을 끝낼 수 밖에 없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 <생방송 일요토론>이 김문수, 손범규 두 패널의 발언과 주장이 횟수나 시간 분량상으로 훨씬 압도적이었던 것처럼 여겨집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닐뿐더러 프로그램을 제대로 본 시청자라면 패널간 공평한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이 프로그램에 대하여 토론의 방향이 일방적으로 흘러간 것처럼 느껴진다면 그것은 송영길, 김경진 두 패널이 제 역할을 못했다는 것이고, 그것은 대표적인 진보·야권 논객인 두 사람에게 모욕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표현입니다.


“진행자는 이들(김문수, 손범규) 발언에 대해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토론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한쪽 주장의 옳고 그름을 판정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진행자의 주요역할은 전체적으로 패널간 공평한 기회를 주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당일 생방송 프로그램 중에 패널간 균등한 기회가 부여됐고, 토론 후 이 부분에 대해서 문제가 제기된 것은 전혀 없습니다.

 


‘지상파의 위기’를 이야기 합니다. 지상파 방송사의 시사토론 프로그램 역시 힘든 상황을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종편에서 하는 소위 ‘녹화형 시사토론’ 프로그램이나 MC와 고정패널의 개인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토론에 대응해 <생방송 일요토론>은 정통시사토론의 품격을 지켜가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로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습니다. 연출자로서 프로그램을 보시는 분들께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프로그램은 프로그램 그 자체로만 봐달라는 점입니다. 다른 요소들이 개입되어 평가되고 재단될 때, 지상파 토론프로그램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20년이상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곳에서 발행하는 저널에 딴지를 거는 모양새가 되어버렸지만, 미디어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맡은 글이든 아니면 프로그램이든 그것이 공표될 때 가지는 무게와 파장을 좀더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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