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미달’ TV조선 조건부 재승인…“또 봐주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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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뒤에 가려진 채널A, ‘TV조선과 100점 차이’ JTBC

종편의 운명이 결정됐다. 비공개로 진행됐던 심사 직후부터 점수 미달로 논란이 일었던 TV조선은 3년 조건부 재승인을 허가받았다. 채널A와 JTBC는 재승인 기준 점수를 충족해 각각 3년, 3년 8개월 재승인을 받았다. 의결은 끝났지만 점수가 미달된 TV조선 재승인에 대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는 24일 오전 회의를 열고 TV조선, 채널A, JTBC 등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3사에 대한 재승인을 의결했다.

재승인 심사 결과 총점 1000점 중 TV조선은 625.13점, JTBC는 731.39점, 채널A는 661.91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법상 재승인 기준 점수는 650점이다. TV조선과 채널A의 유효기간은 2020년 4월 21일까지, JTBC의 유효기간은 2020년 11월 30일까지다.

▲ 2017년도 종편PP 재승인 심사 결과 ⓒ방송통신위원회

방통위 “예외적 ‘엄격 조건’ 부여”…시민사회 “재승인 취소해야”

650점을 충족시키지 못한 TV조선에 대해서는 ‘조건부’ 재승인이 결정됐다. 방통위는 “예외적인 엄격한 재승인 조건”이라고 명시했지만, 시민 사회에서는 이 역시 '봐주기'라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방통위가 TV조선에 부과한 조건은 △사업계획서 및 추가개선계획 성실 이행(변경시 방통위 승인 필요) △방송 품격제고 계획(생방송 시사 관련 프로그램 축소, 한 프로그램이 1년 이내 법정제재 3회 받을 경우 프로그램 폐지, 타종편서 제재받은 진행자 및 출연자 출연 배제 등) 준수 △심의 법정제재 매년 4건 이하로 감소 △심의 준수 위한 객관적이고 투명한 검증기구 구성·운영 △심의 법정제재가 진행자 및 출연자로 인해 이뤄진 경우 해당 진행차 및 출연자의 모든 프로그램 출연정지 △뉴스, 탐사보도, 시사논평, 토론·대담 프로그램 비율은 사업자가 제출한 개선계획(보도분야 28%, 뉴스, 탐사보도, 시사논평 32.6%)대로 축소 △연도별 콘텐츠 투자금액 사업자가 제출한 개선계획대로 준수 등 7가지에 달한다.

이중 심의 법정제재 매년 4건 이하, 심의제재 해당 진행자 및 출연자 출연 배제, 검증기구 운영, 뉴스·탐사보도·시사논평·토론대담 프로그램 비율 준수 등에 관한 사항은 6개월 단위로 점검하기로 결정했다. 점검 결과 재승인 조건을 준수하지 않은 경우 시정명령을 하고, 또다시 위반한 경우에는 업무정지와 청문 절차를 거쳐 재승인을 취소하게 된다.

방통위원들은 지난 22일 TV조선에 대한 청문 실시 결과 사업자의 개선 의지가 강해, 재승인 취소가 아닌 조건부 재승인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칙에 따라 기준 점수 미달 방송사는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해오던 시민사회는 조건부 재승인 역시 ‘봐주기’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TV조선의 경우 지난 2014년 재승인 심사 당시에도 불공정 논란, 사업계획서 불이행 등으로 인해 재승인 조건을 부과받았지만 개선한 점이 없고 오히려 악화됐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불거진다. 무엇보다 보도공정성 부문에 있어 TV조선은 지난 3년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법정제재 건수가 매년 18건, 21건, 14건에 달했다.

▲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가 2월 28일 오전 방송통신위원회가 위치한 과천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통신위원회를 향해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를 ‘똑바로’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에 언론단체와 언론시민단체 등이 결성한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TV조선은 6일 의견 청취와 22일 청문에서 오보·막말·편파방송 개선, 시사보도 프로그램 편성 축소, 콘텐츠 투자계획 확대를 약속했지만 이는 3년 전에도 내놓았던 ‘공수표’”라고 지적하며 “우리는 TV조선 뿐 아니라 TV조선과 한통속이 된 방통위를 규탄하며 앞으로 TV조선 퇴출은 물론, 방통위 개혁을 위해 싸워나갈 것임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고삼석 방통위원 역시 “방통위가 협의체기구이기 때문에 논의결과를 반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625점을 받은 TV조선과 채널A, JTBC를 동일하게 재승인해준다면 재승인제도를 해야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 위원은 “이미 종편에 대해선 지난 2014년 재승인 심사에서 한차례 기회를 줬었다. 이번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시청자 의견 3만 2천 건 중 95%가 종편이 잘못하고 있다며 재승인을 취소해달라고 했다. 보수진보 진영 논리를 떠나서 다수 시청자가 재승인하지 말라고 요구한다면 거기에 방통위가 답해야 한다. 개인적 입장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TV조선 뒤에 가려진 채널A, ‘TV조선과 100점 차이’ JTBC

일부에서는 TV조선의 점수 미달 논란이 채널A의 ‘턱걸이 합격’을 가려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채널A 역시 그동안 TV조선 못지 않게 방송의 공적책임과 공정성, 보도편성 비중 부분에서 끊임없이 잡음이 일었다. 방심위 법정제재 건수도 지난 3년간 10건, 13건, 9건에 달해 결코 적지 않았다.

이번 재승인 심사 결과에서도 채널A는 방송의 공적책임 부분에서 총점 210점 중 124.85점으로 59%를, 방송 기획·편성·제작 및 공익성 부분에서 총점 190점 중 109.70점으로 58%를 획득해 과락을 겨우 넘어선 수준이었다. 심사 총점 역시 661.91점으로 기준 점수 650점을 턱걸이로 넘어섰다.

심사위원들은 채널A에 대해 “오보막말편파 심의조치 건수가 비교적 많고 이행실적도 저조하나 향후 실행계획은 평가할만 하다”고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방통위에서는 채널A에 △방송프로그램 품격제고 계획 준수 △심의 법정제재 매년 4건 이하로 감소 △심의 준수 위한 객관적이고 투명한 검증기구 구성·운영 △뉴스, 탐사보도, 시사논평, 토론·대담 프로그램 매년 전체 34% 이내로 편성 △연도별 콘텐츠 투자금액 사업계획서대로 준수 등의 조건을 부과했다.

다만 TV조선과 같이 6개월마다 이행실적을 점검하고 불이행시 시정명령을 내리는 등의 조치가 취해지지는 않기 때문에, 재승인시 부과한 조건이 유명무실해지지 않도록 지켜봐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뉴시스

반면 JTBC는 총점 731.39점으로 TV조선과 100점 이상 차이를 드러냈다. 심사의견에서도 “방송의 공적책임과 공정성 확보를 위한 실적과 계획이 우수하며 보도 프로그램 품질 제고에 노력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보도-교양-오락 프로그램의 편성이 타사에 비해 균형이 있다고 판단된다. 콘텐츠 투자 실적 및 향후 계획을 볼 때 과감하고 적극적인 콘텐츠 개발 의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며 타종편과 달리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김재홍 방통위 부위원장은 “JTBC의 공적책임 실적이 우수하다. 타사에 비해 균형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JTBC에 대해선 인센티브를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TV조선과 채널A와 달리) 3년 8개월을 허가하는 건 보상이라도 봐도 된다”고 밝혔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이번 재승인 심사가 단순히 재승인 의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종편의 본래 취지를 찾아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법정제재가 많았던 종편으로서는 (방통위가 제시한 조건이) 환골탈태하는 조건으로, 새롭게 출발하지 않으면 지키기 어려운 조건이다. 철저하게 지켜야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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