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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출연자 퇴출‧방송 폐지 초강수…“마지막 기회”

조건부 재허가 승인 이후 결정…방심위 “만시지탄” 하수영 기자l승인2017.03.30 17: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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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로부터 3년의 조건부 재승인을 받은 TV조선이 재허가 조건으로 스스로 내걸었던 추가개선계획을 공개했다. 추가개선계획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효종, 이하 방심위)로부터 심의‧제재를 받은 적 있는 시사‧토론프로그램의 폐지, 출연자‧진행자 교체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TV조선 측은 지난 29일 오후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이하 방송소위)에서 진행된 <최희준의 왜?> 1월 5일 방송 심의 중 “지난 금요일(24일) 방통위로부터 재허가를 받으면서 회사 내부에서 상당한 위기감을 갖고 여러 가지 제도적 대책을 강구했다”며 “방심위로부터 3번 이상 제재를 받은 프로그램은 폐지하고(삼진아웃제), 진행자나 출연자의 경우엔 한 번이라도 제재를 받으면 퇴출시키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희준의 왜?> 1월 5일 방송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사드배치 논의 차 방중한 일과 관련해 ‘조공 바치러 가서 머리를 땅에 박고 조아렸다’고 하거나 ‘야당 의원들이 중국 식민지가 되겠다고 자청하며 사대 매국 외교를 한 꼴’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정치인과 정당인을 폄하했다’는 민원에 의해 방송소위 안건으로 상정됐고,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 제5항 위반 여부를 29일 방송소위에서 심의했다.

▲ TV조선 '최희준의 왜?' 1월 5일 방송 캡처. TV조선은 최근 이 방송의 폐지를 결정했다. ⓒTV조선

심의 결과, 방심위원 전원 합의로 행정지도인 ‘권고’가 결정됐다. ‘충분히 법정제재를 받을 만하다’는 야권 추천 위원들의 의견도 있었으나, 방송 중 ‘더불어민주당이 소통하는 정당이라면 (정당, 정치인에 대한) 일부 비판적인 반응도 귀 기울여 달라는 앵커 멘트가 있었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과정 중 하나였을 뿐’이라는 여권 추천 위원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행정지도 선에서 그쳤다.

사실 해당 방송이 법정제재보다 낮은 행정지도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TV조선 측이 방심위에 출석해 공개한 추가개선계획의 영향이 더 컸다고 해도 무방하다. TV조선 관계자가 여러 가지 개선책을 공개하자 방심위원들 대다수가 ‘TV조선의 새로운 자구노력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 ‘앞으로 방심위에서 뵐 일이 없겠다’, ‘TV조선의 개선 의지를 존중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TV조선 관계자가 29일 방송소위에서 공개한 개선 방안에 따르면, 우선 TV조선은 <최희준의 왜?>, <고성국 라이브쇼>, <이봉규의 정치 옥타곤> 등 3개 시사‧토론 프로그램의 폐지를 최근 결정했다. 세 개 프로그램 모두 거의 매주 방심위에 안건으로 상정되다시피 하는 방심위 ‘단골’ 프로그램들로, 이들 프로그램은 4월초께 폐지될 예정이다.

특히 <고성국 라이브쇼>는 이전의 <박종진 라이브쇼>가 첫 방송 석 달 만에 3회의 법정제재를 받고, 진행자 박종진이 TV조선 이전에 채널A에서도 10회 이상의 방심위 중징계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자 진행자만 교체해서 유지하던 것을 이번에 완전히 폐지하기로 한 것이다.

▲ TV조선이 최근 폐지를 결정한 프로그램들. 왼쪽 위 부터 시계 방향으로 '박종진 라이브쇼', '고성국 라이브쇼', '이봉규의 정치 옥타곤', '최희준의 왜?' ⓒTV조선

이렇게 TV조선이 퇴출시킨 진행자나 출연자는 비단 박종진 전 앵커뿐만이 아니다. 아예 한 번이라도 방심위의 심의‧제재 대상이 된 출연자(패널)들 모두를 과감히 퇴출시키기로 한 것이다. 29일 방송소위에 의견진술자로 출석한 TV조선 관계자는 “TV조선뿐만 아니라 타 종편(종합편성채널)이나 타 방송사에서 출연금지가 된 인사를 포함해서 문제가 있는 출연자는 저희가 많이 걸러내고 영구출연정지 시킨 바 있다”며 “앞으로는 외부 패널을 가급적 줄이고 <조선일보>와 TV조선의 논설위원‧기자들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도 이번 퇴출 대상에 포함됐다. 류 전 주필은 2월 3일 <엄성섭‧유아름의 뉴스를 쏘다>에 출연해 “(안희정 충남지사는) 명쾌함이라든가 언어 구사 능력, 수사 조작 능력, 이게 월등히 문재인 씨보다 높아요. 문재인 씨가 3학년이라면 안희정 씨는 한 5학년 정도는 나는 되는 것 같아요”, “3류 좌파가 하는 것보단 1류 좌파가 하는 게 훨씬 낫겠죠” 등의 발언을 했다. 이 방송은 ‘특정 정치인의 품위와 명예를 훼손했다’는 민원에 의해 29일 방송소위에 상정됐고, 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 제5항 위반으로 행정지도인 ‘권고’ 조치를 받았다.

TV조선은 보도‧시사토론 프로그램 편중성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그 동안 TV조선에 대해 ‘다른 종편에 비해 보도‧시사토론 프로그램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한 프로그램 안에서도 정치 부분 비중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방통위도 TV조선에 대해 “종합편성채널인 만큼 보도프로그램 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 편성에 힘 써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실제로 <PD저널> 이전 보도에 따르면, TV조선은 2012년엔 38%, 2013년엔 48.2%의 보도프로그램을 편성했고, 윤성옥 경기대 교수는 2014년 11월 연구를 통해 ‘11월 2주간 JTBC가 뉴스‧시사 프로그램을 2725분 편성한 데 반해 TV조선은 5100분을 편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TV조선 관계자는 “저희도 방심위에서 많은 지적을 받은 부분이 정치 분야라고 판단했다. 특히 오후에 하는 <엄성섭‧유아름의 뉴스를 쏘다>같은 경우 그랬다”며 “이런 문제의 소지가 있었던 것을 (앞으로는) 지양하고, 정치 분야 아이템을 축소할 것이다. 아이템을 다변화해서 정치뿐 아니라 국제‧문화‧경제‧스포츠 등 다양한 장르를 (TV조선) 프로그램을 통해 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 정치 아이템을 만들 때도 앞으로는 출연자 배분을 여야, 정당 가리지 않고 똑같이 분포하도록 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이런 여러 조치를 뒷받침하고 수행하기 위해 심의실을 대폭 강화하고 출연자를 포함해 전사적으로 교육을 진행 중이다. 출연자와 진행자를 대상으로 자료도 배포해 방송 전부터 필히 숙독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런 조치들은 저희 회사 생존 차원에서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이런 강도 높은 조치를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앞으로는 (TV조선 방송으로 인한) 방심위 민원을 제로로 만들라는 사장의 엄명이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 종합편성채널 'TV조선' 로고 ⓒTV조선

‘옴부즈맨’ 시행 이후에도 방심위에 TV조선 민원 끊이지 않아…“TV조선, 계속 노력해야”

TV조선의 이런 조치들에 대해 방통위와 방심위에서는 일단 환영 의사를 보였다. 방통위의 한 여권 추천 위원은 “(TV조선의) 추가개선계획은 어떤 종편보다 막말, 오보, 편파 방송을 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희망조건이다. 모든 종편이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고, 29일 방송소위에서 안건으로 올라온 TV조선 방송에 대해 법정 제재를 주장하던 방심위 야권 추천 위원들도 TV조선이 내놓은 추가개선계획을 참작해 제재 수위를 낮추자는 여권 추천 위원들의 주장에 동의했다.

그러나 TV조선의 개선 방안이 앞으로 얼마나 잘 지켜질지, 그 동안 막말·편파 방송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TV조선의 방송이 얼마나 개선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이미 2017년 초부터 TV조선의 한 관계자가 방심위에 출석해 ‘자체 심의제도인 바로 옴부즈맨 제도를 2월 1일자로 시행한다’는 사실을 수차례 강조했고 실제로 TV조선 방송 중 여러 번 바로 옴부즈맨 자막이 등장했지만, 2월 1일 이후로 방송된 TV조선 방송 6건이 이미 방심위 안건으로 올라 행정지도 이상의 조치를 받았기 때문이다.

방심위 야권추천 윤훈열 심의위원은 “TV조선의 노력에 대해 높이 평가하나 만시지탄”이라며 “방송이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하고, 이런 게 강화되는 건 중요하다 생각하지만 (지나치게) 비틀고 꺾고, 이런 여러 가지 품격 떨어지는 것들이 문제다. 앞으로는 좋은 일로 뵙기를 바란다”며 TV조선의 지속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방통위는 지난 24일 TV조선에 대해 ‘오보·막말·편파 방송에 따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법정제재 건수를 연 4건 이내로 유지하거나 줄이라’는 조건과 함께 2020년 4월 21일까지 조건부 재허가를 결정했다. 2016년에만 총 16건의 법정제재를 받았던 TV조선에겐 쉽지 않은 과제일 수 있다. 그러나 TV조선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반드시 해 내야만 한다.


하수영 기자  hsy0710@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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