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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의 눈] 스와핑 파문 그 후

이윤민l승인2003.11.06 10:5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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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스와핑(swapping)의 광풍이 온 사회를 흔들어 놓았다. 한동안 어디를 가나 스와핑 이야기였고, 신문이나 잡지도 이를 특집으로 앞 다퉈 다루며 우리 사회의 타락한 성윤리를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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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스와핑 보도는 단기간에 사회적인 의제 설정(agenda setting)에 성공한 흔치 않은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이 엄청난 특종에 대한 몇 가지 의문점들이 풀리지 않은 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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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보도는 정확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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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가 나간 후 일부에서 진위 여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mbc의 <아주 특별한 아침>과 sbs의 <세븐데이즈>간의 공방은 어떠한 사실 규명 없이 변죽만 울린 채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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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안의 남녀들은 정말 부부들이었나?, 정말 우리 사회에 6000여 쌍(1만 2천 여명)이나 되는 스와핑족이 있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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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지의 다음 기사를 접하면, 의문은 당혹스러움으로까지 변한다. 한 방송사가 스와핑 장면이라고 공개한 경기 이천의 한 펜션에서 벌어진 남녀 간 성관계 역시 스와핑이라기보다는 집단섹스에 가깝다. 방송사측과 경찰측은 스와핑이라고 볼 만한 근거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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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알려진 것과 달리 이 펜션에서 집단 성행위을 벌인 사람들의 신원을 파악하지 않았다.(주간동아 10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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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파문이 큰 사건일수록, 보도의 정확성 여부는 더욱 중요해진다. 이번 스와핑 파문은 단지 개인의 성적 취향에 대한 추상적이며 철학적인 논쟁은 결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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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엔 사회 곳곳으로 독버섯처럼 퍼져가는 변태적 성행위에 대한 위기의식이라는 사회적 함의가 들어있다. 다시 말해, 사회적 현상이라는 사실(fact)에 기반한 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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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이번 스와핑 보도가 정확하지 않았다면, 우리 사회는, 부풀려진 사실에 전체 언론이 호들갑을 떨면서 하지않아도 될 쓸데없는 걱정에 신문 지면과 방송 시간을 낭비한 결과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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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스와핑 영상은 왜 사전 배포됐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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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도의 특징은 실제 방송보다는 오히려, 방송도 나가기 전에 스포츠, 연예 신문을 중심으로 나온 기사들이 더욱 선정적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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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러 신문에 실린 사진들은 외주제작사 측이 사전 배포한 자료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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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정적인 스와핑 장면은 왜 사전 배포됐을까?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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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사전홍보를 위해, 관련 사진을 배포하는 경우도 있지만, 민감한 시사 문제를 다룰 때는 아예 홍보나 예고를 생략하는 등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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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우처럼, 개인 사생활 침해의 여지가 있는 경우라면, 실수에 의한 유출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을 텐데, 이를 사전 배포까지 했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되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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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경찰측이 영상을 배포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도, 자신이 촬영한 테이프를 경찰에 넘겨줘 사전 배포되게 하는 것은 pd라면 적극 막았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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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스와핑 취재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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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스와핑 용의자들을 잡고 보니 처벌할 법규가 없다고 했다. 범법인지 아닌지 상관없이 무조건 잡아들이고 보는 태도는 어이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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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언론도 위법행위만 취재해야 하는 걸까? 물론,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법적 테두리 안에서만 취재해야 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상 취재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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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pd들의 고민은 시작된다. 위법하진 않지만 사회적으로 관심을 갖고 파헤쳐야 할 일도 있고, 권력 비리를 밝혀내기 위해 명예훼손을 감수하고 취재를 감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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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취재방식은, 윤리적으로는 합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교적 공인의 사생활에 대한 취재가 자유로운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사적 공간의 침범은 용인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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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개인의 사생활은 철저히 보호되고 있다. 이번 스와핑 보도도 개인의 사생활 보호라는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남겼다. 우리의 카메라는 사회 정의를 지켜내기 위한 감시 기능에 충실해야 하지만, 개인의 사생활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빅 브라더(big brother)가 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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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핑 파문은 지나갔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그 파문이 남긴 문제점들을 차분히 짚어보는 것이다. 왜냐하면, pd 누구도 이러한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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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의 상업적 측면만이 강조되는 극한 시청률 경쟁 구도-심지어 외주사에게 단 한 회분 시청률이 다른 외주사보다 낮다고 다음주 방송을 쉬게 하는 비윤리적인 경쟁구도-에서는, pd의 취재윤리와 시청률을 스와핑하라는 구조적 압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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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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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제작본부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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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민  pdnet@pdne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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