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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벚꽃’, 이 봄 다시 장범준인 이유

[리뷰] 벚꽃 연금? 우리가 잘 몰랐던 아티스트 장범준 표재민 기자l승인2017.04.06 11: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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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다큐멘터리가 아닌 대형 스크린에서 관객을 만난다. 유 PD는 자신의 장기대로 장범준이라는 인물을 거창하게 포장하기보다는 느긋하게 따라가며 우리가 잘 몰랐던 장범준을 보여준다. ⓒ 진진

이 봄, 다시 ‘벚꽃엔딩’이고 다시 가수 장범준이다. 장범준의 음악 세계를 담은 인물 다큐멘터리 영화 <다시, 벚꽃>(감독 유해진, 기획 문화방송, 제공 배급 ㈜영화사 진진)이 6일 베일을 벗었다.

 

이 영화는 MBC <휴먼다큐 사랑>을 연출하며 인물 다큐멘터리에 잔뼈가 굵은 MBC 유해진 PD가 연출했다. 유 PD는 2006년부터 <휴먼다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너는 내 운명’, ‘안녕 아빠’, ‘풀빵 엄마’, ‘엄지공주 엄마가 되고 싶어요’, ‘해나의 기적’ 등을 안방극장에 전하며 우리를 어지간히 울렸다. <휴먼다큐 사랑>은 가족이라는 든든한 울타리를 형성하며 인생의 고난을 헤쳐나가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인물 다큐멘터리다. 매년 5월마다 MBC가 방송하는데 유 PD는 그중에서도 생사를 넘나드는 가족들의 희망과 슬픔을 담으며 큰 감동을 안겼다.

▲ 음악은 일기를 쓰는 것이라는 장범준이 별수롭지 않게 던진 이 한 마디는, 일상 그대로를 노랫말로 담아 공감을 얻어내기에 그의 음악이 사랑받는 원천이다. 꾸미지 않고 솔직하게 말을 하듯이 노래를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벚꽃>은 전한다. ⓒ 진진

그는 '너는 내 운명'으로 2007년 반프월드페스티벌 심사위원특별상, '풀빵엄마'로 2010년 한국방송사상 최초로 국제에미상을 수상했다. 유 PD가 이번에 주목한 인물은 장범준이다. TV 다큐멘터리가 아닌 대형 스크린에서 관객을 만난다. 유 PD는 자신의 장기대로 장범준이라는 인물을 거창하게 포장하기보다는 느긋하게 따라가며 우리가 잘 몰랐던 장범준을 보여준다.

인물 다큐이자 감성적인 장범준의 노래가 간간히 울려퍼지는 음악 다큐인 작품이다. 유 PD가 내놓는 <휴먼다큐 사랑>처럼 눈물을 쏙 빼는 일은 없지만 아쉽지 않다. 장범준이라는 가수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이자 더 발전된 장범준을 기대하게 만드는 인물 다큐로서의 이룰 수 있는 성과는 충실히 챙겼다.

 

2011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3>에서 밴드 버스커 버스커로 세상 밖에 나온 장범준. 매년 봄마다 음원차트 상위권에 어김없이 등판할 정도로 사랑받는 ‘벚꽃엔딩’의 원작자이자 가수다. 감수성을 자극하는 목소리와 선율, 빠르게 흘러가는 요즘 분위기와 역행하지만 그래서 더 정감이 가는 일상을 담은 가사가 상징이다. 1980년대 감성을 충족시키는 노래들, 흔히 '아날로그 감성'이라고 장범준을 지칭한다. 이제 막 30대에 진입한 장범준의 노래가 남녀노소의 큰 사랑을 받는 이유다.

 

‘벚꽃엔딩’뿐 아니라 ‘여수 밤바다’ ‘처음엔 사랑이란 게’ ‘정말로 사랑한다면’ ‘꽃송이가’ ‘사랑에 빠졌죠’ ‘빗속으로’ 등 그가 작사 작곡한 노래들은 물론이고 선배 가수가 부른 ‘회상’ ‘동경소녀’ ‘막걸리나’ 등을 다시 히트곡으로 만들어놓는 대중성이 높은 가수이기도 하다.

▲ ‘벚꽃엔딩’뿐 아니라 ‘여수 밤바다’ ‘처음엔 사랑이란 게’ ‘정말로 사랑한다면’ ‘꽃송이가’ ‘사랑에 빠졌죠’ ‘빗속으로’ 등 그가 작사 작곡한 노래들은 물론이고 선배 가수가 부른 ‘회상’ ‘동경소녀’ ‘막걸리나’ 등을 다시 히트곡으로 만들어놓는 대중성이 높은 가수이기도 하다. ⓒ 진진

방송 활동을 하지 않고 대중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공연과 음악 제작에만 몰두하는 이 가수는 ‘벚꽃엔딩’으로 거액의 저작권료를 받기 때문에 ‘벚꽃 연금 수익자’라는 부러움 섞인 목소리를 듣는다. 너무 젊은 나이에 일찍 성공해서 편안하게 노래 부르며 고민 없이 사는 것이 아니냐는 시기 어린 시선, 솔직하고 자유분방한 성격 탓에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굳이 맞지 않는 방송에 출연하지 않아도 먹고 살 만큼 번다고 말하는 이 가수의 진중한 속마음이 <다시, 벚꽃>에 담겨 있다.

 

영화는 그가 버스커 버스커라는 안정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길을 저버리고 솔로 앨범을 발표했지만 대중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 채 2집 앨범을 준비하던 2015년부터 시작된다. 결과적으로 음악적 완성도를 높여 대중성까지 사로잡은 2집 앨범의 성공까지, 장범준의 이야기는 99분간 펼쳐진다. 유 PD는 장범준이 음악 작업을 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담백하게 다루며 인간 장범준, 가수 장범준의 가치관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담았다.

 

음악은 일기를 쓰는 것이라는 장범준이 별수롭지 않게 던진 이 한 마디는, 일상 그대로를 노랫말로 담아 공감을 얻어내기에 그의 음악이 사랑받는 원천이다. 꾸미지 않고 솔직하게 말을 하듯이 노래를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벚꽃>은 전한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아서 다른 음악가들과의 대화에 막힘이 있지만, 오히려 틀이 정해져 있지 않은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으로 승화한 노력파 ‘싱어송라이터’다. 더 많이 연구하고 더 많이 몰두해 부끄럽지 않은, 더 발전된 음악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욕심 많은 장범준인 것.

▲ 늘 진심을 다해 노래하기에, 대중 앞에 설 때 깊은 책임감을 갖고 노래하기에, 다시 찾아온 이 봄 장범준의 ‘벚꽃엔딩’이 강렬하게 울려퍼지는 게 아닐까. ⓒ 진진

운이 좋아서 어쩌다 성공한 게 아니었다. 밤낮없이 수많은 음악을 만들고 ‘음악이 즐거운 일상이 되길 바란다’는 다짐 속에 끊임 없이 일상을 노래로 기록하며 즐기는 그의 노력이 펼쳐졌다. “음악으로 돈 버는 게 겁난다”면서 노래를 즐기면서 부르는데 경제적으로 여유를 갖출 수 있게 된 것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었다. 또래의 청춘들, 자신처럼 음악으로 돈을 벌고 싶어하는 또래의 가수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길까봐 걱정하는 모습까지. 자신의 성공이 디딤돌이 되고 희망이 되길 바라며 음악 하는 지인들을 끌어올리는 역할까지 하고 있었다.

 

아마추어 음악가들과 협업하고, 경제적 지원도 아끼지 않으며 음악으로 돈을 벌 수 있게, 노래를 즐기면서 할 수 있게 돕는 깊은 생각을 가진 청년이었다. 툭툭 내뱉는 다소 정제돼 있지 않은 표현 방식 탓에 다소 철딱서니 없는 가수로 보일 수 있지만 모두 오해였다. 3개월을 매달려 내놓은 앨범이 음원차트 1위를 하자 눈물을 글썽이기도 하고, 장범준의 음악이 발전됐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음악적인 욕심을 드러내는 이 가수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강렬했다.

수다를 쏟아내는 성격이 아니라 영화는 주로 그가 고민하며 음악을 하는 일상을 전한다. 스쳐지나가듯 털어놓는 진심은 장범준의 음악이 왜 대중에게 크게 소구하는지를 알 수 있게 했다. 늘 진심을 다해 노래하기에, 대중 앞에 설 때 깊은 책임감을 갖고 노래하기에, 다시 찾아온 이 봄 장범준의 ‘벚꽃엔딩’이 울려퍼지는 게 아닐까.


표재민 기자  jmpy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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