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 띠 편성’, 막장 종편 뉴스 ‘때깔 좋은’ 고급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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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진행과 구성, 그리고 패널까지...종편이 부러웠나

▲ 뉴스로 저급한 시청률 장사를 하는 종합편성채널의 길을 더 이상 추락할 곳도 없다는 MBC가 하다 하다 ‘붕어빵’ 프로그램을 내놓은 셈이다. ⓒ 방송화면 캡처

예상대로 ‘품격 있는 젊은 뉴스’는 없었다. 다만 종합편성채널이 오후 내내 주구장창 틀어대는 ‘막장 뉴스’의 화면만 예쁜 고급판이었다.

 

MBC가 야심차게 내놓은 새 뉴스 프로그램 <뉴스 M>이 10일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전파를 탔다. 이 프로그램은 오후 5시 <이브닝 뉴스> 전에 또 다시 뉴스를 편성하며 오후 내내 뉴스만 배치하는 종합편성채널의 ‘뉴스 장사’를 따라하는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았다.

 

종합편성채널인 TV조선, MBN, 채널A는 제작비가 적게 들지만 시청률은 안정적으로 나오는 일명 ‘가성비 좋은’ 뉴스 프로그램을 전진 배치해 종합이 아닌 보도 전문 채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이들 방송사는 ‘뉴스쇼’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킬 정도로 자극적이고 왜곡, 편파 보도와 분석으로 ‘막장 뉴스’라는 비판을 받았다. 뉴스로 저급한 시청률 장사를 하는 종합편성채널의 길을 더 이상 추락할 곳도 없다는 MBC가 편승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이후 정권 친화적인 왜곡, 편파 보도로 공정성과 신뢰성을 잃은 MBC가 공영방송의 마지막 자존심을 버리고 종합편성채널의 ‘막장 뉴스 장사’를 의식해 이 같은 ‘뉴스 띠 편성’을 한 것이라는 비아냥을 받을 만 하다.

 

첫 방송된 <뉴스 M>은 젊은 아나운서인 엄주원을 단독 진행자로 세운 것을 제외하고 기존 종합편성채널 오후 뉴스 프로그램과 차별점이 없었다. 심지어 TV조선과 마찬가지로 상단 꼭지 자막을 빨간색으로 통일해 보수 성향의 노년층을 노골적으로 사로잡겠다는 MBC 보도본부의 얄팍한 편성 전략이 엿보였다.

 

김장겸 새 사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품격 있는 젊은 뉴스’가 뉴스 프로그램 시작 전 시청자들에게 의미 없게 전달되는 가운데, MBC의 거창한 포장과 달리 품격도 젊지도 않은 뉴스 프로그램이었다.

 

<뉴스 M>은 연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대놓고 꼬투리를 잡으면서, 문재인 후보의 반대 진영에 있는 후보들을 추켜세우는 일에 매몰된 기존 MBC 뉴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영방송의 공정성 의무를 저버리는 편향적인 시각이 다분한 뉴스와 분석이 차고 넘쳤다.

 

해외 소식을 전한 ‘글로벌 인사이트’를 제외하고 ‘오늘의 뉴스’, ‘여의도는 지금’, ‘이슈 M 토크’ 등 대부분의 꼭지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 상승과 그로 인한 문재인 후보를 향한 우려의 시선으로 채워졌다. 어차피 현재 대부분의 뉴스를 '문재인 때리기'로 채우고 있는 MBC의 추가 전파 낭비다. MBC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본격적인 대선 정국에 들어선 후 문재인 후보 꼬투리 잡기에 치중해왔는데 이 프로그램 역시 ‘문재인 걸고 넘어지기'로 1시간을 채웠다.

▲ 그날의 뉴스 중심에 있는 대상자를 만나겠다는 ‘여의도는 지금’은 문재인 후보 캠프 특보 단장인 민병두 의원이 출연했지만 연신 논란에 대한 질문만 하고 정작 민 의원이 문재인 후보 아들 특혜 의혹에 대해 해명하려고 하자 “여기까지 듣겠다”라며 말을 끊어 문 후보 관련 논란만 키우고 해명을 듣지 않는 기존 MBC 뉴스 프로그램들의 공정성을 잃은 보도를 답습했다. ⓒ MBC

‘오늘의 뉴스’는 앵커가 뉴스를 심도 있게 전달하겠다고 했으나 다소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진행 탓에 깊이 있는 분석을 기대하긴 무리였다. 그날의 뉴스 중심에 있는 대상자를 만나겠다는 ‘여의도는 지금’은 문재인 후보 캠프 특보 단장인 민병두 의원이 출연했지만 연신 논란에 대한 질문만 하고 정작 민 의원이 문재인 후보 아들 특혜 의혹에 대해 해명하려고 하자 “여기까지 듣겠다”라며 말을 끊어 문 후보 관련 논란만 키우고 해명을 듣지 않는 기존 MBC 뉴스 프로그램들의 공정성을 잃은 보도를 답습했다. 엄주원 앵커는 문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한 것에 대해 “문재인 후보에게 충격적인 것이 다자구도에서도 안철수에게도 밀린다”라고 다분히 안철수 후보를 띄우고 문재인 후보를 깎아내려는 의도가 묻어나는 균형성을 잃은 진행을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종합편성채널의 ‘막장 뉴스’의 상징인 전문가 토론은 극우 보수의 편향성을 대변해 방송 출연마다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킨 목진휴 국민대 교수가 출연했다. 목 교수는 “프로그램 (첫 방송을) 축하한다”라면서 “영원히 가길 바란다. 아주 잘하시는 것 같다”라고 덕담을 건넸지만 영원히 방송을 하기에는, 그리고 아주 잘한다고 칭찬을 받기에는 MBC 뉴스의 품격을 더 떨어뜨리는 뉴스 프로그램이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종합편성채널에 비해 제작 여건이 탄탄하고 화려한 기술을 구사할 수 있는 MBC이기에 ‘때깔’만 좋았다는 게 MBC로서는 유일한 위안거리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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