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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더 플랜’...“2012년 통계적 기획 선거”

12일 선공개…"기계 개표보다 수개표를 먼저!" 이혜승 기자l승인2017.04.11 09: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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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어준 총수의 ‘프로젝트 부’에서 나온 첫 영화 <더 플랜>(감독 최진성)은 2012년 18대 대선 개표 결과 드러난 수치에 대해 추적한다. ⓒ프로젝트 부

“이 ‘플랜’이 박근혜 후보가 진 선거를 뒤집었는지 우리도 알 수 없다. 그건 우리 관심사가 아니다. 똑같은 일을 다시 발생할 수 없게 만들어야겠다, 그게 이 영화의 목적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한 가지만 하면 된다. 순서 하나만 바꾸면 된다. 사람이 먼저 세고, 그 다음에 기계가 세도록 하는 것”

100여분 동안 영화는 오로지 하나의 숫자만을 말한다. 수학적으로, 통계적으로, 사람의 개입 없이는 나올 수 없는 숫자. “~하지는 않았을까”라는 ‘음모론’이 아니다. 정확한 통계적 수치와, 그것이 왜 사람의 개입 없이는 일어날 수 없는 수치인지만을 보여준다.

김어준 총수의 ‘프로젝트 부’에서 나온 첫 영화 <더 플랜>(감독 최진성)은 2012년 18대 대선 개표 결과 드러난 수치에 대해 추적한다. 10일 오후 종로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 영화시사회와 기자간담회에서 그 결과가 공개됐다. 

2012년 당시에도 그랬고, 현재 개표 시스템은 ‘전자 투표지 분류기’가 1차적으로 표를 분류한 후 사람이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여기서 ‘투표지 분류기'는 후보자1, 후보자 2·3·4···의 표를 분류하고, ‘미분류’ 표를 분류한다. 기계가 미처 분류하지 못한 표들이다. 이 미분류 표는 다시 사람이 직접 확인해 후보자1, 후보자 2·3·4···로 분류되거나 무효표가 된다.

영화는 이 '미분류표'를 분석해 통계적으로 사람의 개입없이는 나올 수 없는 '1.5'의 비율을 발견한다. 이러한 ‘조작’과 ‘개입’이 투표지 분류기가 노트북과 연결되는 과정에서, 기계 자체의 시스템을 바꾸는 해킹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실험으로 보여준다. 익명의 해커는 그것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님을 설명한다.

▲ 김어준 총수의 ‘프로젝트 부’에서 나온 첫 영화 <더 플랜>(감독 최진성)은 2012년 18대 대선 개표 결과 드러난 수치에 대해 추적한다. ⓒ프로젝트 부

영화는 여러 가설을 세워보긴 하지만 큰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이미 그 시나리오가 중요치 않기 때문이다. 김어준 총수는 영화 시사회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1.5’라는, 사람이 개입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수가 나온 이상, 개표는 누구도 개입하면 안 되는 것인데 개입한 이상, 그 이상의 시나리오는 세우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영화는 말한다. 지난 선거가 ‘부정 선거’였다는 주장 대신, 지금부터라도 개입이 일어날 여지가 있는 ‘전자 투표 기계’를 사용하지 말고 '수개표'로 진행을 하자고. 당장 19대 대선에서 그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지금의 ‘기계 분류 후 수개표’ 방식을 ‘수개표 후 기계 확인’ 방식으로 바꾸자고 주장한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헌법재판소에서 전자 투표 기계가 조작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한 수개표를 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 모든 투표는 수개표로 진행하고 있다. 최진성 감독은 말한다. “기계로 세는 건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영화 <더 플랜>은 4월 20일 개봉한다. 이에 앞서 특이하게도 12일 ‘김어준의 파파이스’를 통해 전체가 선공개되고, 이후 온라인으로도 공개한다. 김어준 총수는 “수익을 벌려는 게 목적이 아니다. 이 영화는 목적 자체가 지금 우리 투개표시스템이 가진 허점에 대한 공개적 지적이기 때문에, 대선 전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도달하기 위해 인터넷에 공개하고 그 이후에 극장에서 개봉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영화시사회 이후 있었던 기자간담회 일문일답이다.

▲ 김어준 총수의 ‘프로젝트 부’에서 나온 첫 영화 <더 플랜>(감독 최진성)은 2012년 18대 대선 개표 결과 드러난 수치에 대해 추적한다. ⓒ프로젝트 부

사회 인사말 부탁드린다.

김어준 영화 개요를 먼저 간단하게 설명 드리겠다. 영화제작비는 4억이 들었다. 12000여명의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아준 20억으로 3부작을 계획 중이다. <더 플랜>은 그중 첫 번째 영화. 그 다음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추적하는 <저수지 게임>이라는 영화. 세 번째는 세월호 침몰 과정을 추적하는 <인텐션>이다. 두달 이내 모두 개봉될 예정이다.

그중 <더플랜>은 사실 가장 늦게 촬영이 시작됐는데 가장 빨리 끝났다. 12월 대선을 예상하고 작년 말에 제작을 시작했는데, 최순실 씨의 큰 활약으로 대선이 5월로 앞당겨져서 미친 듯이 제작했다.

이 영화는 간단하다. 1.5로 수렴되는 비율이 나오고, 통계적으로 이 비율은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비율이라는 게 핵심이다.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지금 당장은 너무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수개표를 하는 게 불가능하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건, 지금 개표시스템 순서에서는 기계로 세고 나서 사람이 센다. 이걸 사람이 먼저 세고, 그걸 기계가 검증하기만 해도 지금 영화에서 본 방식으로의 개입은 불가능하다.

(영화가 말하는 게) 그럼 (2012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말이냐? 2012년 대선에 대한 여러 정황, 추정, 음모론이 있었는데, 이 영화는 정황은 배제한다. 접근방식은 오로지 선관위가 발표한 문서, 가지고 있는 공식 숫자, 251개의 개표소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되고 기록되고 보관된 공식 숫자를 가지고서만 분석한다. 철저히 통계적으로 접근했고, 2012년 대선은 통계적 관점에서 기획된 숫자가 발견됐다.

질문 최진성 감독이 이 프로젝트를 제안받았을 때 연출을 결심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최진성 쉬웠다. 처음에 김 총수를 작년 9월 추석 직전에 만났다. 그때만 해도 저도 ‘파파이스’를 보긴 봤었는데, 파파이스에서 얘기한 ‘시간역전’ 등이 진짜 이상한데, 이게 과연 진짜 그럴 것인가는 미심쩍어 했다. 그때 김 총수가 연출제안을 하면서, 방송에서 말하지 않은 무엇이 있다고 말했고, 그게 1.5다. 그걸 굉장히 짧은 시간 안에 설명해주는데, 그 숫자가 아니었다면 연출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숫자가, 문과 출신인 제가 들어도 명진했고, 이걸 영화적으로 표현할 수 있겠구나, 영화감독으로서 이 숫자를 재밌게 표현할 수 있겠구나, 라는 확신이 섰다.

김어준 참고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는 데에 4년이 걸렸다. 초반 2년은 전국 모든 투개표소에서 정보공개를 통해 숫자를 받아내야 했다. 우리는 3천만 표를 전부 분석했다. 일부가 아니고. 2년을 자료는 모으는 데에 다 소비했다. 나머지 2년은 그 자료에서 규칙성을 발견하기 위해 더하고, 빼고, 루트도 하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시도하다가, 캐나다의 현 박사님이 전환점을 마련해주셨다. 단 하나를 관통하는 이 수를 그분이 발견했다. 지난 여름 그 수를 발견하고, 논문을 작성하기 시작하셔서 논문이 완성된 후 그 논문을 보고서야 영화를 만들어도 되겠다 싶었다. 그게 작년 가을. 영화를 만들기로 하고 시작한 게 아니라, 찾기 시작해서 숫자를 찾고, 결론에 이르고, 그 다음에 영화제작에 들어갔다. 감독님이 영화를 촬영해서 완성되기까지는 4~5개월이 걸렸다.

▲ 김어준 총수의 ‘프로젝트 부’에서 나온 첫 영화 <더 플랜>(감독 최진성)은 2012년 18대 대선 개표 결과 드러난 수치에 대해 추적한다. ⓒ프로젝트 부

질문 미분류 표 가운데 특정 비율로 박근혜 대표 표가 더 많이 나온다는 것 같은데, 그런 현상이 나오려면 문재인 대표 표 중 일정 부분은 박근혜 표로 넘어가고 나머지 미분류 표 중 박근혜 표가 더 많이 나오는 그런 시스템이 맞는지

김어준 모자란 만큼을 다른 표로 채웠다는 것. 몇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하나는 무효 표로 갔어야 할 표를, 전체 무효표가 10만 개 정도였는데, 그게 박근혜 표에 섞였을 수 있다. 혹은 문재인 표를 박근혜 표에 섞었을 수 있고. 기계가 센 다음에 사람이 하나하나 세는 시스템이라면, 100장 중 다른 하나가 섞인 걸 찾아냈을 텐데,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개표시스템이 너무 빠른 속도로 기계가 토해내니까 사람이 따라갈 수 없어 정상적이지 않은 표를 걸러내지 못했다. 지금 확인한 건, 1.5만큼 빠져나갔다는 걸 확인한 거다. 이게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없는 확률이라는 게 통계학자들이 말하는 거다.

질문 자료를 수집하는 데에 있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외압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김어준 2년간 자료를 수집하는 데에 외압이 있었다기보다, 뭘 하려고 하는지 모르는데 시간과 비용이 드는 게 (힘들었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으니까 이게 무슨 짓인가...정보공개를 요청하고, 그래도 바로 주는 게 아니니까. 무의미할지 모르는데 그걸 끈질기게 해냈다.

질문 김어준 총수가 인터넷으로 친숙하고, 매체력도 굉장한데 굳이 영화를 매체로 삼은 이유가 궁금하다.

김어준 ‘파파이스’를 통해서는 매주 한 번씩 이런 주제를 언급할 수는 있지만 압축적으로 한번에 전달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tbs는 제 것이 아니다.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그래픽도 많이 사용해야 하고, 전문가도 등장해서 신뢰성을 높여야 하는 부분도 있어서 영화 이상의 포맷은 없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만든 가장 중요한 목적은, 지난 시간을 단죄하거나 파헤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일이 있다면 다시 그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는 게 목적이다. 단시간 내에 그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데에는 영화만한 게 없다고 생각했다.

질문 개표에 참여하던 당시 혼표를 발견했었다. 그런데 혼표를 적발한 게 저뿐일 거란 생각은 안 한다. 영화를 제작하고 추적하는 과정에서 저 말고 혼표를 적발한 사람은 또 없었나.

김어준 혼표를 봤다는 사람은 굉장히 많다. 그런데 영화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 기억이기 때문이다. 소위 가설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게 누군가의 기억이고 주장일 뿐이다. 혼표를 발견한 즉시 동영상을 찍거나, 모든 개표를 중단시키고 확인하지 못했지 않나. 통계적으로, 과학적 관점에서 반론할 수 없는 지점만 담자고 애기했다.

최진성 첨언하자면, 개표와 참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공론화된지 얼마 안됐다. 2012년만 해도 제대로 된 감시시스템이 없었고, 작년 총선 때야 ‘시민의 눈’ 등 많은 시민단체와 운동이 있었다. 그래서 작년 총선은 많은 영상이 돌아다닌다. 혼표 발생도. 그런데 2012년 대선은 개표기가 이런 장난을 친다는 걸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때다. 그런 이유로 2012년 영상이 많이 없다.

김어준 또 2012년 대선을 돌아보면 개표 처음부터 압도적으로 박근혜 후보가 이겼다. 각 정당 참관인이 대략 8시 경에는 참관을 포기하게 됐다. (※영화에서는 전국적으로 개표 시간이 지날수록 문재인 후보의 표가 더 많이 나오는 ‘역누적’ 현상을 설명하기도 한다 -편집자주)

질문 투표용지를 개표하고 나면 실물은 폐기되는 건가? 숫자에 조작이 있다는 걸 증명했는데, 실물 증거를 파헤쳐볼 여지는 없는지.

김어준 표는 아직 보관이 돼있다. 그러나 그 표는 일련번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바코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쉽게 인쇄할 수 있는 종이에, 우리가 쉽게 만들 수 있는 도장이 찍혀 있을 뿐이다. 누군가 지금 다시 그 표를 열어서 확인해봅시다 하면, 이미 4년이나 지났는데, 누군가 뭔가 했을 수 있지 않나. 표를 직접 확인하려면 개표 직후 했어야 했다.

▲ 김어준 총수의 ‘프로젝트 부’에서 나온 첫 영화 <더 플랜>(감독 최진성)은 2012년 18대 대선 개표 결과 드러난 수치에 대해 추적한다. ⓒ프로젝트 부

질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입장에서는 그걸로 조작이 불가능하다고, 또 참관인을 다 매수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김어준 전국에 있는 모든 개표소의 사람을 매수하겠느냐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런데 이건 매수할 필요가 없다는 게 이 영화의 핵심이다. 2012년 대선 당시 대단히 빠른 속도로 기계가 토해낸다. 이걸 관찰해보면 알겠지만 사람 눈의 피로도라는 게 있다. 똑같은 걸 계속 봐서 걸러낼 수가 없다.

일본도 이런 투표지 분류기를 사용한다. 그런데 일본은 사람이 손으로 센다. 도장이 아니라 한자를 쓴다. 그걸 사람이 세고, 그 후에 그게 맞는지 기계에 넣는다. 그리고 사람이 또 센다. ‘1.5’ 플랜을 누군가 기획했다면 영리하게 우리 시스템을 정확히 파악해서 기획한 거다. 선관위는 전자투표라는 말을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기계는 분류할 뿐이라고, 투표지 분류기라는 말을 굳이 사용한다. 그 다음 단계에서 사람이 다시 센다. 그러나 기계가 토해내는 속도를 사람이 정확히 셀 수 없다. 박근혜 표에 문재인 표가 한 장 들어가면 문재인 표는 -1, 박근혜 표는 +1이다. 한 장만 움직였는데도 두 배의 효과다. 이게 무서운 일이다.

실제 이 선거가 박근혜 후보가 이긴 선거를 도와준 건지, 진 선거를 뒤집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건 우리 관심사가 아니다. 똑같은 일을 다시 발생할 수 없게 만들어야겠다. 그게 이 영화의 목적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한 가지만 하면 된다. 순서 하나만 바꾸면 된다. 사람이 먼저 세고 기계가 세도록. 비용이 더 드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불신하는 것도 아니다.

질문 앞으로 참관위로 참여하면 어떤 걸 중점으로 보면 좋을까

김어준 독일에서 90년부터 기계를 사용하다가 결국 헌법재판소에서 기계를 사용하는 방식을 폐지하고 수개표로 돌아갔다. 판결문은 간단하다. 누구든지, 어느 시점에서든지, 원할 때는 투표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그러나 기계가 작동하는 한, 전문가가 아닌 이상 그 자리에서 실시간으로 내 표가 제대로 개표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개표는 신속이 중요하지 않다. 오직 정확한 것만 중요하다. 기계는 그걸 담보할 수 없어서 폐기한 거다. 투개표의 정신, 내 표가 정확하게 카운팅이 되는가. 아무리 잘 만든 기계라도 본질을 해치면 사용하면 안 되는 거다. 그런데 개표 현장에서는 기계가 잘못됐을지도 모른다고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 개표 완료 후 문제가 제기되고 밝혀진 사례가 전세계적으로도 없다. 러시아처럼 유권자보다 많은 수의 개표가 있었던 사례에서도 당선자는 바뀌지 않는다. 투표가 끝나면 서로 시스템이 의심돼도, 문제제기를 해도 뒤집어지는 경우가 없다.

질문 1.5라는 수치가 놀랍다는 점을 이해하고 공감한다. 그런데 혼표가 없다면, 부정선거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김어준 1.5가 자연스럽게는 나올 수 없다는 거다. 인위적으로 만든 것. 그럼 목적이 있었다는 거다. 누군가 자연현상으로는 나올 수 없는 1.5를 만들었다는 게 확실한 거다. 1.5를 누가 기분좋으라고 만들었겠는가. 누군가를 당선시키거나 낙선시키려고 하는 거다. 1.5가 인위적이면, 선거는 부정인 거다. 사람이 개표에 개입하면 안 되는 거니까. 다양한 가설을 왜 다루지 않았는가 하면, 다룰 필요가 없기 때문.

질문 영화에서 ‘시간역전’, ‘역누적’ 등 다른 의심도 계속 했지 않나. 영화에 더 나오지 않았어도 그 이상의 합리적 의심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김어준 영화에서 1.5라는 숫자가 명백하게 존재한다. 그럼 미분류에서 더 많은 표가 나오면, 나머지 분류에서는 어떻게 했을까. 이걸 채울 가설은 굉장히 많다. 시간역전이나 역누적도 섞어서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굳이 하지 않았다. 가설이 딱 맞느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1.5라는, 사람이 개입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수가 나온 이상, 개표는 누구도 개입하면 안 되는 건데 개입한 이상.

최진성 영화에서 디테일하게 다루진 않았지만 시간역전, 역누적 현상이 중요한 건, 전국적으로 나타났다는 거다. 서울, 제주도만 그런 게 아니라 251개 개표소에서 다 일어났다. 그럼 알아서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김어준 영화에서도 말했지만 문재인에게 유리한 건 나중에 개표됐다. 17개 시도에서, 박근혜가 압도적인 대구를 제외하고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개표 뒤쪽에 문재인에 유리한 표가 열린 건 동일하다.

가설을 공격하는 논리를 개발해보기도 했다. 예를 들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이 고연령대니까, 손이 떨려서 선에 걸리게 찍은 건 아닐까. 그래서 전국적으로 나이대가 많은 유권자가 사는 선거구 100개를 뽑아봤을 때 이 비율이 더 높았냐, 그렇지 않다. 거꾸로 젊은 층이 많이 사는 지역구를 뽑으면 오히려 더 많이 일어난다. 그럼 이 가설은 기각되는 거다. 그렇게 기각해가며 도달한 1.5다. 모든 반론을 생각해봤다. 사람이 개입했다는 비율이 명확하게 나온 이상, 앞으로 이렇게 나올 수 없도록 바꿔야 한다는 거다.

최진성 마지막에 독일 헌법재판소에 제소한 독일 부자는, 아버지가 굉장히 보수적인 분이다. 보수당을 찍는 분이고. 그런데 부자가 같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민주주의는 기계가 세면 안된다는 것이다. 손으로 정확히 세야 하니까. 여야의 문제도 아니고, 민주당과 한국당 그런 문제도 아니고, 진보 보수 문제가 아니다. 투표를 정확하게 세는 게 민주주의다. 그 얘기를 하려는 거다.

▲ 김어준 총수의 ‘프로젝트 부’에서 나온 첫 영화 <더 플랜>(감독 최진성)은 2012년 18대 대선 개표 결과 드러난 수치에 대해 추적한다. ⓒ프로젝트 부

질문 선관위는 과정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지 않나. 영화 말미에 취재를 거절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긴 하는데.

김어준 선관위 답변은 ‘해킹이 불가능하다’는 것. 온라인이 아니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영화 시연에서도 보여줬듯이 (해킹을 하려면) 항상 온라인이어야 하는 게 아니다. 파일 사이즈가 300KB밖에 안된다. 해킹에 필요한 건 단 세 개의 파일이었다. 와이파이가 0.1초만 연결돼도 된다. 2012년 당시 모든 기계가 소프트웨어를 다운받기 위해 온라인에 한번 연결이 됐다고 한다. 그때도 해킹이 가능했다.

당시 선관위가 단말기에 네트워크 모듈이 없다고 주장했는데, 나중에 봤더니 네트워크 카드가 있었다. 선관위가 제거한 게 아니라 디세이브했다고, 소프트웨어를 지웠다고 해명했다. 네트워크 카드가 있기 있지만 소위 말하는 와이파이 안테나가 안 뜨게 했다는 건데, 해커들은 손쉽게 와이파이에 접속할 수 있다. 단정할 수 없지만, 할 수는 있다는 거다. 선관위에 왜 네트워크 카드를 빼지 않았느냐고 물으니 OS가 오작동 할 수 있다는 게 공식답변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게다가 선관위 문서를 보면, 중국 업체에 네트워크 카드를 제거하고 납품하라고 돼있는데 네트워크 카드가 있는 걸 납품했다. 그런데 그걸 받아들였다. 그거부터 저는 이해가 안 되는데, 아무튼 디세이브 했다는 게 선관위 해명이다. A/S가 안될까봐 네트워크 카드를 안뺐다고도 하는데, 우리가 중국에 물어봤는데 A/S에 아무 문제없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선관위, 개표소 전원이 이 일에 참여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누군가 한거라면, 기획자가 아주 극소수여도 상관없다 이 플랜은.

최진성 영화에서 얘기하고자 한 건, 2012년 대선 딱 한 번 이 플랜이 있었다는 게 아니고, 글로벌한 현상이라는 거다. 미국, 독일, 프랑스 등등 IT화 되면서 글로벌한 현상이라는 것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첨예하게 논쟁할 사건이다. 또 선거 이슈가 2012년 한해만 있었던 게 아니고, 61년도부터 우리 근현대사 속 민주주의를 짓밟는 부정선거 흐름 한가운데에 1.5 플랜이 있었다는 거다. 올해 치러질 이번 선거에서도 민주주의가 지켜지기 위해, 제대로 된 선거가 있기 위해 시민들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김어준 2012년 선거가 부정선거였냐? 용어를 선택하자면, 2012년은 통계적으로 기획된 선거였다. 사람이 개입한. 그리고 그 플랜이 이번에는 다시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거다. 1.5는 검증된 숫자다. 팩트다. 의견이 아니라.

 


이혜승 기자  coa331@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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