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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스페셜’, 이토록 아름다운 거제 18살 소녀들의 춤바람

그 어떤 영화보다 유쾌하고 뭉클한 ‘성장 다큐’ 표재민 기자l승인2017.04.14 17: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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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의 인생에나 그런 페이지가 있다. 세상 누구에게도 굴하지 않고 나를 오롯이 사랑할 수 있는...그 시간이 지금 소녀들 곁을 지나간다." ⓒ 방송화면 캡처

18살 소녀들의 여름은 뜨거웠고, 아름다웠다. KBS 다큐멘터리 <KBS 스페셜-땐뽀걸즈>(연출 이승문 PD)가 거제여상 18살 댄스 스포츠반 여섯 학생들의 성장통을 다루며 안방극장에 뭉클한 감동을 남겼다.

<땐뽀걸즈>는 스스로 ‘땐뽀반’이라고 부르는 방과 후 동아리 댄스 스포츠반에 몸담고 있는 학생들의 전국대회 출전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지난 13일 방송된 <땐뽀걸즈>는 6개월간 이 학생들의 희로애락을 담담하게 담았다. 조선소 불황으로 큰 타격을 입은 거제, 곧 사회에 나와 찬바람을 맞을 이들이지만 춤을 추며 걱정을 잠시 내려놓는다.

춤은 학생들에게 성취감을 안겨줬다. “춤을 추면서 의미가 생겼다”, “해야 된다는 게 있다는 게 뿌듯하다”는 학생들은 그렇게 희망을 스스로 만들고 있었다. 든든한 조력자가 있다. 이들을 이끄는 교사 이규호 씨는 승진도 포기한 채 거제에 남아 학생들을 가르치며 행복해 한다.

부모의 도움 없이 자립해서 사느라 일주일 내내 일을 해야 하는 학생부터 취업이 되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학생까지 이들이라고 고민이 없는 게 아니었다. 승진하려고 선생 하는 게 아니라며 학생들과 함께 리듬에 몸을 맡기는 이 씨가 있어 소녀들은 당장의 불안한 살얼음판을 걸어갈 수 있었다. 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한 후 기뻐하는 학생들, 어깨를 토닥이며 격려하는 교사 이 씨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우리도 이 소녀들과 다르지 않다. 불안했지만 지나고 보면 찬란했던 그 시기를 모두 겪었거나 앞으로 겪을 터다. 그래서 이들이 걸어온 길이 단순히 펼쳐지기만 해도 뭉클한 장면이 많았다. 고뇌의 시간이자 성장의 발판이 되는 그때, <땐뽀걸즈>는 마치 음악 다큐멘터리처럼 배경음악을 현명하게 활용해 소녀들의 감정의 흐름을 잘 전달했다.

성장 다큐이자 한 편의 음악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 것은 제작진의 개입이 될 수 있는 해설을 최소화하는 대신에 음악으로 학생들의 감정선을 시청자들에게 툭 던지는 구성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음악은 길지 않은 해설의 여운을 길게 늘어뜨렸다. 지루하고 고루할 수 있는 성장 다큐멘터리, <땐뽀걸즈>는 세련되면서도 성장 다큐멘터리의 감동과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 갈등과 노력, 성장이라는 성장 다큐멘터리의 구성 공식을 충실히 따라가면서도 촌스럽지 않은 한 편의 영화를 공짜로 시청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날 해설을 맡은 배우 유인나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된 제작진이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누구의 인생에나 그런 페이지가 있다. 세상 누구에게도 굴하지 않고 나를 오롯이 사랑할 수 있는...그 시간이 지금 소녀들 곁을 지나간다. 자이브의 흥겨운 리듬에 맞춰...”라는 말이다. 누구의 인생에나 있는 아름다운 그 순간을 담은 <땐뽀걸즈>가 안방극장을 그렇게 휘어잡았다.


표재민 기자  jmpy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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