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MBC, 노조 소속 기자 ‘표적 징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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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MBC, 노조 소속 기자 ‘표적 징계’ 논란
노조 "보복 징계" vs 경영진 "근무 태만"
  • 이혜승 기자
  • 승인 2017.04.28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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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MBC, 지역MBC에서 노조 소속 구성원에 대한 징계가 연이어 내려지고 있다. ‘표적 징계’라는 노조 측 입장과 ‘정당하다’는 사측 입장이 서로 엇갈리는 상황이다.

대전MBC는 28일 오후 기자들에 대해 징계를 내렸다. 언론노조 MBC본부 대전MBC지부(지부장 이한신, 이하 대전MBC지부) 민주방송실천위원회 간사이자 대전MBC 기자회장인 이교선 기자에 대해 감봉 1개월, 이승섭 기자에게 감봉 3개월의 징계가 나왔다.

사측은 ‘근무태만’과 ‘업무지시불이행’을 사유로 이교선 기자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그러나 대전MBC지부 측은 노사협의회 이후 악화된 노사 관계에 대한 ‘보복 징계’라는 입장이다.

대전MBC지부 측에 따르면 이 기자는 최근 노조협의회 당일 출근을 7분 늦게 한 점, 같은 날 다른 취재로 인해 기사계획을 제출하지 않은 점 등이 인사위원회 회부 사유다.

기자 측을 대변해 인사위원회에 출석했던 이한신 대전MBC지부장은 “기자 업무 특성상 몇 분 지각한 것을 근무태만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전날 대선 후보 인터뷰 등의 기사를 마무리하는 단계였기 때문에 업무지시불이행도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지부장은 “작년, 올해를 통틀어 근무태만으로 징계한 경우는 없었다”며 “기자가 그게(지각으로 근무태만 징계를 내리는 것) 안 되는 조직 아닌가”라고 말했다.

▲ 대전 MBC ⓒ대전 MBC 홍보영상 캡처

대전MBC지부 측 주장에 대해 오승용 대전MBC 인사위원장은 “근무태만이나 취재업무, 취재지시 불이행이 누적된 것”이라며 “수차례 누적 지각을 경고, 면담, 개선을 지시했는데 (지키지 않았다)”며 “회사는 당연히 정당하게 징계를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몇 차례의 근무태만, 지시불이행이 누적됐는가에 대해서는 “인사위원회 경위 세부사항이라 공개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인사위원회 결과가 공개된 당일 이 기자는 출입처가 홍성으로 변동되기도 했다. 대전MBC지부 측은 “사전 예고도 없이 전보 발령했다”며 “이 기자는 주말 앵커인데 당일에 통보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오 인사위원장은 “전보나 발령이 아니다. 전보나 발령은 타국이나 타부서로 보내는 것”이라며 “(홍성으로 취재처가 옮겨진 것은) 취재하는 권역 조정을 위해 보도국이 상시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같은 날 대전MBC는 3월 특집 다큐멘터리 <오래된 미래, 작은 학교>를 제작할 당시 무단결근과 방송 지연을 야기한 이승섭 기자에 대해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당시 상황에 대해 대전MBC지부 측은 “회사가 상의도 없이 다큐멘터리를 1부에서 2부로 늘리며 업무 부담에 시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첫 다큐멘터리로 입봉을 하게 된 이 기자가 한정된 예산 안에서 2부작을 제작하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고, 그 과정에서 예산 문제로 기존에 같이 하기로 했던 외주제작사가 떠나 다큐멘터리 제작 경험이 없는 다른 외주제작사와 함께 하게 돼 업무가 과중해졌다는 입장이다.

대전MBC지부는 28일 오후 성명을 통해 “프로그램 품질 저하를 우려해 경험 있는 내부 카메라 기자와의 제작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보도국장은 우리 회사에 카메라 ‘기자는 없다는 폭언으로 묵살했다”고 덧붙이며 “담당 기자의 제작 자율성이 보장됐더라면 방송 지연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오 인사위원장은 “(언론사에서) 기획 취재를 할 때 1면으로 갈지 등등은 상황을 봐서 정해지지 않나.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라며 “상황이 바뀌었는데 응당 보도국장, 취재부장의 의견을 받아서 제작해야지 무단결근을 하면 (정당한 징계 사유다)”라고 밝혔다.

대전MBC지부는 일련의 징계가 최근 노사협의회로 불거진 사측과 노조 사이의 갈등에 대한 ‘표적‧부당 징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전MBC지부는 향후 사측에 재심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는 오는 5월 2일 오후 12시 대전MBC 앞에서 ‘언론적폐청산,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대전MBC지부는 “단일 지역 단위로 공영방송 정상화를 외치는 기자회견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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