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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미디어공약 평가①] 노동은 간 데 없고 혁명만 나부껴

방송통신 비정규직 정규직화하겠다는 ‘선의’에 대해 박장준 희망연대노동조합 정책국장l승인2017.05.01 06: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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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가 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리기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윗줄 왼쪽부터 기호순),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아랫줄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자신의 기호를 상징하는 숫자를 손가락으로 만들어 보이며 웃고 있다. ⓒ 뉴시스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 언론의 자유를 잃고, 표현의 자유를 빼앗겼습니다. 저널리즘이 무너졌습니다. “언론도 공범이다.” 촛불 광장의 외침이었습니다. 미디어 개혁은 이제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습니다. 국민주권의 촛불정신을 쫓아 미디어 시민주권을 되찾아야 합니다. 대선후보들은 촛불의 명령을 구현할 수 있는 준비가 됐을까요?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회가 19대 대선 주요 후보의 미디어공약을 평가해봤습니다. 방송통신 노동, 방송, 통신, 시청자·공동체미디어 분야 순으로 결과를 전합니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 도래했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에 관한 담론을 종합적이고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할 대선캠프에서는 오히려 성장전략의 레토릭(rhetoric·수사)으로 활용하기 바쁘다. 문재인은 대통령 직속에 4차산업위원회를 두겠다고 하고, 안철수는 4차산업을 위해 십만명의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한다. 인공지능, 증강현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우리가 이걸 해내지 못하면 굶어죽을 거라고 한다.

놀랍지는 않다. 단돈 십억으로 한국형 유튜브를 만들어내고,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은 직후 산업정책의 중심축을 인공지능으로 전환할 정도로 유연하고 재빠른 게 우리 사회와 경제의 관리자들 아닌가. 이명박의 ‘융합’, 박근혜의 ‘창조경제’처럼 4차 산업혁명도 마찬가지다. 대개 마법의 주문처럼 쓰이는 이런 말들은 규제완화를 위한 것들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안다. 벌써 지겹다.

그런데 지금까지와 다른 뭔가가 있는 것처럼 냄새를 풍긴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지 못하면 한국사회가 망할 것 같은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아마존은 노동자 셋으로 대형마트를 굴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백악관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 문제에 대해 보고서를 내놨다. 각종 기술들이 일상에 파고드는 것을 보면 호들갑만은 아닌 것 같다.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여야 할까. 또 다시 당하지 않으려면 따져야 한다. 흐름을 짚어보자. 김대중부터 노무현까지 자유주의 정권 십년 동안 기업은 정부 지원 아래 금융적 축적체계를 완성했다. 그리고 MB정부 때 자본은 대규모 토목사업과 규제완화를 얻어내 손해를 벌충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재벌 대기업은 땅덩어리를 쪼개 나눠가졌다. 이런 자본이 지금 4차 산업혁명과 혁명의 필요충분조건으로 규제프리존을 원한다.

바로 그곳에서 자본은 ‘권리 없는 노동’을 원한다. 4차 산업혁명을 두고 ‘부스러기 노동의 시대가 열린 것’이라는 우려도 이 때문이다. 물론 대선을 앞둔 지금 정치권에서는 임계점을 넘어선 격차와 불평등, 촛불민심을 의식하고 ‘노동’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편향적 기술진보’를 종합적이고 비판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채 내뱉는 노동공약은 ‘선의’일 뿐이다. 선언에 그칠 가능성은 과거에 비해 더 크다.

노동조합이 수년 동안 싸워서, 노동자들이 죽어야 알려진 방송통신업계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도 마찬가지다. 4월 27일 미디어정책 토론회에서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 캠프는 방송통신업계의 기술서비스노동자들과 고객센터 상담노동자들에 대해 “원청인 재벌 대기업들이 직접고용 정규직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드맵을 내놓지는 않았다.

오히려 과거에 비해 분명해진 사실은 지지율 10% 이상의 후보들과 이들이 몸담은 정당의 파트너는 여전히 ‘자본’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집단적 노사관계를 무력화하고 비정규직을 양산해왔다. 우연인지 몰라도 이들은 ‘자본에 대한 규제’를 입 밖에 내지 않는다.

1%대 99%의 전선은 ‘적폐와의 전쟁’으로 후퇴했고, 한쪽에서는 여전히 ‘강성귀족노조와의 싸움’을 선동하고 있다. 그래서 노동자와 노동조합 입장에서 이번 대선은 판단하기 쉽다. 그저 그런 후보들이 즐비한 선거가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을 온몸으로 버티는 ‘부스러기 노동자’가 될 것인가, 말 것인가.


박장준 희망연대노동조합 정책국장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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