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본 9사 개표 방송, 그래서 제 점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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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본 9사 개표 방송, 그래서 제 점수는요
지상파 볼거리는 화려했지만, JTBC 매서운 공세 실감
  • 표재민 구보라 이혜승 하수영 기자
  • 승인 2017.05.10 15: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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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의 자존심이 걸린 선거 개표 방송 전쟁이 막을 내렸다. 새 대통령 문재인의 탄생과 함께 마무리 된 제 19대 대통령 선거 개표 방송은 지상파 KBS MBC SBS와 종합편성채널 JTBC TV조선 MBN 채널A, 보도채널 YTN 연합뉴스TV 등 주요 방송사 9개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지난 해 총선에서 출구조사 예측이 상당히 틀려 망신을 샀던 지상파 3사는 이번에는 작두를 탄 듯 실제 개표 결과와의 적중률이 높았다. 새 대통령이 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실제 득표율은 41.1%로 기록됐는데, 출구조사는 41.4%로 매우 근접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출구조사 23.3%(실제 득표율 24%),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1.8%(실제 득표율 21.4%),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7.1%(실제 득표율 6.8%),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5.9%(실제 득표율 6.2%)를 보였다. 출구조사 무용론까지 번졌던 총선 예측 실패를 만회한 셈이다.

지상파 3사가 정확한 출구조사로 선거 방송의 전통의 강자로서 자존심을 지켰지만 시청률은 종합편성채널인 JTBC의 무서운 공세를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 세월호 침몰사고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정국을 계기로 뉴스 경쟁력과 영향력을 높인 JTBC는 선거 방송에서도 뚜렷한 강세를 보였다.

10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KBS 1TV가 수도권 기준 시청률 1위를 했다. 출구 조사 결과 발표와 초반 개표 추이가 담기고 오후 7시30분부터 9시까지 방송된 <대통령 선거 개표 방송 2부>가 11.2%, 오후 9시부터 10시까지 방송된 <KBS 9시뉴스>가 14%를 보였다. 시청률 조사가 본방송을 TV로 챙겨보는 중장년층의 선호 채널을 반영하는데, KBS 1TV는 전체 시청률에서 JTBC의 맹추격을 따돌리는 데는 성공했다.

같은 시각 방송된 JTBC <우리의 선택 국민이 바꾼다 특집 뉴스룸> 2부와 3부가 9.3%, 8%로 뒤를 이었다. 다만 젊은 시청자들을 반영하는 지표인 2049 시청률에서 JTBC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공영방송사인 KBS와 MBC의 2049 시청률이 낮다는 점을 주목할 만 하다. 두 공영방송 시청자들의 연령대가 높다는 점은 젊은 시청자가 외면하는 공영방송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JTBC는 2부와 3부에서 각각 6%, 6.3%를 보이며 2049 시청률에서 1위를 기록했다. 2049 시청률 2위는 SBS였다. SBS는 오후 9시부터 9시까지 방송된 <국민의 선택 특집 SBS 8뉴스>와 오후 9시부터 10시까지 방송된 <국민의 선택 4부>가 각각 4.0%, 4.1%를 나타냈다.

KBS 1TV는 2.4%, 3.9%에 그쳤다. 극우 보수 성향으로 왜곡된 보도를 일삼는 MBC는 추락한 신뢰도가 그대로 반영된 2049 시청률을 기록했다. MBC는 오후 7시께부터 10시께까지 방송된 <대통령 선거 개표방송 2부>의 2049 시청률이 2.0%였으며, 오후 10시부터 11시까지 방송된 <뉴스데스크>가 2.9%에 머물렀다. 이번 선거 방송 시청률은 세대별 선호 채널이 뚜렷한 결과물이자 추락한 공영방송의 현실을 엿볼 수 있는 성적표다.

▲ KBS1TV 개표방송 '2017 대선' ⓒKBS

KBS KBS는 개표방송을 통해 재미와 감동, 깊이있는 분석을 선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보다는 전통적으로 해왔듯이 종합적이고 정확한 정보전달이 돋보였다. 화면 전환 또는 스튜디오와 실시간 현장을 연결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게 이뤄지는 경우가 발생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오후 6시부터 시작한 KBS 개표방송은 투표율 현황을 보여주면서도, 주요 후보들의 공약과 그동안 후보들이 TV토론회에서 했던 발언들을 분석한 빅데이터 자료들을 통해 정보 전달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밖에도 아이돌 멤버들이 대학캠퍼스를 찾아 대선에 대한 대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본 VCR 영상, <이웃집 찰스>에 출연하는 방송인 홍석천과 파비앙, 사유리 등이 ‘이방인 학교’ 코너에서 세계 각국의 선거 방식을 알아보는 VCR 영상들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기도 했다.

8시, 출구 조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빠르게 소개했고 스튜디오에 출연한 정치 관련 전문가와 주요 3당의 대변인들이 출구 조사 결과를 두고 여러가지 분석을 내놓았다. 이밖에도 또다른 스튜디오인 K존에서는 기자가 대선과 총선 결과를 대입해 이번 선거결과를 예측하거나 심층 출구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연령·세대·지역별 지지율 등 종합적인 정보를 상세하게 소개했다. 출구조사와 개표 상황을 보여주는 그래픽은 화려하지 않고 간결해 정보 전달 기능에 집중됐다. 이밖에 AR 기술을 통해 광화문광장 영상 위에 개표 현황을 보여주는 정보그래픽을 입혀 보여주는 새로운 시도가 있었다.

이처럼 KBS는 오랜 시간 개표 방송 경험을 지닌 공영방송답게 다양한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스튜디오와 현장 화면이 매끄럽지 않게, 갑작스럽게 전환되어 개표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혼란을 주기도 했다. 예를들어 오후 8시 30분 무렵 자택에 있던 문재인 후보가 개표상황실로 이동할 때와 오후 11시 이후 문재인 후보가 자택 앞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할 때 스튜디오 화면이 중간에 끊기고 현장 화면으로 넘어갔다. 잠시후 현장 연결을 한다는 예고 자막도 없었다. 특히 문재인 후보의 개표상황실 모습을 전하는 화면에서는 스튜디오의 진행자와 패널들이 ’문 후보가 엄지를 치켜듭니다“, ”문 후보가 이제 앉았네요“ 식의 단순 상황을 설명하는 발언만 이어지고 중간중간 정적도 이어져 답답함을 자아냈다. 

▲ 2017년 5월 9일 오후 10시 40분 무렵 KBS 개표방송에서 스파이더캠을 통해 비춰진 KBS 광화문 특설무대.시민들이 드문드문 모여있다 ⓒKBS

광화문에 마련한 야외무대와의 이원생중계 시간도 있었으나 6시부터 10시까지 연결 횟수는 3~4번에 불과했다. 연결 시간도 5~10분 등으로 짧아 시민 인터뷰 또는 현장 스케치가 오래 비춰지지 않았다. 새로운 대통령의 탄생을 기다리며 광화문 광장에 모인 수많은 시민들의 모습을 생생히 전하는 데에는 한계를 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KBS는 앞서 당선자 예측 시스템인 '디시전K'를 활용해 다른 어떤 방송사보다 빠르게 당선 유력 후보를 소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오후 10시 이후에 발표해, 다른 방송사에 비해 빠르진 않았다. 

▲ MBC 개표방송 ⓒMBC

MBC 시청자에게 외면 받은 MBC의 현실, 그리고 그 이유가 여실히 드러나는 개표방송이었다. 타방송사들이 국민의 염원과 미래를 바라볼 때, 홀로 과거에 머물렀다. 많은 이들이 TV를 시청하는 오후 6시 30분 경 MBC는 ‘역대 대통령 진실 혹은 거짓’이라는 <서프라이즈> 패러디물을 내보냈다. 이승만 전 대통령 애견이 하와이로 함께 망명했다는 설은 진실, 김영삼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삼풍백화점 붕괴 등 대형사고가 일어났던 것은 ‘청와대 불상을 없애서 그런 것’이라는 ‘설’은 거짓이라는 내용이었다. 도대체 무슨 의도로,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기 위해 기획한 방송인지 전혀 모르겠는 개표방송의 시작이었다. 심지어 진실과 거짓 모두 마치 실제 있었던 일인 양 다뤄 관련 영상이 나간 후 스튜디오의 패널들은 “그래서 뭐가 진실이고 거짓이라는 건지 헷갈린다”고 지적했다.

패널들이 잠시 투표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만, 타 방송사에서 차기 정부에 대해 논의하던 시점에 MBC는 다시 '기와의 전설'이라는 영상을 통해 청와대 기와가 어디서 왔는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를 내보냈다. 역시 투표 마감을 1시간 앞둔 시점에 굳이 시간을 할애할만큼 중요한 정보였는지, 청와대 기와가 차기 정부에 대한 논의보다 더 필요한 내용이었는지 의문을 들게 했다.   

▲ MBC 야외 스튜디오 현장(위)과 JTBC 야외 스튜디오 현장(아래)

출구조사 이후 복면가왕을 패러디한 복면표왕, 격투기 게임 그래픽, 스피드 레이서 그래픽 등으로 득표율을 보여준 점은 비교적 ‘재밌다’는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잠실타워 외벽 전면에 실시간으로 득표율을 내보낸 점도 볼거리였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마련한 시스템으로 당선 확률을 보여주던 당시, 97% 이상의 문재인 후보가 아닌 1.6%의 홍준표 후보에게 ‘유력’ 뱃지를 붙이는 ‘방송사고’는 대형 실수로 기록됐다. 약 40분이 지나서야 진행자가 사과 발언을 했지만 그마저도 “유력 표시가 다른 곳에 붙었다. 양해해 달라”는 두루뭉술한 내용이었다. 이후 SNS 상에서 시청자들은 “자기들 바람을 내보낸 MBC” 등의 뼈있는 비판을 남겼다.

중요한 건 이마저도 모두 ‘무관심’ 속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개표방송 평균 시청률이 지상파 3사 중 가장 낮았던 MBC다. 광화문 야외 스튜디오를 통해 이원 생중계를 하고자 했으나, 광화문 현장은 단 1분도 나올 수 없었다. 잠시 비춰진 화면 속 MBC 스튜디오 앞에는 사람이 10명도 채 모여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각 JTBC 야외 스튜디오에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인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그러나 MBC 진행자들은 애써 “비가 와서 사람들이 모이지 않은 모양”이라는 식으로 넘어갔다. MBC는 10일 오전 1시 경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 재방송을 내보내며 지상파 방송사 중 가장 빨리 개표방송을 마감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오전 2시 40분 경 KBS, SBS가 공식적으로 당선 확정 소식을 전할 때도 MBC는 드라마 재방송을 내보내고 있을 뿐이었다.

▲ 지난 9일 방송된 SBS '2017 국민의 선택' 방송 캡처 ⓒSBS

SBS ‘걱정하지 말라. 약 먹고 하진 않는다.’ 4일 공개된 SBS ‘2017 국민의 선택’ 스팟 영상에서 ‘약을 안 먹는다’고 했지만, SBS는 이번에도 (네티즌들 표현을 빌리자면) ‘약빤’ 선거방송을 했다. 오후 5시 선거방송이 시작됐을 때부터 새벽 무렵 방송을 마칠 때 까지, 쉴 새 없이 새로운 CG(컴퓨터그래픽)과 패러디, 픽미(Pick me, 프로듀스 101 주제곡) 등의 재기발랄한 배경음악들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출연자들이 시청자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했다. 단순히 유명한 출연자들이어서가 아니다. ‘안 돼 돌아가’ 판사로 유명한 천종호 부산 가정법원 판사를 비롯해 환경미화원, 수산시장 상인, 경찰, 치킨집 사장 등 다양한 직업군의 시민들이 직접 ‘국민개표단’으로서 SBS의 투표율‧득표율 중계화면에 얼굴을 내밀어 ‘국민과 함께 하는 선거방송’이라는 느낌을 줬다. ‘스타강사’ 설민석 강사의 틈새 현대사 강의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돋보였던 것은 투표 마감을 약 20분 앞둔 시점부터 진행된 ‘1분 토크’였다. 투표 마감과 동시에 발표될 출구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각 선거캠프를 연결해 소감을 듣고, 1분이 지나면 ‘가차 없이’ 화면을 넘겨버리는 방식이었다. 인터뷰이의 말이 안 끝났어도 스튜디오로 화면이 넘어간다. 다소 가혹해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손에 땀을 쥐고 개표방송을 기다리던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해주기도 했다.

‘스브스뉴스’를 필두로 뉴미디어 시장을 선도해 온 방송사답게 SBS는 선거방송과 동시에 진행된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으로도 시청자들과 소통했다. 문재인‧홍준표‧안철수 등 주요 대선후보를 ‘마크(전담)’하는 기자들의 단체 메시지방을 공개하거나 ‘SNS 와글와글’ 코너를 통해 네티즌들의 투표 인증샷을 소개하는 시간도 가짐으로써 지상파 방송사 중 가장 ‘친SNS적인’ 선거방송을 선보였다.

▲ 지난 9일 방송된 SBS '2017 국민의 선택' 방송 캡처 ⓒSBS

다만 화려한 CG와 패러디와 별개로 이전 선거방송과 비교해 큰 변화를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서일까,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을 통틀어 가장 풍성한 잔치를 벌였지만 개표방송 최고 시청률은 7.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에 그쳐, KBS(뉴스9 14.8%,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는 물론 종합편성채널인 JTBC(특집 뉴스룸, 8.174%, 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보다도 낮았다. ‘2016 총선 수준의 선거방송을 기대했는데 조금 실망했다’, ‘SBS 선거방송은 늘 비슷하다’는 아쉬운 평도 있었다. 유력‧확실‧당선 3단계로 대통령 당선자를 예측하는 선거예측시스템 ‘유확당’이나 다음소프트와 공동 개발한 빅데이터 지표 ‘빅지수’ 등이 참신한 시도라고 할 만 했지만, 방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앞으로 선거방송에 어떤 변화를 주면 좋을지 하는 것도 SBS가 고민해 볼 문제다. 

▲ JTBC 개표방송 ⓒJTBC
▲ JTBC 개표방송 ⓒJTBC

JTBC 손석희도, 그래픽도 아니었다. JTBC 개표방송을 완성한 건 ‘국민 목소리’였다. 출구조사가 발표되기 이전에는 오후 6시부터 유시민, 윤여정, 서복현 기자 등이 손석희 앵커와 함께 광화문 야외 스튜디오에서 지금의 대선을 있게 한 ‘광장’에 대해 얘기했다. 이어 세월호 유가족, 부산 자갈치 시장, 노량진 고시원 현장을 차례로 돌며 국민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선거 인증샷을 보여줄 때도 단순히 사진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찍은 국민들이 바라는 점을 자세히 담아 함께 보여줬다.

출구조사 발표 이후 지상파 방송사들이 개성 넘치는 그래픽을 자랑했다면, JTBC는 광화문 광장에 나와 있는 시민 한사람, 한사람과의 인터뷰에 집중했다. 이어 자체적으로 조사한 시민 설문조사 등을 통해 각 후보 지지자들이 염원하는 과제가 무엇인지, 차기 정부가 필요한 개혁은 무엇인지 등을 분석했다. 그 어떤 방송사보다 국민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인터뷰 과정에서 손석희 앵커, 그리고 JTBC를 향한 시민들의 사랑이 곳곳에 묻어나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6시 개표방송 시작 4시간 이전부터 자리를 잡고 있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 돼가는 오후 11시 경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비서실장과 총리 내정자, 개헌 논의 등을 물어보며 가장 빠르게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점을 짚기도 했다. 그러나 자체적인 출구조사를 마련하지 못해 8시 정각 후보들의 예상 득표율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큰 허점이었다. 타 방송사에서 카운트다운 후 득표율을 보여줄 때, JTBC는 각 당사의 반응만을 비출 수밖에 없었다. 득표율을 보여주는 그래픽은 색감과 질이 기대이하라는 평과 JTBC만을 계속 보기에는 다소 밋밋해 지루하다는 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 지난 9일 방송된 TV조선 '결정 2017-특집 뉴스 판' 방송 캡처 ⓒTV조선

TV조선 지상파 방송사에 비해 선거방송 경험이나 재원이 부족한 종합편성채널이지만, 그런 한계 속에서도 다양한 콘텐츠를 포함시키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피아노 치는 대통령’, ‘판도라’, ‘굿모닝 프레지던트’, ‘대물’ 등 대통령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드라마를 소개하거나 새 대통령 임기 시작‧취임식 준비 과정 등 시청자들이 궁금해 할 만 한 내용을 소개했다. 전원책 변호사가 진행한 ‘19대 대통령선거 특집 이것이 정치다’에서 교수, 기자 등 전문가 패널들과 함께 인수위원회도 없이 급박하게 임기를 시작해야 하는 차기 대통령이 어떤 일부터 해야 하는지, 어떤 현안들이 있는지 자세히 짚어준 것도 칭찬할 만 하다.

TV조선은 그 동안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가장 많은 법정제재를 받아온 방송사다. 때문에 선거방송에 진행자나 패널의 발언 중 자극적이거나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도 주목했으나, 이전에 비해 조심스러운 분위기로 선거방송이 진행됐다.

지역별 투표율‧득표율을 소개함에 있어서 지역별 꽃 나들이 명소를 소개해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거나 각 지역 출신 위인들의 초상화와 그들의 명언을 투표율‧득표율 화면에 소개한 것도 좋은 시도였다. 다만 취재기자의 현장 생중계와 투표율·득표율 중계, 패널들의 대선 정국 대담이 선거방송의 주를 이뤄 젊은 시청자들이 즐길만한 재기발랄한 콘텐츠가 부족했던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MBN 지상파 3사처럼 화려한 볼거리를 내세울 자원도 없다. 그렇다고 손석희 앵커와 같은 영향력과 신뢰도 높은 진행자도 없다. 그래도 MBN에게는 ‘막장’이라는 꼬리표가 달라붙는 ‘정치 선무당’들이 있다. 불행하게도 종편의 자랑(?)인 ‘뉴스쇼’의 무기가 선거 방송에서도 계속됐다. 궁예가 썼다는 ‘관심법’처럼 스스로를 정치 전문가라고 칭하는 출연자들은 ‘지금 제가 봤을 때는’, ‘아마’, ‘000 후보 입장에서는’이라는 보완 장치들을 잔뜩 깔아놓고 위험천만한 추측이자 자극적인 악담들을 쏟아냈다. 출구 조사 결과가 나왔을 때도 개표 현황이 쏟아지는 순간에도 향후 정국이 어지러울 것이라는 전제 하에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우려를 계속 드러내며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객관적인 보도를 해야 하는 기자 역시 ‘느낌을 받았었나봐요’ 등의 누구나 할 수 있는 비전문가적인 말을 한껏 흥분된 목소리로 전했으니 말 다했다.

▲ 채널A 개표방송 '약속 2017' ⓒ채널A

채널A 채널A의 ‘약속 2017’은 스튜디오에 진행자와 패널들이 출연해 선거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데에 집중했다. 출구 조사 결과가 나오는 8시 전까지는 패널들이 새 정부에 대한 전망을 논하거나 투표율을 예상했으며 다른 방송사와 마찬가지로 당사 현장을 연결해 분위기를 전했다. 출구조사 이후에는 각 지역별 결과를 반복해서 보여주며 정보전달에 집중했으며, 개표가 본격적으로 시작하자 광화문광장을 배경으로 3차원(3D) 그래픽(일명 '호크아이')이 들어간 대형 화면으로 각 후보별 실시간 득표 현황을 전했다. 

선거 결과 윤곽이 뚜렷해진 10시 이후부터 채널A <외부자들>에 출연 중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와 전여옥 전 의원이 스튜디오에 출연해 투표 결과에 대한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분석을 곁들여 흥미를 돋웠다. 이밖에도 다양한 세대가 함께 있는 투표 인증샷을 개표 방송 화면 하단에 소개하며, 시청자와 함께 선거를 즐기려는 채널A 개표 방송의 취지를 잘 살렸다.

YTN 연합뉴스TV 무난했다. 지상파처럼 역동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구성은 아니었지만 깔끔하게 화면을 만들었다. 다만 JTBC처럼 심층적인 자체 분석을 마련하지 못한 점, 자극적인 종합편성채널과 마찬가지로 ‘뉴스 속보’라는 이름 하에 문재인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안일한 기획은 아쉽다. 크게 문제가 된 부분도, 크게 눈에 띄게 잘한 부분도 없는 개표 방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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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석 2017-05-10 17:40:57
참나....개인적이고 편협한 기사 잘 봤습니다. 방송의 방자도 모르는 티 자알 났구요...보고싶은것만 보려는 의도도 잘 봤습니다. 님같은 분이 피디저널에 공정하답시고 기사 써대니 참...나...방송프로페셔널들한테 한 번 물어 보셔...어느 방송이 제일 잘했는지..쯔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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