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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의 변신, 역사와 바람나다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7.05.17 09: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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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방송사가 ‘역사 예능’에 관심을 쏟는 배경으로 지난해부터 불거진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역사 왜곡 논란 속에서 역사를 잘 알아야 한다는 대중의 충족 욕구와 맞아떨어지면서 ‘역사 콘텐츠’가 역사 공부의 마중물이 되고 있다. ⓒ KBS

‘역사’가 흥행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역사’는 주로 교양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였지만, 최근 예능 장르와 결합해 ‘재미’와 ‘정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있다. 그간 MBC <무한도전>, KBS <1박 2일>에서 역사 유적지를 방문하는 등 단발성으로 역사 이야기를 다루던 방식에서 좀 더 나아가 ‘역사’를 전면에 앞세운 예능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역사 예능’의 출연자들은 ‘여행 예능’의 훈풍을 타고 역사 유적지를 탐방하며 관련 정보와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전한다. 역사 전문가를 향한 러브콜도 잦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지난해부터 탄핵 정국을 겪으면서 정치, 사회, 역사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부쩍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첫 방송을 시작한 종합편성채널 채널A <사(史)심 충만 오! 쾌남>은 ‘여행 예능’의 변주이다.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김성주, 안정환이 진행자로 나서고, 한국사 강사인 이다지 씨가 합류했다. 시대를 읽고, 지성을 충족시킨다는 콘셉트에 걸맞게 매회 게스트로 출연하는 걸그룹 멤버가 유적지 오디오가이드 제작에 직접 참여 중이다. 유적지에 대한 ‘문화 해설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TV조선도 오는 24일 <배낭 속에 인문학>을 방영한다. ‘공부하는 세계여행’이라는 부제 아래 배우 정준호와 인문학 강사 최진기 씨가 함께 해외로 떠나 각국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경험하고, 지식을 나눈다. 첫 여행지인 인도를 방문해 역사, 종교,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역사 이야기에 인문학 요소를 버무려 소개할 예정이다.

‘역사’를 다루는 교양 프로그램도 변신을 꾀하고 있다.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한결 가벼운 분위기로 시청자 곁을 찾아가고 있다. KBS 1TV <최태성, 이윤석의 역사기행 그곳>은 <역사저널 그날>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이다. <역사저널 그날>에 함께 출연했던 최태성, 이윤석은 역사 유적지 곳곳을 다니며 과거와 현재의 역사를 엮어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발을 뗀 <역사기행 그곳>은 지난 3월부터 정규 편성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8주년을 기념한 3부작 ‘고난의 길 임시정부 루트’를 선보인데 이어 ‘충무공 루트’, ‘장보고 루트’ 등 역사적 인물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세계적인 역사 현장이면서도 이슈가 있는 곳을 직접 찾아가 역사 이야기를 보다 쉽게 풀어내고 있다.

이 밖에도 지난해 KBS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보였던 KBS 1TV <천상의 컬렉션>도 정규 방송 중이다. ‘문화재 배틀쇼’를 앞세운 <천상의 컬렉션>은 ‘문화재’를 키워드로 삼아 이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살펴보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에밀레 설화'로 유명한 성덕대왕신종을 ‘신라시대 판 국정농단의 결과물’이라고 꼬집는가 하면, ‘일제감시대상 인물카드’는 지난해 불거진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사태를 떠올리게끔 한다. O tvN <어쩌다 어른>에서도 설민석 씨가 한국 통사를 강의해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한반도의 역사의 시작점인 선사시대 편의 경우 자체 최고 시청률 8.7%(닐슨코리아 O tvN, tvN 합산기준)을 기록했다. 역사와 강연을 접목한 방식으로 한국사 붐을 일으켰다.

이처럼 방송사가 ‘역사 예능’에 관심을 쏟는 배경으로 지난해부터 불거진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역사 왜곡 논란 속에서 역사를 잘 알아야 한다는 대중의 충족 욕구와 맞아떨어지면서 ‘역사 콘텐츠’가 역사 공부의 마중물이 되고 있다. 더불어 한풀 꺾인 ‘먹방’, ‘쿡방’ 사이에서 엔터테인먼트화된 ‘역사 콘텐츠’는 시청자의 재미와 흥미를 유발시키는 데 제격이다. 그러나 ‘역사 예능’ 붐 속에서 경계해야 할 지점도 있다. 사실과 다른 역사 정보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전례가 있을 뿐 아니라 ‘사실’보다 ‘해석’에 과도하게 치우친 역사에 대한 접근은 지나친 단순화 또는 배타적 시각을 공고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역사 예능’의 흥행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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