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친' 미국 다큐멘터리 감독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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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교육원, 美다큐감독 포럼 “아시안계 미국인 우리 얘기 직접 영화로 만들어야”

“아시안계 미국인 1세대인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할아버지가 겪어온 역사적 진실도 함께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20세기 초반 미국으로 넘어온 아시아계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하고 보존하고 싶었다. 꼭 영화의 주제를 아시아 미국인 주제로 한정 지으려는 건 아니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제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안계 제프리 지 친 감독)

한국PD교육원(원장 박건식)과 미국대사관 공보관실 주관으로 지난 25일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 10층 방송기자연합회 강의실에서 열린 '미국 다큐감독 초청포럼'(주최: 한국전파진흥협회)에서 중국계 미국 다큐멘터리 감독인 제프리 지 친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포럼은 제프리 친 감독 작품을 함께 감상한 뒤, 제작 과정 등 사례 발표 시간, 초청패널인 이채훈 한국PD연합회 정책위원(전 MBC PD), <영화판> 등 독립영화를 제작한 허 철 감독과의 토론 시간과 참석자와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 한국PD교육원(원장 박건식)과 미국대사관 공보관실이 지난 25일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 10층 '방송기자연합회 강의실에서 중국계 미국 다큐멘터리 감독 제프리 지 친을 초청하여 미국 다큐감독 초청포럼(주최: 한국전파진흥협회)을 열었다.ⓒPD저널

미국 독립영화계가 주목하는 신예 감독, 제프리 친 감독은 아시아계 이주민의 미국 정착기와 문화 차이를 주제로 한 작품을 영화로 주로 다뤘다. 그의 데뷔작인 단편 영화 <릴 도쿄 리포터>는 1930년대 LA를 배경으로 공동체의 부패와 맞서 싸운 일본계 미국인 신문기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이 이야기가 담긴 장편 영화 <The Prodigal>을 준비하고 있다.

이 작품은 캘리포니아 국제단편영화제를 비롯해 세계 유명영화제에서 수차례 입상하는 등 20여개의 상을 수상했다. 제프리 친 감독은 “<릴 도쿄 리포터>는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했는데, 이를 계기로 지역사회, ‘리틀 도쿄’ 안에 기념비가 세워졌다. 그리고 영화에 나온 병원도 역사적 건물로 지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바로 어제(5월 24일) 세이지가 캘리포니아 변호사협회에 등록됐다고 들었다. 그전까지는 모든 아시안계 이민자들이 시민권을 받지 못해서 등록도 할 수 없었다. 영화를 통해 이런 변화가 생기는 걸 보며, 영화감독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

주인공인 세이 후지이가 변호사협회에 등록된 걸 계기로 <릴 도쿄 리포터>는 조만간 TV에도 방영될 예정이다.

“이제껏 잘 표현되지 못 한 아시안계 이주민...우리가 직접 만들어야“

그는 “미국에서는 다양성 이니셔티브(제안)가 있어서 인종적 소수 민족, 여성들을 주제로 하는 콘텐츠를 많이 만든다. 소수 인종 중에서도 이런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작가도 많이 나오는데 그 흐름이 프로듀서나 방송국, 영화 스튜디오까지 이어지지 못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각기동대> 등의 영화들에서도 ‘와이트 워싱’(Whitewashing, 미국 할리우드에서 무조건 백인 배우를 캐스팅하는 행태를 일컫는 말)이 크게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이야기도 제대로 표현되지 못 했다. 하지만 이 현상을 오히려 뒤집어보면 더 많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아시아계 미국인을 그려내는 프로젝트를 실시한다면, 진지하게 ‘아시아계 시네마’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중요한 건 우리가 아시안계 미국인로서 직접 우리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드는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만든다면 우리의 이야기를 제대로 만들지 못 할 거다. 우리가 우리 이야기를 직접 만드는 게, 돈이나 성공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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