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희망자전거’, 1000km 대장정 완주…존재 가치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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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5월 말 ‘폐업‧정리해고’ 언급…지역 시청자는 응원 봇물

OBS 경인TV(대표 최동호, 이하 OBS)의 해직언론인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희망자전거 순례단이 12일간 41개 지역, 총 1013km의 대장정을 마치고 16일 오후 종주식을 가졌다.

16일 부천 오정동 OBS 사옥 앞에서 열린 ‘OBS 사유화 저지‧방송정상화를 위한 될 때까지 투쟁 결의대회’에서는 지난 5일 부천에서 시작해 시흥, 화성, 의정부, 인천 등 경기‧인천 41개 지역을 자전거로 순례하며 경인지역 시청자들을 만나고 돌아온 ‘희망자전거 순례단’의 종주식도 함께 열렸다. 12일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자리인 만큼 정치권과 노동계, 언론계 다수 관계자들이 참석해 대장정의 의미를 되새겼다.

▲ 16일 오후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 OBS 경인TV(대표 최동호) 사옥 앞에서 OBS 사유화 저지와 방송정상화 '될 때 까지' 투쟁 선포식 겸 OBS 희망자전거 종주식이 열렸다. ⓒPD저널

‘희망자전거 순례단’은 전동철 단장을 포함해 OBS의 해직언론인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지원조 3명까지 합해 총 8명이 12일간의 여정을 함께 했다. 이 외에도 OBS 방송정상화와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염원하며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지부장 유진영, 이하 OBS 지부)와 뜻을 함께 하는 ‘일일 라이더’ 25명이 이번 대장정에 참여했다. 순례단은 자전거를 타고 OBS 방송이 송출되는 경인지역 41개 시‧군‧구를 돌아다니며 지역 시청자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정리해고 등 OBS의 문제와 실상을 낱낱이 전하고, 동시에 지역 시청자의 민심을 확인했다.

전동철 단장은 “자전거를 한 번도 타보지 않은 조합원들이 겁도 없이 시작했는데, 이렇게 겁 없는 도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41개 시‧군‧구 관계자들과 경찰 여러분, 민주노총 경기‧인천지역본부, 시민사회단체여러분들, 가는 곳마다 환대해주신 경인지역 1400만 시청자 여러분들 모두에게 깊은 감사인사를 올린다”며 대장정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유진영 OBS 지부장은 “희망자전거라는 이름 아래 함께 달려주신 조합원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도 OBS의 현재 상황이 좋지 않음을 알렸다.

유 지부장은 “지난 5월 말 사측은 경영계획을 내놓으면서 ‘폐업’이란 단어를 언급했다. 어떤 경영 계획도, 회생방안도 없이 오로지 인건비(절감)와 정리해고만 운운하고 있다”며 “희망자전거를 통해 지역시청자를 만나며 들은 시청자 의견은 이랬다. 모두가 하나같이 ‘OBS가 제대로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그런데 폐업을 운운하는 것은 지역 시청권 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협박하는 행위다. 희망자전거를 시작으로 오늘로서 다시 투쟁을 선포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 16일 오후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 OBS 경인TV(대표 최동호) 사옥 앞에서 OBS 사유화 저지와 방송정상화 '될 때 까지' 투쟁 선포식 겸 OBS 희망자전거 종주식이 열렸다. ⓒPD저널
▲ 16일 오후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 OBS 경인TV(대표 최동호) 사옥 앞에서 OBS 사유화 저지와 방송정상화 '될 때 까지' 투쟁 선포식 겸 OBS 희망자전거 종주식이 열렸다. ⓒPD저널
▲ 16일 오후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 OBS 경인TV(대표 최동호) 사옥 앞에서 OBS 사유화 저지와 방송정상화 '될 때 까지' 투쟁 선포식 겸 OBS 희망자전거 종주식이 열렸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이 전동철 순례단장을 격려해주고 있다. ⓒPD저널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다음 주면 곧 천막을 치고 OBS 방송정상화 투쟁을 한지 100일이 된다. 그 사이 장미대선을 통해 정권이 바뀌었고 새 정부는 일자리위원회를 만들어 노동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노동계와 머리를 맞대고 있는데, 이곳 OBS만 시대 흐름과 전혀 관련 없이 거슬러 가고 있다”며 “순례단이 1000km 자전거 대장정하며 지역민들 만나고 ‘지역 방송은 어때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새삼 깨닫는 게 있었을 것이다. 그 목표, 꿈이 이뤄질 때까지, 될 때까지 투쟁하자”고 격려를 전했다.

성재호 언론노조 KBS 본부장은 “KBS도 14일 회사 앞에서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 퇴진을 위한 끝장투쟁 선포식을 열고 투쟁에 돌입했는데, OBS와 같은 싸움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OBS 희망자전거 순례단이 지역민들을 만나 받은 격려는 앞으로 (방송정상화‧사유화 저지 투쟁) 승리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16일 오후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 OBS 경인TV(대표 최동호) 사옥 앞에서 OBS 사유화 저지와 방송정상화 '될 때 까지' 투쟁 선포식 겸 OBS 희망자전거 종주식이 열렸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계양을)이 참석해 격려사를 전하고 있다. ⓒPD저널

이 자리에는 희망자전거 순례단과 OBS 지부를 격려하기 위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계양을)이 방문했다. 송 의원은 인천시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3년, OBS와 MOU를 맺고 인천 계양구로의 본사이전을 약속했던 바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OBS 사옥의 계양구 이전은 사실상 어렵다. 모 기업의 인천 계양구 계산동 부지에 이전하기로 돼 있었지만, 송 시장이 퇴임한 뒤인 2015년 이 기업이 입주건물 시설설치비용을 OBS에 요구하고 OBS 사측과 대주주가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송 의원은 “인천시장 시절, 백 회장(OBS의 대주주인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을 몇 번 만나 간절히 호소했지만 투자 의지가 느껴지지 않아 답답했던 기억이 있다”며 “OBS가 지난해 말 1년의 한시적 재허가를 받았지만, 여전히 경영정상화와 투자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근본적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 지역 시민사회 모든 인사들과 함께 OBS를 어떻게 살려낼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도종환 의원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청문보고서가 채택됐는데, 곧 방송통신위원장도 선임되면 함께 지혜를 모아서 OBS 방송정상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오는 27일에는 OBS의 현 상황을 점검하고 대안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린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이 약 한 달전 꾸린 ‘경인미래방송’ TF팀의 결과물이 발표되는 자리로, 이 자리에서 언론학자, 지역 시민사회대표, 언론노조, OBS 지부 관계자 등이 모여 OBS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사업계획 등을 면밀히 검토해 보고 대안을 제시할 전망이다. 유 지부장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이 조직한 ‘OBS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에 토론회 관련 사항을 제안해 함께 머리를 맞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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