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7.11.24 금 19:55

MBC 아나운서들이 일어났다…“더 이상 참지 않는다”

MBC PD·기자·아나운서 등 릴레이 성명, '페이스북 라이브' 이혜승 기자l승인2017.06.19 11:07:20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16일 MBC 아나운서 29명이 기명 성명을 통해 김장겸 사장,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 등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MBC 내부 움직임이 날이 갈수록 심상치 않다. 좀처럼 행동에 나서기 어려웠던 아나운서들까지 이름을 걸고 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MBC PD, 기자, 경영직군, 영상미술직군 등에서 사장 퇴진을 염원하는 릴레이 성명이 이어지는 가운데, MBC 아나운서들도 기명 성명을 내놓았다. MBC 아나운서 29명은 지난 16일 오후 성명을 내걸고 김장겸 사장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그리고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김범도 MBC 아나운서 협회장은 <PD저널>과의 통화에서 “2010년, 2012년 파업 이후 엄청난 언론탄압, 아나운서들에 대한 탄압이 있었다”며 “그동안은 성명을 내면 동료들에게 자꾸 피해가 가서 참고 견디다가, 촛불 민심을 통해 시민들의 언론에 대한 뜻을 봤으면 (경영진이) 이제 알아서 물러나는 게 마지막 예의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성명을 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김장겸 사장도 그렇고 김재철, 안광한 전 사장 모두 자신들이 보수 이념을 말하는 것처럼 주장하지만, 우리 아나운서들 생각에는 민주주의가 있는 다음에 보수도 있고 진보도 있는 것”이라며 “독재정권에 타협한 사람들은 이념을 말할 자유도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 회장은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의 퇴진을 외치게 된 배경에 대해 “신 국장은 단순히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아니라 아나운서 탄압에 적극적으로 앞장섰던 사람이다. (신 국장이) 5년 동안 국장을 하면서 아나운서 11명이 나가고 11명이 부당전보 되는 핵심에 있었다”며 “(성명을 낸 아나운서들 사이에서) 이견의 여지없이 신 국장의 퇴진을 요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 허일후, 김정근 MBC 아나운서가 지난해 MBC 로비에서 MBC 기자, PD들과 함께 피켓을 나눠들었다. ⓒMBC PD협회

지난 2012년 파업 이후 MBC에서는 김경화, 김정근, 나경은, 문지애, 박소현, 박혜진, 방현주, 서현진, 오상진, 최윤영, 최현정 아나운서가 떠났다. 이후 11명의 아나운서는 아나운서직과 관련없는 부서로 전보 조치돼 '부당전보' 논란이 일었다.

이에 김 회장은 “50% 이상이 떠나면서 조직이 완전히 무너졌다. 그 안에서 자기 소신과 원칙을 지키는 후배들은 업무에서 배제돼 피해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김 회장은 이번 성명을 내는 데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었다고 말하며 “MBC에서 아나운서 조직이 크게 와해되고 피해를 봤는데, 우리가 그에 대한 좌절과 분노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성을 잃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29명의 MBC 아나운서들은 성명에서 “‘온 에어’ 직전까지 내용을 확인하고, 문장을 바루어 또박또박 뉴스를 전하던 MBC 아나운서는 사라졌다”며 “그 자리에 계약직과 프리랜서가 들어섰다. 스포츠 주요종목의 캐스터는 본사 아나운서가 아니다. 신입 아나운서는 단체행동이 어려운 단기계약직으로 채용했다”라고 MBC 아나운서국의 현실을 고발했다.

이어 이들은 이런 일을 자행해온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 그리고 현재 제주MBC 사장으로 있는 최재혁 전 국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아나운서들은 “이러한 상황을 불러온 사람들이 있다. 언론인의 역할을 저버리고 권력의 나팔수로 앞장 선 장본인들”이라며 “언어폭력을 일삼고 일신의 영달을 꾀하는 신동호 국장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이들은 시청자에게 돌아가겠다는 결연한 다짐을 남겼다. “2012년의 170일 파업, 2010년의 39일 파업은 방송 장악을 기도하던 세력에 맞선 몸부림이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때를 떠올립니다. 부당함에 저항했던 발버둥은 지쳐 갔고 체념과 자조는 깊어졌지만, 이제 우리는 지난 세월 제 목소리 제대로 내지 못한 것을 뼈저리게 반성하며 시청자 여러분의 곁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김범도 MBC 아나운서 협회장은 언론노조 MBC본부 집행부에 대한 아나운서들의 두터운 신뢰를 표시하며, 앞으로도 언론노조 MBC본부의 투쟁에 함께 참여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한편 8개 방송사 아나운서들이 속해 있는 한국아나운서연합회에서도 19일 MBC 아나운서들을 지지하는 연대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아나운서연합회는 "MBC아나운서들의 단체행동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시청자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한 엠빙신은 가라! 그리고 국민들이 사랑했던 그 MBC여 속히, 속히 돌아오라! 한 목소리로 다시 외친다. 엠빙신은 가고 MBC여 돌아오라!"라고 촉구했다.

▲ MBC 구성원들의 "김장겸은 물러나라" 페이스북 라이브 영상이 이어지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페이스북

#국민프로젝트 #김장겸퇴출‘페이스북 라이브’도 릴레이로

김민식 PD로부터 시작된 “김장겸은 물러나라” ‘페이스북 라이브’ 퍼포먼스도 릴레이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김장겸은 물러나라” 라이브 영상을 찍은 도건협 언론노조 MBC본부 부위원장, 남상호 민주방송실천위원회 간사, 장준성 언론노조 MBC본부 교섭쟁의국장 등은 영상에 또 다른 사람들을 태그하며 퍼포먼스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들의 라이브 영상은 SNS를 통해 시민들 사이에서도 공유되며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SNS상에서 태그를 받았던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 위원장은 지난 16일 오전 상암MBC 광장으로 나와 “김장겸은 물러나라”를 선창했다. 박 위원장과 함께 하고자 모인 100여 명의 MBC 구성원들은 상암MBC 동상 주변에서 어깨를 붙들고 “김장겸은 물러나라”, “해직언론인 복직” 등을 외쳤다.

▲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 위원장이 16일 오전 상암MBC 광장에서 MBC 조합원들의 "김장겸은 물러나라" 퍼포먼스에 동참하고 있다. ⓒPD저널

박 위원장은 “0.01초도 주저하지 않았다”며 “2008년부터 언론비정상의 문제는 YTN뿐 아니라 대한민국 저변에 깔린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산물이다. MBC 사태에 당연히 동참하고 김장겸은 물러나라는 퍼포먼스를 도와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 라이브 퍼포먼스가 끝난 후 박 위원장은 “MBC, YTN, KBS 인사들에 대한 것이 선행되지 않으면 언론개혁은 유예될 수 있다. 정부 기조가 바뀌었어도 그들은 잠재해있으니 이들을 걸러내지 않으면 안 된다”며 “MBC노조 조합원 분들도 9년간 싸움의 결실 끝맺음을 잘 하길 바란다. 동료 한분, 한분에게 큰 격려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박 위원장과 함께 "김장겸은 물러나라"를 앞장서서 외친 김민식 PD는 “혼자 하다 이렇게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 하니 좋다”며 “정말로 이렇게 커질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회사에서 자꾸 더 일을 키워주시는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현재 김 PD는 사측으로부터 징계 전 자택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상태다. 이날 오전 짐을 찾으러 회사에 들렀던 김 PD는 엘레베이터에서 회사 청경이 출입을 막았던 상황을 토로하며 “오늘은 조용히 와서 조합원들 외치는 것만 보고 가려고 했는데...저들(경영진)이 일부러 더 하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 위원장이 16일 오전 상암MBC 광장에서 MBC 조합원들의 "김장겸은 물러나라" 퍼포먼스에 동참하고 있다. ⓒPD저널

 


이혜승 기자  coa331@pdjournal.com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혜승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여백
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8-715] 서울 양천구 목동 923-5번지 한국방송회관 10층l대표전화 : 02-3219-5613~5619l구독문의 : 02-3219-5618l팩스 : 02-2643-6416
등록번호: 서울, 아00331l등록일: 2007년 3월 5일l발행인: 송일준l편집인: 김정민l청소년보호책임자: 송일준
PD저널 편집국 : 02-3219-5613l광고 문의(PD연합회 사무국 · 광고국) : 02-3219-5611~2l사업제등록번호 : 117-82-60995l대표자 : 송일준
Copyright © 2017 피디저널(PD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pd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