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비대위 출근 저지 투쟁 시작, “사장 퇴진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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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비대위 출근 저지 투쟁 시작, “사장 퇴진할 때까지”
'KBS 사장, 이사장 퇴진 비대위' 발족... KBS 양대 노조, 10개 직능협회 모두 참여
  • 구보라 기자
  • 승인 2017.06.19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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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공영방송 KBS의 아나운서라는 자긍심으로 마이크를 잡았고, 지금도 그 마음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진행하는 방송이 국민들로부터 진심으로 공감받고, 칭찬받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동안 그러지 못 했다. 많이 부끄러웠다. 앞으로 우리 후배들과 아이들이 낯뜨겁지 않게, ‘KBS가 자랑스럽다’는 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아나운서들이 나섰다는 것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거다. 성숙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언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지를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장과 이사장으로서 두 분이 성숙한 결정을 내리기를 기대하겠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가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고 해서 가볍게 받아들이지 말고, 목소리에 담긴 의미를 크게 느끼기 바란다”

‘고대영, 이인호 퇴진을 위한 KBS 비상대책위원회’(이하 KBS 비대위) 발족식에서 윤인구 KBS 아나운서협회장이 이같이 말했다. 

KBS 양대 노동조합과 PD협회, 기자협회, 아나운서협회 등 10개 직능협회는 19일 정오 KBS 신관 앞 개념광장에서 KBS 비대위 발족식을 열어 사장과 이사장의 즉각 퇴진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날 자리에 모인 양대 노조 위원장과 직능협회장, 100여 명의 KBS 구성원들은 "국민이 명령한다, 고대영은 물러가라, 공영방송 독립! 투쟁!”을 외쳤다.

KBS 비대위는 19일 오전 8시부터 고대영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다. 앞으로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매일 벌일 예정이다. 앞서 KBS 비대위는 지난 12일 ‘응답자의 88%가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원한다’는 결과를 담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지난 14일에는 사장과 이사장에게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 KBS 양대 노동조합과 PD협회, 기자협회, 아나운서협회 등 10개 직능협회는 19일 12시 KBS 신관 앞 개념광장에서 KBS 비대위 발족식을 열었다. ⓒPD저널

KBS 노동조합 이현진 위원장은 “오늘 고대영 사장의 출근 저지 투쟁을 하기 위해 8시에 모였다. 그런데 고대영 사장은 이미 6시 40분에 출근을 했다고 하더라. 그동안 김인규, 길환영, 조대현 사장 모두 출근 저지 투쟁을 했다. 하지만 아침 7시 전에 출근한 사장은 고대영 사장이 처음이다. 역대 최고 쫄보 사장이다. 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며 “고대영 사장, 이 달 안에 이끌어낼 수 있다. 이번 투쟁은 인적 청산과 방송법 개정, 이사회 구성이라는 세 가지 산을 넘어야 한다. 7월 안에 방송법 개정 하고, 제대로 된 사장과 이사장 반드시 선출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이현진 위원장은 “지난 3년 전, 바로 이 자리에 양대 노동조합이 길환영 사장 퇴진 위한 비대위 발대식을 했다. 그리고 길환영을 몰아냈다. 이번에는 훨씬 더 전력이 세졌다. 양대 노조와 10개 협회 모든 구성원이 함께하고 있다. 그 힘으로 3년 전처럼 승리하자”고 말했다.

KBS새노조 성재호 위원장도 “오전 사장 출근 저지를 하기 위해 모였지만, 사장이 이미 도둑 출근을 했다. 사장을 볼 때까지 싸울 거다. 내일은 6시부터 모여서 출근 저지하면 될 것 아니겠나. 고대영 사장은 (우리를 피하기 위해) 5시에 오고, 4시, 3시... 그러다가는 집에 못 들어갈 거다. 싸워나가자”고 말했다.

이영섭 기자협회장은 “어제 KBS 뉴스 속보에서 ‘강경화 법무장관 임명’이라는 자막이 떴다. 그 자막은 정치부에서 작성했을 거다. 어이가 없다. 자격이 없는 고대영 사장이 자리에 앉아있으니 회사가 전체적으로 정신이 없는 것 같다"며 "고대영 사장의 임기 3년 보장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자격이 있을 때에 임기를 보장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공영방송 독립을 보장받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KBS 양대 노동조합과 PD협회, 기자협회, 아나운서협회 등 10개 직능협회는 19일 12시 KBS 신관 앞 개념광장에서 KBS 비대위 발족식을 열었다. ⓒPD저널

류지열 PD협회장은 “3년 전, 이 자리에서 ‘대회전’을 말했던 게 생각난다. 3년 전 우리는 전력 투쟁했고 승리했다. 이제 다시 대회전의 시간이 돌아왔다. 지난 10년 동안 반공영 세력들과 지긋지긋한 싸움을 했다. 그 10년의 마지막 시간이 열린거다. 대회전은 모든 전력을 다해서 싸우는 한 판 싸움이다. 절대 물러설 수가 없다. 우리는 지금 고대영을 내쫓아내느냐, 우리가 죽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이 싸움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류 협회장은 “그동안 우리는 고대영 사장에게 충분히 경고했다. 반공영방송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가거나 아니면 공영방송을 하라고. 그러나 고대영은 물러나지도 않았고 반공영 작태를 버리지도 않았다. 이 싸움은 결국 고대영의 욕망이 부른 싸움”이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류지열 협회장은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 이번 싸움에는 양대 노조까지 공동 연대의 틀을 만들어 이 싸움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건, 고대영 사장이 계속해서 버티면 이 싸움이 길어진다는 거다. 그러면 구성원들이 힘들어진다. 우리의 목표는 고대영과 이인호를 내보내는 데까지가 아니라, 망가질대로 망가진 공영방송을 되살리는 것 아닌가. 이들을 내쫓는 데에 시간을 많이 쏟을 순 없다. 앞으로 좀 더 격렬한 싸움을 위해 준비하자”고 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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