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주거 민낯...다큐프라임 '행복한 주거'
상태바
청년들의 주거 민낯...다큐프라임 '행복한 주거'
[리뷰] EBS <다큐프라임-행복한 주거> 1부 '그곳에 청년이 산다'
  • 구보라 기자
  • 승인 2017.06.20 17: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BS <다큐프라임>이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는 주거 공간에 대한 다양한 성찰을 담은 기획을 선보였다. 바로 <행복한 주거> 3부작(연출: 형건, 글/구성 김지연)이다. 

19일에 방송한 1부 ‘그곳에 청년이 산다’는 주거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며 살아가는 대한민국 청년 세 명이 처한 주거 민낯을 보여준다. 제작진은 청년들의 현실을 지나치게 무겁게 보여주기보단, 그들의 일상을 따라다니며 담담히 그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각자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주거’라는 공통적인 고민을 지닌 세 명의 청년들, 대학생 김다은 씨, 음악을 하는 김진목 씨 그리고 신혼집을 구하고 있는 직장인 5년차 유진목 씨는 “대학가는 보통 보증금 500에 월세가 50만 원이다. 학생들은 갈 곳이 없는데, 대학가는 담합이 너무 심하다”, "생활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집세 때문에 음악 작업에만 올인할 수 없다. 월세를 벌기 위해 집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서 일하는 시간이 더 많다”, “신혼집 구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한다. 

이들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나라 청년 중 29%, 서울 청년의 40.4%가 최저주거기준에 못 치기는 장소에 살거나 주거비 과부담 등 주거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 EBS <다큐프라임-행복한 주거> ⓒEBS
▲ EBS <다큐프라임-행복한 주거> ⓒEBS

제작진은 우리나라 청년들의 주거 현실을 보여주는 데에 그치지 않고, 중간중간 청년들의 주거권을 보장하고 있는 해외 사례를 교차하며 소개한다. 세계적인 수준의 주거복지를 자랑하는 프랑스와 공공주거와 민간 주거 비율이 일정한 수치로 유지되는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청년들의 주거비를 국가가 최대한 책임지고 있었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의 표정은 주거빈곤에 시달리는 우리나라 청년들의 표정과는 달리 밝았고, 그들은 월세를 벌기 위해 시간을 쓰기보다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하고 있었다. 

물론, 한국에서도 국가로부터 주거 공간을 지원받는 경우가 있다. 2,200대 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서 행복주택에 입주한 신유진 씨가 그 예다. 그는 “3개월 전 행복주택으로 이사한 뒤, 생존이 아닌 삶을 위한 집으로 바뀌었다”며 “청년들을 위한 공공주택이 많이 생겨나면 좋겠다”고 말한다.

결국 아주 극소수의 청년들만이 국가나 지자체로부터 주거 복지 혜택을 받고, 선택받지 못한 청년들은 여전히 주거 빈곤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걸 보여주듯, 프로그램은 앞선 나온 3명의 청년들이 공공주택 추첨에서 떨어지고 재개발로 인해 자취방을 다시 옮기는 모습, 월세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끝을 맺는다.  

“청년들에게 주거권은 성장권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꿈꾸고 공부할 수 있게 성장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하는 것 주거에서 비롯한다”(진미윤 LH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청년들의 주거 문제에 대해 잠시 겪거나 곧 해결될 문제로 보는 게 아니라, 보장의 관점에서 세입자로 살아가는 세대로서 안전하게 독립해서 살 수 있는 걸 정책 목표로 해야한다”(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이들의 말처럼,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이 나서지 않는다면, 1년 후에도 10년 후에도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청년들의 모습은 그대로이지 않을까.

오는 20일 밤 9시 50분에는 주거와 노년 행복에 대해 다룬 2부 ‘당신의 마지막 집은 어디입니까?’가 방송된다. 21일에는 재테크의 수단인 집이 아닌 살기 위한 공간으로서의 집 그리고 민간 아파트와 공공아파트의 균형 있는 양적 성장과 발전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3부 ‘오, 나의 집’이 방송될 예정이다.

▲ EBS <다큐프라임-행복한 주거> ⓒEBS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