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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까지, ‘배리어프리오페라’ PD가 밝힌 ‘상복터진 이유’

"시각장애인 중 오페라 관심 있는 사람이 몇이냐 되냐고요?" [인터뷰] 표재민 기자l승인2017.06.22 16: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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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방송 KNN 특집 프로그램 <배리어프리 오페라>(6부작)(문지용·정희정)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방송 시상식인 ‘2017 뉴욕 라디오 페스티벌’에서 2개 부문 수상을 했다. 

22일 KNN에 따르면 <배리어프리 오페라>는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이 시상식에서 베스트 오디오북 부문 금상, 정보·다큐멘터리의 사회봉사 부문 동상을 차지했다. 

‘배리어프리’는 장벽을 없앤다는 의미다. <배리어프리 오페라>는 시각 장애인도 오페라를 즐길 수 있도록 오페라를 소리로만 구성한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PD연합회가 주최하는 한국PD대상에서 라디오지역특집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KNN은 암전에서 열린 오페라 공연은 물론이고, 프로그램 제작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방송했다. 또한 예술의전당 공연 현장을 화면해설로 공개하기도 했다.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의미 있는 오페라 공연이었다. 

<배리어프리 오페라>는 이번에 세계적인 시상식에서 2개 부문 수상을 거머쥐며 작품성을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 이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KNN 정희정 아나운서는 이번 수상에 대해 “먼저 무엇보다 재능기부로 뜻있는 일에 마음을 보태주신 출연진 여러분과 함께 고생해준 스태프에게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배리어프리 오페라>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최초의 오페라”라면서 “하지만 제가 원한 건 최초라는 타이틀이 아니었다. 또한 저는 시각장애인에게 ‘오페라가 좋은 거니 당신들도 한번 들어보세요’라고 권하고 싶지도 않았다”라고 <배리어프리 오페라>를 기획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정 아나운서는 “그저 시각장애인이 살다가 오페라가 궁금할 때, 우리사회에 그런 배려가 있냐고 묻을 때 ‘네’라고 대답할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했다”라면서 “좋은 일이 아니라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프로그램을 세상에 내놓게 된 출발점을 회상했다. 

그는 “그들이 처음으로 접할 이 새로운 오페라 콘텐츠가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줄 수 있길 바랐다”라면서 “시각장애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초연을 아주 특별하게 암전 속에서 선보이기로 결정했다”라고 암전에서 오페라 공연을 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 아나운서는 “여기에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을 모두 초청해 장애여부를 떠나 모두가 캄캄한 어둠속에서 오페라 라보엠을 감상하게 했다”라면서 “모두가 음악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소리에 집중해 저마다의 상상력으로 그려내는 세상 단 하나의 오페라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결과는 놀라웠다”라면서 “마치 시각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소리로 상상력으로 즐길 수 있는 라디오처럼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오페라를 어려워하는 일반인들도 자막 없이 성우 드라마와 결합된 이 오페라를 충분히 즐겼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정 아나운서는 “저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장애인을 위한 일이 모두를 위한 일이 된다는 다소 이상적인 명제를 증명할 수 있었다”라면서 “음악이 빈 곳을 사회가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사회의 빈 곳을 음악으로 채우게 되었다”라고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겪은 의미 있는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우리가 놓치고 사는 것들에 대해 고민할 줄 아는 많은 의식 있는 PD와 음악가를 보며 ‘나는 내 자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라면서 “많은 분들이 제게 영감을 준 것처럼 저희 <배리어프리 오페라>를 통해서 뛰어나신 여러분께서 각자의 자리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랐고, 이 수상이 그런 기회들을 더 많이 마련해주었다는 것에 진심으로 기쁘고 감사드린다”라고 겸손한 소감을 이어갔다.

<배리어프리 오페라>는 작품성과 함께 공익성이 높은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았다. 정 아나운서는 국내외 시상식에서 연이어 수상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기대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제 개인적으로는 아나운서로 방송활동을 하다가 PD를 겸직하면서 만들게 된 첫 다큐멘터리고 첫 특집이었다”라면서 “그래서 사실 제작할 당시는 상은 생각치도 못했다. 원래 성격도 대강을 잘 못하는 편이지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페라 그 첫 시도인 만큼 잘 만들어야한다는 생각만 했다”라고 처음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의 고민을 털어놨다.

정 아나운서는 “저 뿐만 아니라 정말 유명하고, 실력 있는 음악가와 성우들이 그렇게 바쁜데도 한결 같이 정말 열심히 해주셨고 저희 스태프도 정말 열심히 해줬다”라면서 “사실 제가 공연 끝내고 많이 울었는데 정말 좋은 분들이 같은 뜻으로 모여서 함께 뿜어내는 그 에너지가 감사하고 벅찼다. 그런 순수하고 열정적인 에너지가 심사위원들한테도 느껴지지 않았을까 한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일단 첫 시도였기 때문이 예쁘게 봐주신 게 큰 것 같다”라면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페라 자체도 처음이었지만 어둠속에서 오페라를 공연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그 때문에 고생한 것도 한 몫 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정 아나운서를 비롯해 제작진은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그는 “악보는 거의 백번 넘게 고친 것 같다”라면서 “휴가 가는 비행기 안에서까지 고쳤다. 피아니스트는 보이지도 않는 상황에서 피아노를 쳐야했고 성악가들은 난도질 되어있는 악보를 외워야하고 악보가 익숙치 않은 성우분들과 방향이 입혀진 효과음까지 모두 호흡이 다 맞아야 했다”라고 험난했던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모두가 여러 가지로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라면서 “또 세상을 조금이나마 낫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 공익성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디지털 문명이 발달하면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오히려 상대적으로 문화향유에서는 더더욱 소외되고 있고, 그 때문에 조금씩 배리어프리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데 당시 오페라는 한 번도 시도가 없었다”라고 이 프로그램이 가지는 남다른 의미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정 아나운서는 “이처럼 사회가 변화하면서 놓칠 수 있는 것들에 주목해 그에 대한 여론을 만들고, 이를 통해 실제로 세상을 바꾸고 있다고 믿어주셨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미친 사람만이 실제로 세상을 바꾼다고 하지 않나. 저는 사람들한테 세상에 저희 프로그램을 맞추는 현명함이 아니라 저희 프로그램에 세상을 맞추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싶었다”라고 소신을 말했다. 

그는 “사실 자본주의 논리로 따지면 이런 프로젝트 하면 안 된다”라면서 “‘시각장애인 중 오페라에 관심 있는 사람 몇이냐 되냐’고 묻고 ‘들이는 돈과 노력에 비해 수요는 턱없이 부족하지 않냐’ 혹은 ‘안내견 기증하는 게 낫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근데 그건 음악과 방송 혹은 감동이나 사람의 마음이 만들어내는 에너지를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문화 콘텐츠가 필요한 이유를 피력했다.

정 아나운서는 “제가 비시각장애인들도 이 오페라를 즐길 수 있게 만든 건 시각장애여부를 떠나 모두가 오페라를 어려워하니 모두가 즐길 수 있게 만들어보자는 발상의 전환도 있었지만, 우리 사회에 이런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길 바란 게 제일 크다”라면서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고 이걸 각자의 자리에서 나는 내 자리에서 할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해주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했다. 심사하시는 분들도 방송이 이런 역할을 하고 있고, 하길 바라는 마음이 크기에 좋은 점수를 주지 않으셨나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소리가 주는 상상력이라는 라디오의 장점에 주목하고, 시각장애 앞에 평등한 라디오의 특징을 살려서 만들었다는 매칭 포인트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면서 “그 외에도 예전과 달리 요즘은 관심이 덜해진 라디오라는 매체에서 장애여부를 떠나 모두가 어려워하는 오페라를 매개로 선보이면서 보인 발상의 전환도 좋게 봐주신 것 같다”라고 이 프로그램이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를 밝혔다.

또한 “마지막으로 확장성도 한몫을 했을 거라 생각한다”라면서 “시각장애인을 위해 시작했지만 비시각장애인도 즐길 수 있다는 기본적인 확장성도 있겠지만 지역민영방송에서 시작해 예술의 전당과의 협업, 배리어프리 영화제, 전국 점자도서관 등 다방면으로 콘텐츠를 활용하고 확대해 나갔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알렸다.

<배리어프리 오페라>는 정규 프로그램이 아닌 특별 기획 프로그램이다. 6부작으로 끝내기는 아깝다는 반응이 많다. 제작진 역시 다음 방송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올해 말 뉴욕에서의 공연 제의를 받았고, 작년에 진행했던 예술의 전당 오페라 공연 라이브 화면해설도 다시 한 번 제의를 받았다”라면서 “감사하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사실 이게 수익이나 시청률과는 관련 없는 공익성 프로젝트라 지역의 민영방송이 계속해서 해나가기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 이 프로젝트가 계속 확대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기회가 닿는대로 여러 경로를 통해 지속적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 아나운서는 “아울러 가능하다면 오페라 DVD레이블과의 협업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한국어 화면해설을 자막언어옵션의 하나로 넣어서 유통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면서 “사실 어둠속의 오페라는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따로 제작한 것이기에 매번 그렇게 오페라 콘텐츠를 새로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기도 하고 처음에 제가 생각한 것도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참고자료”라고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어떤 노래가 어떤 장면에서 어떤 마음으로 부르는지를 알고 나면 나중엔 그런 화면해설이나 성우연기 없이도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게 하고 싶다”라면서 “점자도서관 기증도 그런 의미에서 진행된 것이다. 어둠속의 오페라 같은 공연을 통해 배리어프리 오페라의 필요성이나 가능성을 알리는 노력도 계속해야하지만 실질적으로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유명 오페라당 1개씩만이라도 DVD 화면해설 옵션을 제작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라고 마무리했다.


표재민 기자  jmpy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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