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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이런 여행 예능은 처음이지?

[김교석의 티적티적]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흥미로운 이유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l승인2017.06.26 10: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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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한국에 거주하는 친구를 만나러 난생 처음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국내 여행을 하는 리얼리티 여행 예능이다. ⓒ MBC에브리원

여행 예능이 쏟아지던 지난 6월 초 MBC에브리원은 전혀 색다른 콘셉트의 흥미로운 여행예능 파일럿을 내놓았다. 솔직히 장면 장면이 특별하진 않다. 어김없이 공항이 등장하고, 여행을 앞두고 짐을 싸고 계획을 세우는 여행을 앞둔 설렘과 낯선 도시에서 느끼는 신기함과 두려움을 전한다.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해 헤매고, 처음 보는 먹거리에 도전하면서 여행의 에피소드를 쌓는다. 방송 내내 외국인들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한 가지 큰 차이가 있다. 여행 시작이 인천 공항 출국장이 아니라 입국장이라는 거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한국에 거주하는 친구를 만나러 난생 처음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국내 여행을 하는 리얼리티 여행 예능이다. <비정상회담> 멤버들이 출연했던 스핀오프 <내 친구 집은 어디인가?>를 거꾸로 뒤집은 콘셉트로, 파일럿 방송에서는 <비정상회담>으로 친숙한 이탈리아인 알베르토 몬디가 베네치아 고향 친구들을 서울로 초청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서울, 한국 나아가 아시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친구들은 갑작스런 서울행에 분주하고 불안하다. 그런데 이탈리아어로 된 서울 여행 서적이 아예 없는 데다, 찾아볼 만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보니 제대로 된 여행 준비도 하지 못한 채 무작정 떠난다.

 

인구 3만의 작은 시골마을 출신 유럽인들의 눈에 비친 서울은, 별로 내세울 것 없는 삭막하고 재미없는 잿빛 도시가 아니었다. 우리에겐 하루의 배경으로도 기억에 남지 않을 평범한 길거리의 고층 건물이나 광화문 오피스타운의 가로수들이 이들에겐 흥미로운 볼거리다. 개성 없는 빌딩 숲과 오래된 낡은 골목과 같이 그냥 그 자리에 있던 일상의 풍경들이 이 세 친구의 시선을 거치자 마치 필터를 바꿔 낀 듯 새롭게 다가온다. 이런 예상치 못한 반전 속에서 시청자들은 평범한 서울 거리에서 낯선 도시를 여행하는 듯한 설렘을 느낀다.

 

서울에 대한 외국인들의 솔직한 인상과 속마음을 엿듣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관광 1번지라는 명동이나 홍대 같은 곳에선 오히려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북촌 한옥마을이나 남산, 북악산 능선의 아름다움을 탐닉하는 모습은 참조할만하다. 한국의 로컬 술집이라고 생각해서 들어왔다가 일본식 주점이란 것을 알고 당황하고 미안해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길거리를 점령한 일본식 주점문화에 대해 세삼 생각해보게 되고, 한국 사람들은 한식 마케팅을 할 줄 모른다는 알베르토의 말을 다시 한 번 곱씹어보게 된다. 좌충우돌 리얼리티 여행 예능의 재미뿐 아니라 일상에서 한 발 떨어져서 우리가 사는 모습을 한 번 들여다보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안에 있을 때는 결코 볼 수 없었던 거리두기를 통해 늘 존재했던 것을 가볍게 여기고 남의 떡이 커 보이는 심리의 마주보기다.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고, 일상을 특별하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다.

 

케이블채널의 파일럿임에도 반응은 좋았다. 1회부터 1%를 넘기더니 마지막 3회는 2%를 넘겼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의 경우 이미 얼굴과 캐릭터가 알려진 <비정상회담> 멤버들이 주축이었던 것과 달리 대중적 인지도가 아예 없는 인물들이 만든 성과라 더 의미가 있었다. 물론, 김준현, 신아영, 딘딘 등이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함께 지켜보며 코멘트를 덧붙이는 액자식 구성을 활용해 시청자와 교감할 수 있는 접점을 마련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요인 중 하나다.

 

물론,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촬영일정상 짧게 체류하다 떠나다보니 결국 회차가 거듭될수록 비슷비슷한 관광 체험이 반복됐다. 함께 무언 갈 같이하고 만들어가는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아쉬웠다. 관광지에서 마주치는 자연발생적인 에피소드에 기대는 것만으로도 한계가 있고, 알베르토와 함께하는 일정에서 준비한 한정식 먹방이나 한의원 체험, 시장 방문 등은 다소 작위적이었다.

▲ 템플스테이든 게스트하우스 같은 확실한 콘셉트가 있는 여행이라든지, 도전하는 음식을 상정하든지 친구를 보러 한국에 왔다는 목적 그 이후에 동력이 될 만한 주제, 즉 단순한 관광과 체험을 넘어설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해 보인다. ⓒ MBC에브리원

우리나라의 관광 인프라가 얼마나 부족한지, 국가 브랜딩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꼬집는 거창한 무엇이 아니더라도 한국을 더욱 잘 알아갈 수 있는 보다 리얼한 여행을 이끌 미션이나 목적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템플스테이든 게스트하우스 같은 확실한 콘셉트가 있는 여행이라든지, 도전하는 음식을 상정하든지 친구를 보러 한국에 왔다는 목적 그 이후에 동력이 될 만한 주제, 즉 단순한 관광과 체험을 넘어설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해 보인다.

 

여행 예능은 기본적으로 일상을 벗어나, 일상에서 결핍된 로망을 채워주는 데 재미가 있다. 더욱 색다른 공간과 풍경, 여행지에서 만나는 인간적인 면모와 삶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이유다. 그런데 이 예능은 어딘가 떠나지 않고도 여행의 낭만과 일상의 환기를 가능하도록 한다. 어딘가 떠나지 않고서도, 외국인이 되어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흥미롭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바캉스 시즌이 한창일 7월에 정규편성이 확정됐다. 어딘가로 떠나지 못하거나 떠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색다른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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