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8.9.23 일 17:21

JTBC가 왜 기준? 방문진, MBC 편향성 지적에 ‘발끈’

학자 출신 유의선 이사 “해당 교수가 직접 작성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이혜승 기자l승인2017.06.27 09:41:05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방송문화진흥회 일부 이사들이 MBC 보도시사 부문에 대한 지적에 ‘전전긍긍’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끈했다. 대부분의 여론이 MBC 편향성 문제를 지적하는 현실 속에서도, 방문진 이사들만이 비판의 ‘출처’와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이하 방문진)는 26일 오후 ‘2016년 MBC 경영평가보고서’(이하 경평 보고서) 승인 여부를 두고 임시 이사회를 열었다. 애초 이사회 안건에서는 보고서 일부에 대한 '형식'에서 승인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지만, 구여당 추천 이사들이 '내용'에서도 문제를 제기하며 1시간 30여 분 간 격론이 진행됐다.

경평 보고서는 5개 분야에서 방문진이 추천한 전문가가 집필을 맡는다. 이번 경평 보고서의 ‘보도시사’ 부문은 김세은 강원대 교수가 집필했다. 경평 보고서가 아직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날 회의에서 언급된 부분에 따르면 김 교수는 MBC의 보도시사 공정성에 대해 다방면으로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 상암MBC 사옥 ⓒMBC

이날 공개된 부분에 따르면 김 교수는 경평 보고서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법정 제재는 2015년보다 감소했지만 지상파 3사 중 건수와 감점 모두 가장 많았고, 그 사유 또한 예년과 달리 객관성과 공정성 관련이 무려 8건에 이른다는 사실은 2016년 보도·시사 분야의 경영지침 이행 정도가 매우 미흡함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 교수는 지난해 MBC <100분 토론>과 관련한 패널 편향성, 막말 논란을 예시로 들며 “제작진의 전문성 외에 패널 등 출연진의 전문성도 중요하다”며 “일부 패널의 막말이나 편파적인 패널 선정은 공영방송 MBC의 공정성과 신뢰성 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여, 향후 더욱 신중하고 균형 있는 패널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더불어 김 교수는 보도시사 분야 경영지침 이행 정도를 평가하며 “원만한 노사관계와 미래지향적 조직문화 정립을 통해 공영방송사의 가치인 공정성과 신뢰성을 위해 나아갈 것을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며 2016년 방문진이 제시했던 노사관계 지침을 짚었다.

김광동 “JTBC가 왜 준거 틀? 객관적이지도 보편적이지도 않아”

이 같은 전문가 평가에 구여당 추천 이사들은 여러 사유를 들며 “이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김광동 이사는 “학자적 의견은 존중해야겠지만 존중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며 “(보고서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JTBC를 준거 틀로 가지고 간다”고 비판했다.

김 이사는 “(보고서에서) ‘JTBC가 2013년 뉴스 시청률 1%로 미미했으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탄핵 정국 이후 무려 35%에 이르고 있다’고 표현하는데, 과연 MBC를 평가하는 데에 이게 적절한가”라고 의문을 표시하며 “한마디로 얘기하면 JTBC는 이렇게 잘나가는데 MBC는 망하지 않았느냐는 건데 그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이사는 보고서가 인용하고 있는 <미디어 오늘>, <시사인>, <시사저널> 등에 대해서도 “과연 이 잡지 혹은 언론사들이 준거 틀로 삼아야 될 만큼 공정한 기준이 되는지 의문”이라며 “학자로서 최소한의 중립, 균형이 (없다) 양쪽 입장을 함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김세은 교수가 보고서에서 인용한 학자 하버마스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이사는 “여론 형성 부분에서 하버마스를 얘기하는데, 하버마스는 프랑크푸르트 학파로 네오막시스트다”라며 “그 사람의 이론이나 철학적 기반을 이해하고 이걸 방송사를 분석하는 데에 적용할 수 있느냐. 그렇지 않다”고 개인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 유의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뉴시스

유의선 “김세은 교수가 작성하지 않은 것 같다”

방송학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학자 출신의 유의선 이사는 김세은 교수를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되기도 한다.

유 이사는 “김세은 교수가 작성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김 교수는 원래 이런 수준이 아닌데 급하게 작성한 것 같다”며 “보완이 필요한 보고서”라고 말했다.

유 이사는 그동안 한국언론학회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국내 주요 미디어의 신뢰성, 공정성, 유용성 등을 조사하는 등 2004년부터 미디어 연구에 이바지해온 미디어미래연구소에 대한 신뢰성도 지적했다. 유 이사는 “미디어미래연구소 설문이 인용돼있는데 그 설문의 타당성 등으로 봐서 자료의 유용성이 과연 있는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 이사는 “많은 자료들을 나열하고 있는데 참고가 하나도 없다. 보고서를 이렇게 쓸 때는 자료가 없으면 본인 직감이고 자료 제출이 있다면 출처를 달아야 하는데 그런 게 없고 참고문헌도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학문의 자유, 이사회가 침해하면 안돼”

이에 구야당 추천 이사 3인은 이사회가 학문의 자유를 침해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부 이사 개인들이 자신의 관점과 다르다는 이유로 내용에 대한 지적을 수용해 달라고 요구한다면, 경평 보고서를 전문가에게 의뢰한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사회에 앞서 구여당 추천 이사 2인, 구야당 추천 이사 1인으로 구성된 경영평가 소위원회는 논의 끝에 △노사 관련 사항은 경영부문과 중복되니 경영부문으로 이동해 줄 것 △소송관련 사항은 삭제하거나 필요시 보도시사 부문에만 한정해 공개할 것 △일부 표현을 순화할 것 등을 김세은 교수에게 요청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이미 “수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소위원으로 참여했던 최강욱 이사는 “소위원회의 당시 집필자의 동의를 구하는 쪽으로 설명해보고 (집필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원안대로 접수하자고 소위원회에서 동의했는데, 집필자가 그걸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면 방문진이 더 이상 개입해서 어떻게 할 수는 없다고 결론 난 사항”이라며 “보고서는 연구자의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게 돼 있고, 더불어 내용에 대한 책임도 작성한 사람이 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기철 이사는 일부 구여당 추천 이사들이 보고서 내용을 지적한 것에 대해 “MBC가 신뢰도 측면에서 나락으로 빠진 것이 여러 조사에서 증명이 돼있다. 객관적으로 증명된 사실들을 집필 교수 혼자가 잘못됐다고 말하는 건 (잘못됐다)”며 “본인이 동의하기 어렵다고 해서 교수가 준거의 틀을 쓴 걸 구구절절 부인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구야당 추천 이사 3인은 그동안 해왔던 것과 같이 원안대로 의결을 하되, 이사들 개인적으로 비판의 의견이 있다면 따로 모아 경영진에게 전달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구여당 추천 이사들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방문진 이사회는 구여당 추천 6인, 구야당 추천 3인으로 구성돼있다.

반면 지난해 방문진에서는 구야당 추천 이사들이 경평 보고서의 불공정성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상황에서 ‘다수결’로 보고서를 원안대로 의결한 바 있다.(▷관련기사 ‘방문진, 불공정 논란 경영평가 보고서 원안 승인’) 이날 김 교수를 비판했던 유의선 이사는 지난해 당시에는 '용역을 받은 교수들이 학자적 양심에 입각해서 작성한 건데 우리가 어떻게 수정하냐'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뉴시스

최종적으로 이날 이사회에서는 보고서 승인을 보류하고, 사무처장이 이사진 각자의 의견을 취합한 후 해당 집필 교수에게 다시 한 번 의견을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유기철 이사는 "(일부 구여당 이사들이) 수정을 요구한다는 입장만이 아닌, 수정에 대한 반론도 있었다는 논의 내용을 모두 전달해야 한다"며 "마치 이사회 의결이 다 돼서 (수정하자는 것이) 통일된 의견으로, 이사회 측 의견이라고 교수에게 전달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문진은 방송문화진흥회법 제10조에 의거해 MBC의 경영 환경 개선을 유도하고 공영 방송의 공적 책임 실현에 기여하고자 지난 2001년부터 매년 경영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방문진은 MBC가 건전한 방송 문화 진흥을 선도하고 민주적이고 공정한 방송사로서 자리를 매김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경영 조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경영평가와 각종 제도를 통하여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고 있다.

 


이혜승 기자  coa331@pdjournal.com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혜승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여백
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8-715] 서울 양천구 목동 923-5번지 한국방송회관 10층l대표전화 : 02-3219-5613~5619l구독문의 : 02-3219-5618l팩스 : 02-2643-6416
등록번호: 서울, 아00331l등록일: 2007년 3월 5일l발행인: 류지열l편집인: 이은미l청소년보호책임자: 류지열
PD저널 편집국 : 02-3219-5613l광고 문의(PD연합회 사무국 · 광고국) : 02-3219-5611~2l사업제등록번호 : 117-82-60995l대표자 : 류지열
Copyright © 2018 피디저널(PD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pd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