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공장’ 인터뷰 권성민PD 징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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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 받지 않은' 인터뷰 꼬투리…MBC 구성원 '성명서 천막' 설치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전화 인터뷰를 가졌던 권성민 MBC 예능PD가 경영진으로부터 경위서 제출을 요구받아 징계가 예고된다.

권 PD는 지난 26일 라디오 전화 인터뷰 직후 경위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경영진은 권 PD가 회사로부터 ‘허가 받지 않은’ 인터뷰를 했다고 문제 삼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 PD는 회사에 인터뷰 신고를 마쳤지만, 경영진은 ‘허가’ 사항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웹툰 해고’ 이후 대법원 판결로 복직했던 권성민 PD는 지난 26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MBC 예능PD 47인이 공동 성명을 내건 것에 대한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 지난 2015년 12월 9일 오후 해고무효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승소한 권성민 전 MBC PD가 기자회견에서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성헌

인터뷰를 통해 권 PD는 MBC 예능본부의 현실을 고발했다. 그는 “표창원 의원, 이승환 등 정치적으로 이슈가 된 출연자를 쓰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김어준 씨 같은 분도 MBC에선 절대 쓸 수 없는 분 중 하나”라고 밝혔다.

권 PD는 “사내 아나운서를 캐스팅하려고 해도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아나운서는 출연할 수가 없다”며 “뉴스 보도 자료화면으로 쓰려고 해도 못 쓰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권 PD는 회사로부터 제작비 압박도 심각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사가 경영난이나 적자가 심하다고 하면서 제작비를 줄이라고 얘기한다”며 “(예능본부에서) 코디 하나 줄이고, 카메라 하나 안 쓰고 10만원, 15만원 아낀다. 그런데 임원들은 성과급 파티를 하고 임금을 인상해 어이도 없고 화도 난다”고 비판했다.

예능본부 PD들을 비롯한 사내 구성원들이 ‘김장겸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 권 PD는 “김장겸 사장은 MBC가 이렇게 많이 망가지게 된 근본적인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이 본격적으로 MBC 장악을 시작했을 때 그분이 정치부장이었다. 정권에 비판적인 뉴스는 다 까고, 그런 식으로 해서 보도국장이 되고 쭉 올라가서 보도를 점령했던 분”이라며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깡패라고 불렀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사장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권 PD는 이 사태에 대한 해법에 대해 “간단하다”며 “현 경영진이 책임지고 사퇴하고, 해직언론인 선배 여섯 분과 100여 명 넘게 부서에서 유배된 동료들이 돌아오도록 즉각 조치되는 것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 박소희 MBC 기자가 제작한 '김장겸은 물러나라' 포스터 ⓒ박소희 기자 페이스북

경영진은 권성민 PD뿐 아니라 최근 ‘김장겸은 물러나라’ 포스터를 제작한 박소희 뉴미디어뉴스 제작부 기자에 대해서도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박 기자는 개인 SNS에 경위서 내용을 공개했다.

박 기자는 경위서를 통해 “포스터를 제작해 부착해야겠다고 처음 결심한 계기는 지난 주 수요일(21일) 붙었던 공채 마지막 기수 후배들의 반성문 대자보”라며 “절절한 후배들의 마음을 읽고, 선배로서 가만히 있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하지만 후배들의 대자보는 제 행동의 방아쇠였을 뿐입니다. 사비를 들여 제작한 포스터를 더운 햇살을 이기고 붙이면서 느낀 감정은 아주 익숙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박 기자는 “더 일을 잘하기 위한 고민으로 하루를 보내도 모자라는 시점에 이런 경위서를 쓰게 된 것이 저로서도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하지만 이 유감이 개인적인 소회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이미 너무 많은 MBC 구성원들이 고통 받았고, 시청자들에게 너무 많은 실망을 드렸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MBC 경영진은 28일 김민식 PD에 대한 ‘자택대기발령’ 조치에 대해 재심 절차를 진행하기도 했다. 김민식 PD는 최근 홀로 사내 복도, 로비 등에서 ‘김장겸은 물러나라’를 외치며 ‘페이스북 라이브’를 진행해왔다. 이에 지난달 경영진은 김 PD에게도 경위서 제출을 요구하고 자택대기발령 조치를 내린 바 있다.(▷관련기사 ‘MBC, 김민식 PD 중징계 예고 ‘대기발령’’)

MBC의 ‘징계 탄압’은 서울 본사뿐 아니라 지역MBC에서도 이어진다. 언론노조 MBC본부 대전MBC지부에서는 부당전보·부당징계 논란이 일었던 기자 3명에 대한 징계 취소를 요구하기 위해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대전MBC지부는 “징계처분을 취소하고, 이로 인한 신분상 불이익을 회복시키며, 부당징계를 받지 않았더라면 정상적으로 받았을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고 요청하고 있다.(▷관련기사 ‘대전MBC, '7분 지각‘ 기자 재심서 징계 확정’)

▲ 언론노조 MBC본부가 상암MBC 광장에 구성원들의 성명을 붙인 천막을 설치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한편 MBC에서는 김장겸 사장 이하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PD, 기자, 아나운서, 기술직군 등 부서별·기수별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경영진이 게시판에서 이들 성명서를 삭제하자, 언론노조 MBC본부는 상암MBC 광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성명을 내걸었다.

MBC 구성원들은 ‘릴레이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개인적으로도 ‘김장겸은 물러나라’를 외치고 있다. 지역MBC에서는 전국 규모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통해 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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