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혁명 이후...한국 언론이 지향할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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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6월 항쟁 이후 30년, 한국 언론의 현재와 미래

6월 항쟁 30년을 맞아, 한국 언론의 현재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미디어오늘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최로 23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토론회 ‘6월 항쟁 이후 30년, 한국 언론의 현재와 미래’에 참여한 언론인, 언론학자들은 '민주화 운동 30년과 언론운동 30년'을 시작으로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요인', '진보언론의 과제와 전망', '지속가능한 저널리즘 생태계'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했다. 

먼저 ‘민주화운동 30년과 언론운동 30년’ 발표를 맡은 이채훈 한국PD연합회 정책위원(전 MBC PD)은 ‘노태우 정부, 민주와 반민주의 격돌’부터 ‘자본의 공격과 언론운동’, ‘적폐세력 집권과 지옥에서 보낸 한 철’까지 소개하며 6월 항쟁 이후 지금까지 30년 동안 우리 언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봤다.

이후 촛불 혁명 이후의 현재 언론에 대해서 “고대영(KBS 사장), 김장겸(MBC 사장)을 좀 더 나은 인물로 교체하면 KBS와 MBC는 과거의 공영방송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까? 한겨레, 경향 등 정통 진보언론은 환골탈태할 수 있을까? 촛불혁명이 열어놓은 새로운 조건에서 언론운동이 지향할 방향은 무엇일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이 정책위원은 “이번 정권교체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개혁이 좌초하고 다시 적폐세력이 다시는 민중을 기만할 수 없도록 새로운 언론지형을 확립하는 게 이 시대 언론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상생과 평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했다. 그는 “조선일보와 수구세력이 설정해 놓은 프레임에 갇혀서 시비를 가릴 필요는 없다. 박근혜 정부의 모든 적폐는 물론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자원외교, 원전 비리도 남김없이 파헤쳐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언론의 의제설정 능력”이라며 언론 개혁의 조건으로는 ‘기자와 PD들의 의식혁명’도 중요함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채훈 위원은 “다시는 적폐세력이 돌아오지 못하도록 우리 사회 개혁도 ‘인디언 기우제’처럼 철저히 이어져야한다. 이 과정에서 언론인들의 치열한 고민과 성찰 그리고 실천을 기대한다”고 발표를 마쳤다. 

▲ 미디어오늘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최로 23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6월 항쟁 이후 30년, 한국 언론의 현재와 미래’가 열렸다. ⓒ미디어오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두 번째로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이사가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10가지 요인'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는 언론사 사장 △말 안 들으면 언제든지 갈아치울 수 있는 지배구조 △사장 말을 따르는 충직한 간부들 △정치권력의 직접적인 압박 △정당한 징계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한 보복과 징계를 요인으로 들었다. 그밖에도 △기자와 PD들의 자기 검열 △언론중재와 고소, 고발 △광고주의 압박 △위축효과 확산 △뉴미디어 플랫폼과 트래픽 종속 △직접적인 사주의 압력 △출입처문화 △언론 간의 상호비판 막는 언론끼리의 소송전 △비판 언론에 대한 탄압의 첨병에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의 요인에 대해 설명했다.

이정환 대표이사는 “분명한 건 언론 자유는 원래 취약하고 끊임없이 공격에 직면할 수 없다. 어느 언론사도 지배구조의 취약점을 안고 있지만 특히 정부에 의존하는 공영방송과 국가기간 통신사 등은 편집권과 편성권의 독립이 필수적이다. 동시에 건강한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저널리즘의 원칙과 사명에 대한 구성원들의 강한 합의가 필요하다. 언론의 공공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지원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봉수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원장은 ‘진보 언론의 과제와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최근 <중립에 기어를 넣고는 달릴 수 없다>는 책을 내기도 한 이봉수 원장은 “진보언론 종사자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탓하지만 운동장을 기울게 만든 한쪽 당사자가 바로 자신들 아닌가‘라고 지적하며 진보언론에 정체성 혼란을 극복, 자기성찰 무풍지대를 벗어나기, 재벌 광고 의존 탈피 등을 강조했다. 그밖에도 이 원장은 진본언론 콘텐츠 혁신전략을 제안하며 오피니언편 확대, 미디어면 확충, 세계 진보 또는 독립언론과의 연대 그리고 방송진출 모색 등을 제안했다. 

네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성해 대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지속가능한 저널리즘 생태계의 모색’을 발표하며 한국 저널리즘 생태계의 성취와 과제에 대해 짚었다. 그는 “한국 언론에서는 언론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정상적인 생태계라면 경쟁이 작동하고 3E 모델(해방Emancipation, 참여Engagement, 확장Empowerment)을 가장 잘 충족시킬 수 있는 생산자가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나 국내 언론은 일종의 ‘과점’ 상태로 혁신적 언론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널리즘 특화 대학원과 디지털 기반 지식 저널리즘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이뤄지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생산의 주요 당사자인 저널리스트에 대한 투자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안하며 이밖에도 지속가능한 한국 저널리즘 생태계를 위해 공적 자금을 통한 양질 뉴스 구입해 이를 공동 자산으로 활용하는 것과 뉴스를 즐겨 찾고 제대로 활용하는 소비자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 참고 

- 다음은 이채훈 한국PD연합회 정책위원이 '6월항쟁 30년, 언론운동 30년'과 관련해 <PD저널>에 6월 19일부터 23일까지 연재한 총 5편의 글이다. 

[6월항쟁 30년, 언론운동 30년①] 촛불혁명과 2017년 언론의 풍경

[6월항쟁 30년, 언론운동 30년②]노태우 정부, 민주와 반민주의 격돌

[6월항쟁 30년, 언론운동 30년③] 자본의 공격과 언론운동

[6월항쟁 30년, 언론운동 30년④] 적폐세력 집권과 ‘지옥에서 보낸 한 철’

[6월항쟁 30년, 언론운동 30년⑤] 상생과 평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 6월 항쟁 30년, 한국 언론의 현재와 미래 토론회 자료집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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