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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예능의 반쪽짜리 성공

[방송 따져보기] ‘해투3’가 처한 위기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7.07.04 10: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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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때 ‘황금시간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던 지상파 방송의 심야 예능은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구나 날이 갈수록 예능의 소재, 포맷, 방송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장수 예능이 켜켜이 쌓아온 역사만으로 승부수를 띄우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 KBS

장수 예능의 위기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상파 방송 3사를 통틀어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KBS2TV<해피투게더 시즌3>(이하 <해피투게더3>)도 예외는 아니다. 그간 <해피투게더>는 2001년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탁월한 진행 실력을 지닌 베테랑 MC 유재석, 신동엽, 김제동에 이어 이효리, 유진 등 예능적 재미를 갖춘 진행자를 발굴했다. 동시에 ‘책가방 토크’, ‘쟁반노래방’, ‘프렌즈’, ‘사우나 토크’등 인기 있는 코너를 선보였다. 그러나 전성기 때만큼 시청률과 화제성을 잡지 못하면서 개편 시기에 종종 폐지설에 휩싸이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최근 <해피투게더3>의 행보는 ‘과거’에 방점을 찍은 듯 보인다. 한 때 인기를 모았던 코너를 재소환하고 있다. 장수 예능이 택한 과거로의 회귀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해피투게더3>는 지난 3월 15주년 특집으로 3주에 걸쳐 과거 인기 코너를 재구성해 내보냈다. ‘레전드 특집’의 일환으로 ‘프렌즈 리턴즈’, ‘사우나 토크 리턴즈‘, ‘쟁반 노래방 리턴즈’ 등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코너들을 선보인 것. ‘프렌즈 리턴즈’에서는 전현무와 조세호가 주인공으로 나서 생활기록부 공개부터 학창시절에 겪었던 에피소드와 진짜 친구인지, 가짜 친구인지를 찾는 재미를 더했다. 과거 '프렌즈'의 MC를 맡았던 유진이 특별 출연해 유재석과 다시 호흡을 맞췄다. ‘쟁반 노래방 리턴즈’에서는 걸그룹 멤버들이 출연했다. 이들 특집은 시청률 6%대(닐슨코리아 기준)까지 올랐다. ‘레전드 특집’은 일시적으로 시청률 소폭 상승효과를 가져왔지만,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벗어나기엔 역부족이었다.

<해피투게더3>가 추억을 소환하는 방식은 500회 특집에서도 이어졌다. 출연진이 보고 싶은 친구나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즉석 섭외를 나서는 방식인 ‘보고 싶다 친구야’ 코너를 내보냈다. 시청자가 가장 보고 싶은 게스트를 깜짝 초대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지만, 특집 취지와 달리 게스트 분량 조절로 인해 논란이 불거졌다. 배우 조인성, 가수 아이유 등 스타 위주의 편집 분량으로 ‘분량 몰아주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늦은 시간에 나온 다른 출연진 중 개그맨 이진호는 인사조차 나누지 못한 채 최단기간 출연자로 등장해 ‘병풍 논란’으로 이어졌다. 결국 <해피투게더3> 제작진은 시청자 반응을 의식한 듯 지난달 29일 500회 특집 ‘A/S 미안하다 친구야’편을 기획했고, 송재희, 최윤영, 기용 패트리, 이진호, 이명훈이 재출연했다.

<해피투게더3>는 지난 6월부터 신설한 ‘전설의 조동아리’ 코너에서도 과거의 소재와 기획에 기대고 있다. 본래 있던 토크쇼 개념의 ‘해투동’ 외에 2부로 신설된 '전설의 조동아리'는 유재석을 주축으로 오랜 친구 사이이자 개그맨 김용만, 김수용, 박수홍, 지석진이 합류한 코너이다. ‘전설의 조동아리’ 출연자들은 게스트와 함께 ‘공포의 쿵쿵따’ ‘위험한 초대’ 등 2000년대 초반에 전성기를 일궜던 코너를 다시 재현한다. 추억의 개그맨들은 게스트의 특정 행동에 따라 물벼락 세례를 받고, 구호를 무한반복하며 끝말잇기 게임을 한다. <해피투게더3>는 참신하고 획기적인 포맷보다 친근함을 무기로, 방송가에서 입담이 좋기로 유명한 이들을 앞세우고 있다.

평균 시청률 4%대에 머물고 있는 <해피투게더3>의 생존방식은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처럼 보인다. 한 때 ‘황금시간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던 지상파 방송의 심야 예능은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구나 날이 갈수록 예능의 소재, 포맷, 방송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장수 예능이 켜켜이 쌓아온 역사만으로 승부수를 띄우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해피투게더3>가 줄곧 이어온 메인MC-게스트-보조MC의 삼각구도인 ‘토크쇼 방식’이 더 이상 시청자에게 신선함을 안겨주지 않고 않는 게 비슷한 맥락이다. 결국 장수 예능이 부침을 겪는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기존 코너의 재탕 혹은 모방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을 감수한 <해피투게더3>의 선택은 ‘베스트’가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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