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설문조사…응답자 95% “김장겸·고영주 사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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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설문조사…응답자 95% “김장겸·고영주 사퇴해야”
MBC노조·43개 직능단체 공동 설문조사 진행…“김장겸, 고영주 퇴진 협의체 만들 것”
  • 이혜승 기자
  • 승인 2017.07.1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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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조합원뿐 아니라 본사, 지역사 전직원을 대상으로 한 김장겸 사장·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퇴진 관련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95% 이상이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

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는 10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사장·이사장 퇴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MBC본부와 MBC PD협회, MBC기자협회, MBC아나운서연합회 등 43개 사내 직능단체들이 공동으로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본사와 16개 지역사에서 실시했다.

▲ 언론노조 MBC본부와 43개 직능단체들이 MBC 전직원들을 대상대로 실시한 '김장겸 사장, 고영주 이사장 퇴진' 관련 설문조사 ⓒ언론노조 MBC본부

설문조사는 임원을 제외한 보직 국장, 보직 부장들을 포함한 일반직과 업무직, 연봉직, 계약직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돼 2093명(67.7%)이 응답했다. 응답자 중 95.4%가 ‘김장겸이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이어 ‘고영주 이사장 등 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이 퇴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95.9%가 ‘예’라고 답했다.

김장겸 사장이 사퇴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뉴스·시사 등 방송의 독립과 공정성 훼손’이 응답률 87%로 가장 많았고, ‘부당전보, 부당징계 등 노동법 위반’과 ‘프로그램 경쟁력과 스테이션 이미지 하락’ 때문이라는 답이 각각 34.5%, 32.7%로 뒤를 이었다.

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이 퇴진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방송 독립과 공정성 훼손의 공범’이 87.7%, ‘MBC 경영진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 방기’가 53.4%로 나타났다. 

이어 김장겸 사장 사퇴를 요구한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한 ‘김장겸 사장 퇴진 이후, 가장 시급한 MBC의 개혁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뉴스·시사 등 방송의 독립과 공정성 강화로 신뢰 회복’이라는 대답이 85.9%로 가장 많았다. ‘제작 자율성 및 창의성 보장으로 프로그램 경쟁력 회복’, ‘방송장악 진상규명과 인적 청산’은 각각 45.2%, 42.5%로 뒤를 이었다. 위 항목들은 2개까지 응답이 가능했다.

김연국 MBC본부 위원장은 “노조뿐 아니라 노조에 속해있지 않은 직원들 전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다. 아마 MBC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일 것”이라며 “노조와 43개 직능단체가 함께 주최했다. 처음으로 작지만 의미 있는 행동을 일궈낸 것”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 언론노조 MBC본부와 43개 직능단체들이 MBC 전직원들을 대상대로 실시한 '김장겸 사장, 고영주 이사장 퇴진' 관련 설문조사 ⓒ언론노조 MBC본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에 참석한 일부 직능단체장들은 각자가 속해있는 직군의 현실을 토로하기도 했다.

권혁용 MBC영상기자회장은 “(2012년 파업) 이후 충원된 인력은 우리가 하고 있던 보도영상 전문가로서의 위치에 걸맞지 않은, 뉴스 PD라는 변형된 형태로 우리는 배제시켜오고 있다”며 “파업 이후 시용기자들과 불협하는 내용, 내지는 파업기간 동안 열성적으로 참여했다는 이유로 조직 전체가 해체됐다”고 밝혔다.

임신환 MBC방송기술인협회장은 “MBC가 앞으로 이만큼 망가질 일도 없을 것 같다”며 “협회가 외부행사를 여러 번 주관해서 추진하지만 MBC라는 타이틀을 달고 진행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회사가 망가졌다. 협회원이든 아니든 MBC에 몸담은 직원들 모두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왕종명 MBC기자협회장은 “가장 아픈 부분이 우리 뉴스를 시청자들이 믿지 않는 것, 신뢰하지 않는다는 부분”이라며 “뉴스 신뢰성, 공정성의 추락과 김장겸 사장의 보직상승은 정확히 일치한다. 그분의 사퇴가 우리 뉴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시작”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기자회견 자리에서 김범도 MBC아나운서협회장은 “MBC 경영진과 방문진 이사진은 언론자유 수호는커녕 언론자유를 앞장서서 짓밟고 공정성을 무너트렸다. 95% 넘는 MBC 구성원 또한 퇴진을 강력히 요구하는데 왜 자리에 연연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르고 수없이 많은 범법행위를 한 김장겸과 고영주는 사퇴뿐 아니라 어서 빨리 자수하기를 바란다”고 규탄했다.

▲ 언론노조 MBC본부와 43개 직능단체들이 10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사옥 로비에서 '김장겸 사장,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퇴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PD저널

최근 사장 퇴진 운동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는 대전MBC와 춘천MBC에서는 이번 설문조사와 더불어 각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진숙 대전MBC 사장, 송재우 춘천MBC 사장 사퇴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대전MBC에서는 94%의 구성원이 이진숙 대전MBC 사장의 사퇴에, 춘천MBC에서는 91.2%의 구성원들이 송재우 춘천MBC 사장 사퇴에 동의했다. 응답률은 각각 91.8%, 79%에 달했다.

MBC본부와 43개 직능단체는 앞으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김장겸 사장, 고영주 이사장 퇴진을 위한 한시적 기구를 구성하고 발족할 예정이다. 김연국 위원장은 “김장겸 사장, 고영주 이사장을 완전히 축출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기구”라고 설명하며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 체제를 끝장낼 싸움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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