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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4기에 거는 기대 그리고 우려

[미디어 리포트] 학계·시민사회·언론계 “언론개혁, 방통위가 주도하라” 하수영 기자l승인2017.07.18 09: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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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제4기 출범을 앞두고 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 인사가 한창이다. 3기 상임위원이었던 고삼석 위원(대통령 추천)과 김석진 위원(자유한국당 추천)은 4기에도 연임하는 것으로 결정됐으나, 아직 다른 상임위원과 방통위원장의 임명 절차가 남아 있다.

오는 19일 예정된 이효성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청문회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상임위원 임명은 난항과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상임위원 후보자로 표철수 전 안철수 대선캠프 공보단장(국민의당 추천)과 허욱 전 CBSi 대표(더불어민주당 추천) 등이 상임위원 후보자로 올라있으나, 국회에서 이들의 선출안건 처리가 거듭 무산됐기 때문이다. 학계‧시민사회에서도 일부 후보자 지명을 두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월 3기 방통위 임기가 만료된 이후 생긴 업무 공백은 약 3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다.

아직 방통위 4기 조직이 제대로 완성된 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학계와 시민사회, 언론계의 생각도 그렇다. 저마다 언론개혁‧방송개혁에 대한 열망을 쏟아내고 있다. 방통위원장 후보자를 비롯한 방통위 상임위원들과 후보자들은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4기 방통위가 구성됨과 동시에 산적한 현안 해결에 나서야 한다. 방통위 관계자를 포함해 시민단체, 언론계, 학계 등 각계 전문가들은 방통위 4기 인사와 방통위 4기에 주어진 과제, 4기 방통위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 고대영 KBS 사장(왼쪽)과 김장겸 MBC 사장 ⓒ뉴시스

전문가들 “방통위, 공영방송 추락 방관‧주도한 ‘주범’…4기 방통위, 언론개혁 적극 주도해야”

곧 출범할 차기 방통위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당장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해직 언론인 복직 문제,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간 형평성 문제 등 ‘언론개혁’이 최우선 과제로 언급되고 있으나 이 외에도 통신비 인하 등 이동‧통신시장에 대한 관리감독도 방통위의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크게 이효성 방통위원장 후보자를 포함한 4기 방통위 구성 현황, KBS‧MBC 등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 문제, 종편 문제, 그리고 OBS 경인TV(이하 OBS) 문제 등에 대해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여러 언론개혁 과제 중,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정권이 교체되기 전부터 언론장악방지법(방송법) 개정안 논의와 함께 꾸준히 언급돼 온 만큼 전문가들의 관심도 가장 높았고 그만큼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문 대통령 본인이 후보시절부터 강조해 온 내용이기 때문에 언론계 내부에서 기대가 높다.

각계 전문가들은 우선 공영방송의 신뢰도 상실, 위상 약화가 초래된 책임을 방통위에 돌리면서 3기와 전혀 다른 강력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 사무처장은 “3기 방통위는 거의 일을 안 했다고 생각한다. ‘봐 주기’로 일관했다. 종편이든 KBS‧MBC 문제든, 그 동안 방통위가 나섰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건이 한 두 개가 아니었는데 그 모든 것에서 방통위는 손을 놓고 있었고 법적으로 꼭 해야 하는 의결만 마지못해 요식행위처럼 했다”며 “사실상 이명박‧박근혜 정권 동안 (공영)방송이 이렇게 망가지고, 방송 장악이 일어난 데에는 방통위란 조직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방통위도) 적폐세력이다. 4기 방통위는 권력이 방송을 장악할 수 없도록 막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간 공영방송, 특히 MBC는 최악의 암흑기를 겪었다. 언론인 대량 해직 사태가 발생해 지금도 해직자 6명을 비롯해 100명이 넘는 기자‧PD‧아나운서 등이 현업에서 쫓겨나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4기 방통위에서 가장 시급한 첫 번째 과제가 ‘MBC 사태 해결’이길 바란다”며 “무엇보다 방송의 자유‧공공성‧공익성을 높여야 한다. 지금 MBC의 언론 자유가 가장 심각하게 파괴돼 있고 공공성과 공익성이 추락한 것은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들이 MBC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지 않고 오히려 MBC 파괴의 공범으로 나서서인데, 방통위가 이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노동자협의회 의장이기도 한 윤창현 언론노조 SBS 본부장 역시 “방통위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통틀어 전혀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윤 본부장은 “방통위가 역할을 똑바로 했으면 지금 언론판이 이렇게 됐겠느냐”며 “KBS‧MBC같은 지상파 방송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공공재인 방송이 통신 자본 논리에 밀려 완전히 상업화 굴레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생존 위기를 맞고 있는 이 상황은, 우리 내부 문제도 있지만 규제‧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정책당국인 방통위가 제대로 역할을 못 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방통위 공무원들에 대한 문책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윤 본부장은 “지금 와서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방통위가 ‘공영방송 정상화’를 제1과제로 설정해 놓고 그러는데, 그럼 그 동안은 몰랐나? 알았다. 알면서 손 놓고 있었던 공무원들 문책해야 한다”며 “지금 (공영방송에서) 해직된 사람들, 1~2년 된 문제가 아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야당추천 방통위원들이 노력했겠지만, 그 동안 방통위원장을 지낸 사람들과 방통위 공무원들은 뭘 했느냐”고 비판했다.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방통위를 공영방송이 국민의 신뢰를 잃고 내부 구성원들이 고통받는 현실에 이르게 만든 ‘주범’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성 본부장은 “사실상 방통위가 박근혜 정권 낙하산 사장 심고 (방통위가) 주범들 아닌가. 마음에 안 드는 이사장은 ‘권력에 굴종하지 않는다’고 하고, 정권 뜻대로 안 되니 현재의 이인호 이사장을 선임했다. 그게 다 중간에서 권력의 명을 받아 방통위가 한 것 아니냐”며 “이제는 방통위가 국민들의 명을 받들어서 박근혜 정권이 임명한 국정농단과 방송장악의 대리인들을 뿌리 뽑아야한다. 그렇지 않고서 어떻게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혁하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성 본부장은 KBS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인 방송법 개정안에 관해서는 ‘아직 언급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법 개정안이 논의되려면 (국회의) 대치국면이 끝나야 한다. 국회 정상화도 안 되고 있는 상태에서 여당에 ‘왜 방송법 개정안 통과 안 시키느냐’고 할 수는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도 방송법 개정안 통과 가능성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김 사무처장은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고 이대로 (방송법 개정안이)된다고 해도 자유한국당이 반대할 수도 있지 않느냐”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문제는 예측이 안 된다. 그 부분에만 기대할 수는 없다. 방통위가 적극적 역할을 해서 KBS‧MBC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존 방통위 권한 내에서 KBS‧MBC 문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걸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지난 2007년 성균관대학교 교수 재직 당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서울 프레스센터 한국언론재단 대강의실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보도 이렇게 하자' 토론회에서 사회를 보는 모습 ⓒ뉴시스

“이효성 후보자, 언론개혁 기대감 ↑‧4기 방통위에 ‘촛불혁명’ 시민 뜻 받들 인물은 안 보여”

방통위는 방송‧통신 정책 수립과 규제 기능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대통령 직속 합의제 기구다. 특히 KBS·MBC 등 공영방송의 이사진 선임과 추천 의결 권한을 가지고 있어 이들 방송사가 해직‧대기발령 등의 인사상 문제와 방송 공정성 문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그 어느 때보다 방통위원장을 포함한 제4기 방통위 구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19일 청문회가 예정된 이효성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경우,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서 20년가량 재직한 언론 전문가로서 노무현 정부 당시 현 방통위의 전신이자 민간 합의제 기구였던 방송위원회 2기 부위원장을 역임했을 뿐만 아니라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시민단체 활동 경험이 있어 언론개혁 과제를 책임질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자유한국당에 의해 위장전입‧세금탈루‧다운계약‧부동산 투기 등의 의혹이 제기됐고, 최근 KT 스카이라이프 시청자위원을 맡았던 것이 알려져 ‘방송·통신 관련 사업에 종사하거나 위원 임명 전 3년 이내에 종사하였던 사람은 방통위원장‧상임위원으로 재직할 수 없다’는 방통위 설치법에 의거해 ‘부적격자가 아니냐’는 비판도 받고 있다.

기대와 비판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이효성 후보자에 대해 시민단체를 비롯한 언론계와 학계의 생각은 어떨까. 학계‧시민단체에서는 일단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으나, 그 외의 전문가들은 ‘아직 말하기 조심스럽다’거나 ‘일단 취임하면 지켜보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은 “이효성 후보자는 방송개혁의 의지가 분명히 있으신 분이다. 과거 정무적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공무원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정무적 판단도 잘 하실 것 같다. 기대한다”며 “다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갈등이 생기고 욕을 먹을 수도 있으나 그래도 확실한 방송개혁을 해 주셨으면 한다는 것이다. 방통위가 사실상 언론개혁의 가장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갈등이 가장 많을 수밖에 없는 자리를 맡게 되셨지만 강한 의지를 갖고 개혁에 임해주시라”고 당부했다.

이 후보자가 1998년 공동대표를 지냈던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를 맡고 있는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역시 이효성 후보자 지명에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전 교수는 “(이 후보자는) 학계에서도 인정받고, 시민사회 경력도 있으시고, 그래서 시민사회의 의견을 나름 잘 대의하실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다. 또 현안에 대해서도 비판적 안목이 있으시니 무엇이 과제인지 파악하고 계실 것”이라며 “기본적 인품, 전문성, 이런 부분에서 의심할 것은 없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중요한 건, 그 동안 방통위원장들이 보여준 정치력 부분이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했고, 기껏해야 언론 탄압하는 역할 해 왔던 처지이기 때문에 (새로운 방통위원장이) 기본적으로 역량을 발휘하기 어려운 방통위원장의 위상, 역할을 짊어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사명을 제시할 수 있는지는 스스로 개발하셔야 할 몫이다. 방통위원장의 기존 역할을 바꿔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책무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진영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장도 이 후보자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유 지부장은 “평가를 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iTV(OBS의 전신)가 (2004년에) 허가 취소됐을 때 (이 후보자가) 당시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이었다. (iTV 허가 취소 이후) 새 방송(OBS)을 만드는 과정 속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하셨던 걸로 기억한다”며 “그 이후 과정을 본 분이 아닌가. 지금도 (OBS는) 같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같은 문제를 놓고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바라보고 있다.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개인적으로 어떤 분인지 잘 알지 못하지만, 언론개혁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계속 언급해 오셨던 분인 건 알고 있다”며 “다만 얼마나 힘 있게 개혁을 밀어붙일지는 미지수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동안 언론계 전반을 망쳐온 인사들과 자유한국당이 MBC가 마치 최후의 보루라도 된 양 (개혁에) 저항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사실 언론계 외곽에서 언론개혁‧방송개혁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것과 실제 저항을 이겨내고 실행해내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다. (이 후보자가) 어떻게 풀어낼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 최성준 전 방송통신위원장 ⓒ뉴시스

많은 전문가들이 이 후보자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일부 전문가는 언론계 일각에서 비판적인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허욱 방통위 상임위원 후보자(더불어민주당 추천)에 대해 쓴 소리를 했다. 또 일부 관계자는 아예 ‘노코멘트’를 하기도 했다.

전 교수는 앞서 이 후보자에 대해 ‘언론개혁을 해 낼 적임자’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한 바 있지만, 허욱 후보자를 포함한 전체적인 4기 방통위 구성을 보면 ‘촛불민심을 대변하기에는 부족하다. 신선하지 않다’고 다소 비판적인 평가를 했다.

그는 “그런 측면에서 나는 굉장히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지명된 인물들이) 전문성 면에서는 좋지만 꼭 한 번 했던 인물들이 새롭게 더 잘 할 수 있느냐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전문성과 별개로 사회적 책무감, 역사의식, 소명의식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라며 “(공영방송사) 이사나 사장 선임 과정에서도 촛불의 혁명적 상황과 전혀 상관이 없는 정파적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인물이 선발될 가능성이 지극히 높다. 그래서 현 (방통위) 인물 선발은 2017년 한국사회가 짊어진 언론개혁‧방송개혁 과제에 비춰볼 때 미달인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언론‧방송 전문가라는 사전적 의미의 전문성에 치중하다보니 지난해부터 지난 겨울까지 이어져 온 ‘촛불혁명’을 이어 받을 인물이 방통위 4기에 보이지 않아 아쉽다는 것이다.

허욱 후보자에 대해서도 전 교수는 “(이렇게 말씀드리기) 죄송스럽지만, 15년 정도 언론 학자이자 언론 운동가로 활동하면서 현장에서 그 분과 만나거나 같은 의견을 나눠본 적 없이 없는 것만으로도…(긍정적인 평가를 하기는 어렵다)”며 “그렇지만 사소한 그 분들(후보자들)의 행적을 떠나서 (선임이 되면) ‘구악’에 맞서서 언론개혁‧방송개혁을 하고, 엄청난 반대 권력과 문제 상황에 대해 정확히 알고 단호한 입장을 취해주길 바란다. 분명한 용기, 태도의식, 철학을 갖고 있지 않고 방통위에 들어오게 되면 관료제라는 기술적 한계와 정무적 판단에 매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방통위 내부 관계자인 이창하 방통위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이 후보자를 포함한 상임위원들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를 조심스러워 했다. 그는 “아직 (이효성 후보자) 청문회도 안 끝났고, 상임위원들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도 아니라서…(지금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후보자가 임명되면) 후보자도 만나보고, 새로 오시는 분들도 어떤 형태의 언론개혁을 하실 건지, 노조하고 생각은 같은지 파악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4기 (방통위)구성이 어느 정도 된 상태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PD저널>이 접촉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방통위 인선에 대한 또 다른 우려가 존재하기도 한다. 현재 4기 방통위의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진 것을 보면 이효성 방통위원장 후보자를 포함해 고삼석‧김석진 상임위원, 표철수‧허욱 상임위원 후보자 등 모두가 언론‧방송 전문가들이다. 각계 전문가들이 차기 방통위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로 언론개혁을 꼽았다는 점에서는 적절하다고 볼 수도 있으나, 일각에서는 ‘산적한 통신 분야 현안도 많은데 방통위 구성이 너무 한 쪽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이런 비판과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4기 방통위에게 또 다른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SBS 사옥 전경(왼쪽)과 OBS 경인TV 사옥 전경 ⓒSBS,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 사진 제공

SBS‧OBS 문제‧종편 특혜 의혹 해소해야…‘방통위에 주어진 또 다른 과제’

국가 권력보다는 시민 의견 청취하는 합의제 기구로서 재탄생해야

4기 방통위 인선에 대해서 기대와 우려, 비판이 혼재돼 있듯, 차기 방통위에게 바라는 점에 대해서도 각계 전문가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주문을 했다. 특히 시급한 과제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외에 지역 민영방송 문제 해결‧종편 특혜 의혹 등 방통위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유진영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장은 3기 방통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공영방송 문제뿐만 아니라 OBS같은 지역 민영방송 문제에도 방통위가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부탁했다.

유 지부장은 “그 동안 방통위가 규제‧감독기관, 허가기관으로서 그 기능을 약하게 한 탓에 지상파 방송사들 몇 곳이 공적책임을 수행해야 되는데 불구하고 제자리를 못 찾고 있었다. 방통위가 (언론의) 독립성 부분에 있어서 (언론을) 권력, 자본으로부터 지켜주고, 감시해주고, 독립성 강화를 위해 노력했어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못했다”며 “또 방통위는 미디어를 산업으로, 시장으로 보고 (언론이 서로) 경쟁관계에 놓이게 했다. 종편도 그러다 나온 것이다. 신자유주의 논리를 대서, 종편도 미디어 시장 속에 맡겨놓으면 그 속에서 (방송끼리) 경쟁력이 생겨 미래성이 확대된다고 했었다. 그 가운데 미디어시장은 과다경쟁에 빠져서 지상파의 경쟁력 약화가 초래됐다. 지상파의 최대 과제는 공적 책임을 수행하는 건데, 그 토대가 무너져 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가운데서 지역민방은 (지상파보다) 더 취약한 구조 속에 내몰리게 됐다. KBS‧MBC의 지배구조 문제가 현안이긴 하지만, 지역민방이 지난 20년간 위기에 직면해온 것을 (방통위가) 외면해선 안 된다”며 “지역방송발전위원회가 만들어져 있지만 현재는 명분만 쌓고 있는 상태다. 위원회에서 실질적인 (지역민방) 해법이 나오고 있는 상태는 아니다. 방통위가 이런 측면에서 향후 지역민방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 본부장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중요하지만, 사실 이건 여러 방송 개혁 과제 중 하나”라며 “개혁 과정에서 SBS를 포함해 공적 성격이 있는 방송들이 소외돼선 안 된다. 그러라고 국민들이 인허가권이나 규제권한을 방통위에 준 것이다. 전체 언론시장을 통틀어 개혁과제가 수도 없이 많이 있고 여러 정책적 과제가 (방통위에) 전달돼 있는데, 방통위는 이걸 하나 하나 다 실행에 옮길 방안을 고민하고 책임있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본부장은 “방송개혁 과제가 공영방송에 한정돼서는 절반에 그치는 것이다. (SBS를 포함해서) 지상파 방송 전체로 개혁 논의가 확산돼야 한다”며 “SBS는 현재 지상파 민영방송의 대표 주자인데 (지난 2004년 재허가 당시) SBS에 부여됐던 개혁 과제들, 예컨대 지주회사 체제 도입을 통한 소유와 경영의 분리, 방송 공공성 제고 등이 지난 10년 동안 제대로 구현됐는지를 방통위가 들여다봐야 한다. 사실 (그 당시 재허가 조건이) 잘 이행돼 왔으면, SBS가 지금과 같은 만성적 경영위기를 겪거나 지난해 최순실 보도사태를 포함한 일련의 문제들이 부각될 이유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방통위를 중심으로)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종편과 지상파간 불균형 문제에 대한 지적과 함께 이에 대한 해결 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언론계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 당시 민영 미디어렙과 종편 체제가 들어선 이후 종편이 시사‧보도 프로그램 위주의 불균형 편성이나 막말‧오보 방송 등을 하며 방송의 공정성과 공적 책임을 간과하고 있으며, 방통위가 이것과 함께 종편-지상파간 광고시장 불균형까지 눈감아 주며 일종의 ‘특혜’를 주고 있는 주장이 꾸준히 나왔다.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은 “(지난 3월 재허가 점수 미달이었지만 조건부 재허가를 받은) TV조선이나 그 외 종편 문제에 관해서, 당연히 특혜 다 환수해야 한다”며 “과도한 종편 특혜, 봐 주기에 대해 국민들이 계속 (시정을) 요구해왔다. (종편 특혜로) 벌어졌던 폐해를 없애는 데 방통위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 본부장은 “(종편에 대한) 의무재전송을 취소하고 황금채널 배정한 것 다 거둬들여야 한다”며 “특히 정부광고 특혜를 들여다봐야 한다. 일부 보수 종편들의 경우, 광고수익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니 대부분 적자인데, 상당부분 정부광고로 보전 중이다. 따라서 (종편) 정부광고 집행에 대한 일정한 기준이 필요하다. 방송통신발전기금도 종편에 대해서만 특혜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디어 기업이 정부로부터 주파수나 면허를 얻어서 낸 초과이윤에 대한 대가로 환수되는 성격인 방송통신발전기금은 그 동안 정부가 종편에 대해서만 징수를 유예하거나 지상파보다 적게 환수해 꾸준히 비판의 대상이 돼 왔던 부분이다.

윤 본부장은 “지금 같은 미디어 환경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줘서 얻는 사회적 이득이 무엇인가. 10년간 (종편에) 특혜 줘서 사회가 더 망가지기만 했지, 좋아진 게 뭐가 있느냐”며 “그들(종편)이 만들어 놓은 여론 지형에서 극우들이 성장하고 난리치는 바람에 여론지형이 왜곡되고, 그 왜곡된 여론지형에 기대서 박근혜 정부가 (국정을) 농단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진영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장도 “종편으로 어지러워진 시장 환경을 어떻게 바로잡느냐가 4기 방통위의 과제”라며 “지상파가 공적 책임을 수행해야 하는데 그런 책임을 다 할 수 없는 데로 내몰린 상황을 해소해야 한다. 그런 가운데 OBS도 지역 지상파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틈이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지난 4월 7일 최성준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낭독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종편에 퇴출, 특혜 환수 등의 비판적이고 강경한 언어만 쏟아내는 것 보다는 현재 미디어 환경에서 종편이 처한 위치를 정확히 진단한 상태에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전 교수는 “이미 초기 단계를 지나 종편도 미디어 시장에서 일정하게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상당히 복잡한 문제”라며 “특히 지난 대선에서 (종편이) 정권 창출에 불리하게만 작동하지는 않았다는 여론도 있지 않나. 이제 JTBC에 종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조중동’말고 ‘조동’이라고 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는 JTBC에 대한 비판을 정의에 반하는 말도 안 되는 불의한 주장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현실에서, 과거에 종편 출범 반대 혹은 종편 퇴출을 말했던 연장선상에서 같은 논리를 반복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디어 시장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어떤 균형이 필요한지, 어떤 특혜가 이뤄졌는지, 문제가 정확히 무엇인지,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어떻게 답을 찾을 것인지에 대한 조사, 연구, 토론, 그리고 합의 절차를 거치는 것이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종편을 퇴출하고, 특혜를 뺏고, 이런 거친 언어로만 싸우는 것은 이제 아닌 것 같다. 정확한 진상 조사, 예컨대 종편이 왜 출범했는지, 거기서 어떤 정치적 이해관계와 권력의 음모관계가 작동했는지, 종편을 그렇게 키울 때 반대쪽으로 공영방송이 피해를 입거나 해체가 됐는지, 종편에 대한 특혜가 미디어 생태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종편의 프로파간다(특정한 사상적 노선이나 파당적 의도에 따라서 대중의 사회적 태도에 영향을 주려는 정보나 이론)가 방송 저널리즘을 무너뜨리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정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나아가 방통위가 설립 취지인 합의제 기구로서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방통위가 사회적 합의기구로서의 모습을 찾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먼저 방통위가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는 민주적 대화체 형식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국가권력 등 외부 지령을 받고 그 눈치를 보면서 일을 하는 행정기구적 행태를 바꿔야 한다는 의미다. 또 사회적 여론을 청취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3기에 이어 4기에도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게 된 고삼석 위원(대통령 추천)은 “새 정부 언론 정책에 큰 틀이 안 보인다는 지적이 있는데, 일단 방통위 구성이 돼야 업무를 할 수 있다. 내용적으로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며 “일단 (이효성) 위원장이 청문회를 통과하고 오셔야 한다. 위원장이 없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우선은 언론‧시민단체, 그리고 노조와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수영 기자  hsy0710@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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