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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환성·김광일PD 비보 큰 충격, 열악한 제작여건 개선해야”

PD연합회 "지상파-외주제작사 지나친 갑을 관계, 해결해야 할 중대사안" 표재민 기자l승인2017.07.20 17: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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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환성 PD와 김광일 PD가 출국하기 이틀 전, 박환성 PD의 사무실에 독립PD 동료들이 모여있다. 사진 중앙 빨간색 옷을 입은 PD가 박환성 PD, 파란색 옷을 입은 PD가 김광일 PD. ⓒ한국독립PD협회

한국PD연합회(회장 오기현)가 다큐멘터리 촬영 중 세상을 떠난 박환성, 김광일 독립PD에 대해 애도의 뜻을 밝히는 한편, 열악한 제작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PD연합회는 20일 ‘박환성 PD와 김광일 PD의 비보를 접하고’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박환성 PD, 김광일 PD의 비보를 접하고 큰 충격에 할 말을 잊었다”라고 밝혔다.

 

연합회는 “두 분에게 조의를 표하고 유족들을 위로해야 마땅하지만 아직 이 충격적인 사건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라면서 “충격이 슬픔으로 바뀌려면 시간이 필요하니 아직 애도할 때가 아닌 듯하다. 두 분의 몸이 유족 곁으로 돌아오는 다음 주 중반이 돼야 애도의 눈물을 흘릴 수 있지 않을까”라고 안타까워 했다.

 

연합회는 “촬영이 90% 이상 진행된 <다큐프라임 - 야수의 방주>을 완성하고 방송하는 문제, 그리고 박환성 PD가 제기한 지상파 방송사의 과도한 간접비 요구 문제도 남아 있다”라면서 “특히 지상파와 외주사의 지나친 갑을 관계는 이 나라 방송 생태계의 건강한 재편을 위해서, 그리고 독립 PD들의 열악한 제작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대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PD연합회는 이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주시할 것이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지금은 두 PD를 모셔오고 애도하는 데에 모든 정성을 쏟아야 할 때다. 한국PD연합회는 박환성 PD와 김광일 PD의 유족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하며, 유족들의 눈물을 닦아드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마무리 했다.

 

박환성, 김광일 PD는 현지시각으로 지난 14일 오후 8시 45분(한국시각 15일 오전 3시 45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EBS <다큐프라임-야수의 방주> 제작 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박환성 PD는 <호랑이 수난사>, <말라위 물위에 전쟁>, <소년과 코끼리>, <아버지의 이름으로> 등을 연출한 한국의 중견 자연다큐멘터리 전문PD였다. 호랑이와 같은 멸종 위기종들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EBS <다큐프라임-호랑이수난사>로 한국PD대상 작품상과 한국독립PD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인간의 쾌락을 위해 학대 받는 코끼리와 그 코끼리를 학대해야만 하는 인간의 갈등을 그린 <코끼리 소년의 눈물>은 ‘코리아 다큐멘터리 페스티벌’에서 우수 피칭상을 수상했다.

 

그는 생전 <다큐프라임-야수의 방주> 제작 중 방송사의 부당한 간접비 요구 관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동료 PD들은 박환성, 김광일 PD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한편, 방송사와 외주제작사간의 불합리한 제작 관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지 영사관 관계자는 한국독립PD협회 사고수습대책위원회에 '현지시각으로 14일 촬영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가던 중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차량과 정면충돌하는 사고가 났다'며 '맞은편 차량을 뒤쫓아오던 차의 진술에 따르면 (맞은편 차량이) 좌우로 흔들흔들하면서 졸음운전인 것 같았다. 견인된 사고 차량을 봤는데 시신을 어떻게 꺼냈을까 했을 정도로 훼손이 심했다'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독립PD협회는 20일 유가족과 만나 시신 수습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며, 조만간 남아프리카공화국 현지를 찾는다. 현재 협회는 두 명의 PD들의 귀환 비용 마련을 위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계좌번호는 신한은행 140-009-158111 (예금주:사단법인한국독립피디협회)이다.

 

EBS는 “EBS는 두 PD의 죽음에 삼가 조의를 표하며, 고인들을 한국으로 모셔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면서 “이를 위해 독립PD협회, 유가족들과 함께 협의를 진행 중에 있으며, 외교부 및 현지 대사관에 협조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도 이날 ‘박환성, 김광일 PD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14일 저녁 EBS <다큐프라임-야수와 방주> 제작 도중 남아프리카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박환성, 김광일 독립PD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밝혔다.

 

노조는 “또한 故 박환성 PD는 남아프리카로 떠나기 직전,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사이의 제작비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고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간의 공정한 관계 정립을 위해 노력했던 PD였다”라면서 “정부지원금과 관련하여 오랜 관행이었던 방송사 간접제작비 납부 문제를 제기했던 것을 기억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고인의 뜻에 따라 좋은 방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독립PD들의 열악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또한 “박환성, 김광일 독립PD가 하루 빨리 고국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라고 마무리 했다.

▲ 관련 기사

박환성-김광일 독립PD 사망...추모 물결 속 모금 운동-추혜선 정의당 의원, 방송사-외주제작사간 제작비 문제 지적

 

[PD의 눈] 대한민국에서 자연다큐멘터리스트로 산다는 것 (박환성 칼럼)

 

▲ 이하 한국PD연합회 성명 전문

 

박환성 PD와 김광일 PD의 비보를 접하고

 

박환성 PD, 김광일 PD의 비보를 접하고 큰 충격에 할 말을 잊었다. 두 분에게 조의를 표하고 유족들을 위로해야 마땅하지만 아직 이 충격적인 사건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충격이 슬픔으로 바뀌려면 시간이 필요하니 아직 애도할 때가 아닌 듯하다. 두 분의 몸이 유족 곁으로 돌아오는 다음 주 중반이 돼야 애도의 눈물을 흘릴 수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 동물 다큐멘터리의 대표 감독인 박환성 PD가 인생의 정점에서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다니, 비통하기 짝이 없다. 박 PD는 <환경스페셜 - 솔개>를 시작으로 <다큐프라임 - 말라위, 물위의 전쟁>, <다큐 프라임 - 호랑이 수난사>, <KBS 국제공동제작프로젝트 - 말싸움의 굴레>, <KBS파노라마 - 은밀한 욕망, 사자사냥> 등 자연 다큐멘터리에 열정을 바쳐 온 자랑스런 동료였다. 최근에는 정부지원금 일부를 지상파가 가져가는 관행에 이의를 제기하며 용감하게 맞선 정의로운 PD였다. 이런 그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니, 내 몸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 듯 휑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늦깎이 감독으로 제작에 동참한 김광일 PD가 사랑하는 부인과 어린 두 자녀를 남겨 둔 채 세상을 떠났다니, 비통한 마음을 이루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젊은 부인과 어린 것들이 살아 내야 할 세월이 천근만근의 무게로 다가온다. 젊고 씩씩한 아들을 잃어버린 두 PD의 부모님들, 그 마음을 어떤 말로 위로할 수 있으랴.

 

불의의 사고는 EBS <다큐프라임 - 야수의 방주> 촬영 중 출장지인 남아공에서 일어났다. 현지 시각 14일 밤 8시 45분 경, 촬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도중이었다. EBS 업무 중에 일어난 일이니만큼 EBS 관계자들은 책임 있게 사태 수습에 나서기 바란다. EBS 측이 진심과 성의를 보여야 유족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을 것이며, 충격에 빠져 있는 독립PD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을 것이다.

 

촬영이 90% 이상 진행된 <다큐프라임 - 야수의 방주>을 완성하고 방송하는 문제, 그리고 박환성 PD가 제기한 지상파 방송사의 과도한 간접비 요구 문제도 남아 있다. 특히 지상파와 외주사의 지나친 갑을 관계는 이 나라 방송 생태계의 건강한 재편을 위해서, 그리고 독립 PD들의 열악한 제작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대 사안이다. 한국PD연합회는 이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주시할 것이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두 PD를 모셔오고 애도하는 데에 모든 정성을 쏟아야 할 때다. 한국PD연합회는 박환성 PD와 김광일 PD의 유족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하며, 유족들의 눈물을 닦아드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2017년 7월 20일

한국PD연합회


표재민 기자  jmpy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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