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노위, OBS에 ‘부당해고’ 판결…PD연합회 “정리해고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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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 증자’ 방통위 재허가 조건 이행‧무능력 주주 퇴출‧정리해고 철회 등 요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이하 경기지노위)가 최근 OBS 경인TV의 정리해고를 ‘부당해고’로 판결한 것과 관련해, 한국PD연합회(회장 오기현)가 ‘대주주 백성학 회장은 판결을 존중하여 모든 정리해고 절차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PD연합회는 24일 오후 ‘백성학 회장은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OBS 정상화의 바른 길로 나서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OBS 정상화의 소중한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경기지노위의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며 “백 회장은 이를 받아들여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OBS 정상화의 바른 길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에 위치한 OBS 경인 TV 사옥 전경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 사진제공

이번 경기지노위의 판결은 OBS가 지난 4월부터 30여 명의 직원들을 정리해고하거나 정리해고 조치를 내릴 예정인 것에 반발해 OBS 지부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한 데 따른 것이다. 아직 판결문이 나오지 않아 정확한 판결 사유는 알 수 없으나, <PD저널>이 24일 확인한 바에 따르면 OBS 사측이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었는지, 해고를 회피하려고 노력했는지, 회사가 해고자 선정과정에 정당성을 가지고 있는지, 노조와 충분히 협의했는지 등의 4가지 해고 사유 중 한 가지 이상을 충족시키지 못해 ‘부당해고’ 판결이 나온 것으로 OBS 지부는 추측하고 있다.

한국PD연합회는 “우리는 대주주인 백 회장이야말로 누구보다 OBS가 잘 되길 바라는 사람이라고 여전히 믿고 있지만, 그 동안 백 회장이 보여준 행보, 특히 4월에 이뤄진 13명 정리해고와 이 달 초 예고된 17명 추가 정리해고 계획은 OBS를 살리기는커녕 완전히 망치는 길임을 다시 한 번 지적하고자 한다”고 성명의 취지를 밝혔다.

한국PD연합회는 “OBS 생존의 열쇠는 경인지역 시청자들을 비롯, 이 시대의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참신한 콘텐츠 제작능력”이라며 “백 회장이 진정 OBS를 살리고 싶다면, PD들을 비롯한 젊은 구성원들과 함께 가야 한다. 경영위기를 이유로 정리해고를 하는 건 수족을 다 자르고, 심장마저 도려낸 채 생존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지난 3월 백 회장에게 ‘OBS를 살리려는 충정으로 가득한 OBS 구성원들과 함께 지혜를 모으자’고 간청한 바 있다. ‘젊은 방송인들은 백 회장의 강력한 우군이 될 수 있고, 이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거세한 채 OBS를 되살리는 건 불가능하다’고도 강조했다”며 “그러나 이러한 우리의 목소리는 백 회장의 행보에 전혀 반영되지 않은 듯 해 안타깝다”고 개탄했다.

한국PD연합회는 “이번 지노위 판정은 백 회장에게 OBS와 자기 자신을 살릴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라며 “백 회장이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최악의 위정자’가 아니라 ‘지혜로운 위정자’가 되고 싶다면, 지노위 판결에 무리하게 귀를 닫고 자기주장만 고집해서 OBS 구성원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고 지역사회에 물의를 빚을 게 아니라, 현명하게 궤도를 수정해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을 열어 줘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OBS에는 겨우 (방송통신위원회 재허가까지) 5개월이 남았지만, 백 회장이 올바로 마음을 먹기만 하면 OBS 정상화의 바른 길을 여는 데 결코 부족하지 않은 기간”이라며 “백 회장은 이전에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방송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OBS가 경인지역 주민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방송으로 거듭날 비전을 보여달라. 그러면 (대주주‧경영진이 정리해고 근거로 주장하는) 광고와 수익 문제도 순조롭게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PD연합회는 이와 함께 사측에 △방통위 재허가 선결조건인 30억 재원 출연 △사업의지가 없는 일부 주주의 신속한 퇴출 △정리해고 상황의 신속한 시정 등의 방안을 요구했다.

한국PD연합회는 곧 출범을 앞두고 있는 4기 방통위에도 적절한 역할을 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새로 구성될 방통위는 OBS 정상화를 위해 제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사업의지가 없는 주주들이 신속히 손을 떼도록 권고하는 한편, OBS의 모든 주체가 현 상황의 합리적인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분위기와 여건을 조성해 줘야 한다. 끝까지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방통위가 ‘시청권은 유지하되 사업자를 바꾼다’는 데 방점을 두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더운 여름에 OBS 갈등의 합리적 해결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PD들을 비롯한 OBS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한국PD연합회 성명 전문이다.

백성학 회장은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OBS 정상화의 바른 길로 나서야 한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21일 “OBS의 대규모 정리해고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우리는 OBS 정상화의 소중한 계기를 만든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 백성학 회장은 이번 판결을 존중, 모든 정리해고 절차를 중단하고 OBS 정상화의 바른 길을 되찾기 바란다. 

우리는 백성학 회장이야말로 누구보다 OBS가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고 여전히 믿고 있다.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방송사가 망하기를 바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하지만 그 동안 백회장이 보여 준 행보, 특히 4월에 이뤄진 13명 정리해고와 이달초 예고된 17명 추가 정리해고 계획은 OBS를 살리기는커녕 완전히 망치는 길임을 다시 한 번 지적하고자 한다. 

OBS 생존의 열쇠는 경인지역 시청자들을 비롯 이 시대의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참신한 콘텐츠의 제작능력이다. 백성학 회장이 진정 OBS를 살리고 싶다면, PD들을 비롯한 젊은 구성원들과 함께 가야만 한다. 경영위기를 이유로 정리해고를 선택하는 건 수족을 다 자르고, 심장마저 도려낸 채 생존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새 플랫폼으로 세계시장을 누비는 미국의 넷플릭스만 보아도, 콘텐츠의 유통이 아니라 자체 콘텐츠 제작 능력을 보유하는 게 지상목표라고 공언하지 않는가.

우리는 지난 3월 백성학 회장에게 “OBS를 살리려는 충정으로 가득한 OBS 구성원들의 지혜를 모을 것”을 간청한 바 있다. “이 젊은 방송인들은 백성학 회장의 강력한 우군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며, “이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거세한 채 OBS를 되살리는 건 불가능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의 목소리는 백회장의 행보에 전혀 반영되지 않은 듯하여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번 지노위 판정은 백회장이 OBS와 자기 자신을 살리기 위한 천재일우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따르면 “제일 현명한 위정자는 백성의 마음에 따라 다스리고, 차선의 위정자는 이익을 미끼로 이끌며, (중략) 최악의 위정자는 백성과 다툰다.” 백성학 회장은 ‘최악의 위정자’가 되는 길을 택하고 싶진 않을 것이다. 백회장은 지노위 판결에 무리하게 귀를 닫고 자기 주장을 고집하여 OBS 구성원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고 지역사회에 물의를 빚을 게 아니라, 현명하게 궤도를 수정하여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을 열어 줌으로써 ‘지혜로운 위정자’의 길을 가기 바란다. 

남은 기간은 5개월뿐이다. 하지만, 이 기간은 백회장이 올바로 마음을 먹기만 한다면 OBS 정상화의 바른 길을 여는 데에 결코 부족하지 않은 기간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재허가 선결조건인 30억 재원을 출연하고, 사업의지가 없는 일부 주주들을 신속히 퇴출시키고, 정리해고로 물의를 빚은 현 상황을 신속히 시정하면 곧 해결책이 보일 것이다. 현금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는 방법이 정리해고뿐이라고 생각하는 건 어리석기 짝이 없다. 수익이 감소했다고 인력을 감축하는 것은 제작능력을 스스로 말라죽게 만드는 자해행위로, 결코 OBS 정상화 방안이 될 수 없다. 백성학 회장 자신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방송을 하겠다고 강조했음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OBS가 경인지역 주민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방송으로 거듭날 비전을 보여주기만 하면 OBS의 광고와 수익 문제도 순조롭게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겠는가. 

새로 구성될 방송통신위원회는 OBS 정상화를 위해 제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사업의지가 없는 주주들은 신속히 손을 떼도록 권고해야 하며, OBS의 모든 주체가 합리적인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분위기와 여건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앞으로 5개월, 우리는 OBS의 모든 관계자들과 방송통신위원회가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 주기를 기대하며, 끝까지 여의치 않을 경우 “시청권은 유지하되, 사업자를 바꾼다”는 데 방점을 두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더운 여름, OBS 갈등의 합리적 해결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PD들을 비롯, OBS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2017년 7월 24일
한국PD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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