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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방과 교수가 "김장겸 물러나라" 무한반복 칼럼을 쓴 이유

“시민 관심 없으면 KBS‧MBC 정상화 투쟁 불씨 꺼져…촛불 민심 모아달라” 하수영 기자l승인2017.08.01 14: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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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겨레>에 ‘고대영 물러나라’‧‘이인호 물러나라’‧‘김장겸 물러나라’ 등의 문구를 반복적으로 넣은 칼럼을 게재해 화제가 된 김세은 강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KBS‧MBC 등 공영방송 정상화 문제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김세은 교수는 지난달 31일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시민들이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촛불의 열기를 이번에 KBS‧MBC 등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모아줘야 한다”며 “내부의 동력이 완결되는 성과를 얻으려면 시민들이 언론 문제를 중시하고 언론 문제가 사회적인 쟁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난달 28일 <한겨레>에 실린 ‘하릴없이 외친다 물러나라’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KBS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 MBC 김장겸 사장의 사퇴를 요구해 화제가 됐다. 해당 칼럼이 화제가 된 이유는 형식의 파격 때문이다. 김 교수는 첫 번째와 마지막 단락을 제외하고는 칼럼의 대부분을 ‘김장겸은 물러나라’, ‘고대영은 물러나라’, ‘이인호는 물러나라’라는 문구를 각각 30회가량 반복해서 채웠다.

기승전결 구조를 갖추고 유려한 문장들로 채워진 보통 칼럼들과는 확연히 달랐던 이 칼럼에 독자들은 물론 언론계와 학계에서도 주목했다. 물론 칼럼에 대해선 상반된 평가가 존재한다. ‘말귀를 못 알아먹는 사람들에겐 반복하는 게 답이다’, ‘강렬한 칼럼이다’, ‘속이 시원하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이런 게 칼럼이냐’, ‘김 교수는 교수직에서 물러나라’는 비판적인 평가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칼럼으로 인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KBS‧MBC 등 공영방송 정상화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한겨레> 외 타 언론사에서도 칼럼이 게재된 지 약 4일이 지난 지금까지 연이어 후속보도를 하며 칼럼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있다는 점만 해도 이런 사실을 알 수 있다.

김 교수는 ‘어떻게 이런 파격적인 형식의 칼럼을 쓸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 “사실은 다른 파격적인 형식의 칼럼도 생각했다. 가령 ‘김장겸 물러나라’ 이런 문구를 한 줄에 한자씩만 쭉 늘어놓고 공백이 생기게 하는 것을 하려고도 했다”며 “설명과 논리가 안 먹히고 있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유려한 문체로 설득하는 글을 써도 전혀 소용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물러나야 하는 수많은 증거들이 있는데도 안 물러나고 있으니 다른 방식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은 사회 전체의 이슈가 되지는 못한 공영방송 정상화 문제에 대한 관심 유도, 이것이 파격적인 칼럼을 쓴 목적 아니었겠느냐, 그런 면에서 목적이 달성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어느 정도로 반응이 뜨거운지는 모르겠으나, KBS‧MBC 분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며 “그걸로 내가 용기를 낸 것에 대한 보상은 충분하다”고 답했다.

▲ 고대영 KBS 사장(왼쪽)과 김장겸 MBC 사장 ⓒ뉴시스

현재 한국방송학회 내에 있는 방송저널리즘연구회 회장인 김 교수는 조선‧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조선투위, 동아투위)와 80년 해직언론인들을 비롯한 해직언론인 문제에 대한 연구를 해 오면서 공영방송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김 교수는 지난 2011~2012년 KBS 뉴스 옴부즈맨 활동을 한 것을 비롯해 최근 2016년 MBC 경영평가보고서 ‘보도‧시사 부문’ 집필을 맡은 것까지, 공영방송 관련 활동을 하면서 공영방송 내부 현실에 대해 알게 됐다. 보통 사람들은 알기 힘든 공영방송 내부의 적나라한 현실에 마주하면서 문제의식을 갖게 됐고, 그 문제의식이 이번 칼럼의 밑거름이 됐다.

김 교수는 “2008년에 YTN, 2012년에는 MBC에서 해직 언론인들이 또 생겼지만, 곧 해결이 될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했다”며 “그런데 5년, 9년이 지나도 문제가 해결이 안 되고 있다. 저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생기고 있는데도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연구자로서 마음에 부채를 갖게 됐다. KBS‧MBC 구성원들이 다시 한 번 꺼졌던 불씨를 살려서 (사장‧이사장) 퇴진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 때 저널리즘을 전공하는 교수로서 뭔가 도움을 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번에도 정권이 바뀌면 바로 공영방송 문제가 쉽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가 않다”며 “내 생각에는 KBS‧MBC 현 경영진‧이사장 등이 임기를 마친다고 하면, KBS‧MBC가 그 때까지 버틸 수가 없다. 시점이 굉장히 중요하다. 적어도 8,9월에는 열기가 생겨서 가을이 오기 전에 문제를 결론지어야 한다. 현재 KBS‧MBC 구성원들이 몇 년을 기다렸다가 드디어 정권이 바뀌고 목소리를 내보려고 하는데 생각한대로 잘 안 되고 결국 사그라지면 (공영방송 정상화 움직임은) 완전히 침체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시민들이 공영방송의 소중함을 깨닫고,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내 줬으면 한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칼럼 마지막 단락에 ‘<한겨레> 독자들도 함께 힘껏 외쳐주기 바란다. 공정방송과 자유언론을 위해 시민의 힘이 필요한 시점이다’라는 문구를 덧붙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는 “공영방송 KBS‧MBC, 너무 소중하다. 없어질 수 없다”며 “지난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된 뒤에 <한겨레>에 ‘언론에도 촛불이 필요하다’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시민들이 촛불의 열기를 이번에 KBS‧MBC에도 모아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KBS‧MBC) 내부 동력이 완결되는 성과를 얻을 수가 없다. 공영방송 문제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쟁점이 돼야 한다. 이번에 쓴 칼럼 말미에 ‘<한겨레> 독자들 힘껏 외쳐주길 바란다’고 쓴 것도 선동을 하려고 그런 게 아니다. 정말 (시민들이 동참해 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었다”고 덧붙였다.


하수영 기자  hsy0710@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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