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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그럼에도 결혼 해야만 하는 이유

[인터뷰] SBS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 서혜진 PD를 만나다 하수영 기자l승인2017.08.07 07: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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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하수영 기자] “요즘 ‘결혼 왜 해야 하냐’는 말을 한다. 결혼생활이 필수는 아닌 시대다. 혼밥, 혼술, 1인 가구, 이런 삶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졸혼, 비혼, 이혼도 보편적인 형태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부라는 사람들이 왜 결혼해서 같이 살아야 하는지, 왜 헤어지지 않는 것인지, 그 이유를 찾고 싶었다.”

(SBS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 서혜진 PD 인터뷰 중 발췌)

그 동안 ‘결혼’을 다룬 예능 프로그램은 많았고, 현재도 많다. 1990대에는 일반인들이 결혼을 전제로 만날 사람을 찾는 단체 미팅 형식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더니 2000년대에는 아예 연예인들이 가상 부부가 돼서 실제 결혼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그 자리를 채웠다. 2013년 첫 방송된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나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방영된 MBC <아빠! 어디가?>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유명인 남편이 아내 대신 육아‧집안일 등을 도맡아 하는 콘셉트를 선보여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이렇듯 예능 프로그램들은 ‘결혼’이라는 주제를 놓고 확장과 변화를 거듭해 왔다. 결혼 예능의 변화는 결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와 맥을 같이 한다. 그래서일까, 최근에는 ‘비혼’, ‘졸혼’ 등의 트렌드에 맞춘 ‘나홀로’ 예능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지금, ‘결혼’을 주제로 한 또 다른 예능으로 도전장을 내민 이가 있다. 바로 SBS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이하 ‘너는 내 운명’, 연출 서혜진‧안재철)의 서혜진 PD다. 아무리 성인 남녀의 절반 이상이 ‘결혼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고 말하는 시대라고 해도 ‘그래도 결혼은 필요하다’고 당당히 외치겠다는 서 PD를 지난 2일 목동 SBS 사옥에서 만났다.

▲ SBS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 서혜진 PD ⓒSBS

세대별‧상황별 다양한 부부의 ‘동상이몽’을 유쾌하고 밝은 시각으로 그려내고 있는 ‘너는 내 운명’은 요즘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느라 분주하다. 방송 4회만에 시청률 1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돌파한 것을 비롯해 동시간대 시청률 1위와 주간예능 시청률 TOP3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는 ‘너는 내 운명’ 동영상 누적 재생수가 1700만 회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서 PD에게 소감을 묻자 ‘이 정도로 반응이 뜨거울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남녀 불문, 나이 불문 많은 시청자들이 ‘너는 내 운명’에 반응하고 있다”며 “특히 (추자현 남편) 우효광의 경우, 남자분들도 좋아한다. 소탈하면서도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그래서 그를 보면 ‘이런 사람이 현실에 실제로 있나’, ‘이건 판타지다’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는데, 그래도 예상했던 것보다는 (화제성이) 더 높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너는 내 운명’은 10대 자녀와 부모 사이의 의견 차이를 적나라하게 다루며 화제성과 논란을 동시에 몰고 왔던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의 시즌2 격이다. 부모‧자식 간의 ‘동상이몽’을 다루던 서 PD가 부부간 ‘동상이몽’으로 눈을 돌리게 된 이유는 ‘결국 부모자식 간의 문제도 부부 사이의 문제로부터 파생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서 PD는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를 할 때 어떤 중2 학생이 ‘엄마와 아빠 사이가 너무 안 좋다’고 하며 출연한 적이 있다”며 “촬영을 하다 보니 엄마 입장에서 본 아빠, 아빠 입장에서 본 엄마가 보였는데, 약간 <사랑과 전쟁> 같은 느낌의 남녀 시각차가 재미있었기 때문에 방송으로 다뤄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서 PD는 시즌1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로 갈등을 다루고 있다. <사랑과 전쟁>을 언급했지만, <사랑과 전쟁>과는 다른, 부부 사이의 소소한 갈등을 즐거운 분위기에서 다뤄보겠다는 것이다.

서 PD는 “(‘너는 내 운명’) 방송이 월요일 밤 11시인데, 월요일은 일이 시작되고 스트레스가 많은 날 아닌가. 현실에서도 충분히 머리가 아프니까 굳이 시즌1(<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처럼 하고 싶진 않았다”며 “월요일이니 더욱 작고,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들을 풀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 PD의 말처럼, ‘너는 내 운명’의 네 부부는 저마다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그들의 소소한 행복을 보여주고 있다. 화제의 중심에 있는 추자현‧우효광 부부는 말할 것도 없고, 이재명 시장 부부는 솔직담백한 26년차 잉꼬부부의 매력을 뽐내며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워킹맘’과 전업주부 커플인 김정근‧문지애 부부와 무기력함이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수드래곤’ 김수용 부부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은 현실적인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서 PD는 “‘너는 내 운명’에선 부부간 미세한 시각차를 다루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예를 들어 아내는 밥하기 싫다고 하는데 남편은 밥을 하라고 한다거나 이런 데서 부부간 살짝 시각차가 있다는 걸 다루고 싶다. 거대한 문제는 우리가 해결을 해 줄 수도 없을뿐더러 너무 개인적인 문제일 수 있어서 그 부분까지 확장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SBS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 방송화면 갈무리 ⓒSBS

네 부부 모두 각자의 매력이 돋보이는 부부들이지만,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가장 화제가 됐던 이 시장 부부 섭외 뒷이야기를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선 주자였고, 평소 ‘핵사이다’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거침없는 언행으로 주목을 받던 이 시장이 예능 프로그램에, 그것도 ‘결혼’을 주제로 한 예능에 아내와 함께 고정 출연한다는 소식은 ‘너는 내 운명’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려 준 ‘1등 공신’이라 해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서 PD는 “이 시장이 4개월 정도 (프로그램 출연을) 거절하셨다. 처음에 1월 말 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하실 때 광주로 찾아뵀다. 경선 때부터 (이 시장 부부를) 찍고 싶었다. 그 때가 와이프(김혜경 씨)가 가장 힘든 시기가 아닌가. (경선에서 떨어진다고 해도) 두 분이 항상 같은 꿈을 향해서 가다가 그게 어그러졌을 때 어떤 시각 차이가 발생하고, 어떻게 마무리를 할지, 그런 걸 다 담고 싶었다”며 “하지만 TV 출연은 어쨌든 경선에서 떨어져야만 가능하니까 보좌관들이 곤란해 했다. 그래서 일단 물러났다”고 털어놨다.

이어 “대선 레이스에 못 가시게 된 뒤 다시 한 번 연락을 드렸더니 그 때 또 다시 ‘입장 정리가 안 됐다’고 하셔서 또 물러났다. 그래도 2주에 한 번 전화를 해서 계속 제안을 했다. (이 시장은) 부인 설득도 그렇고, 프로그램에 나오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아서 섭외가 오래 걸렸다”며 “그래도 프로그램을 하면서 부인이랑 그 동안 하고 싶었던 것, 대선 치르면서 못 했던 것, 하나씩 하시는 것 같다. 이번에 촬영차 두 분이 1박 2일 휴가를 가는데, 그게 2년 만에 가는 휴가라고 하시더라. (이 시장 출연은) ‘너는 내 운명’과 이 시장 부부, 둘 다에게 윈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시장 출연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서 PD의 ‘너는 내 운명’ 섭외 포인트는 ‘TV에 잘 나오지 않는 사람’이었다. 대중이 궁금증을 가질 만한 사람이어야만 했다. 그래서 서 PD는 가능한 한 TV에 많이 노출되지 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출연자를 물색했다.

서 PD는 “외국에는 정치인 리얼리티(프로그램)도 많고 기업인들도 리얼리티에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사례 아니었느냐.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며 “(TV에서) 잘 안 보이는 분들을 TV 앞으로 끌어내서 대중들이 그들에게 보고 싶어 하는 부분을 보여주려고 했다. 이 시장도 그런 면에서 매력적인 출연자였다. 이 시장은 대중들에게 강한 이미지로 남아 있는데, 프로그램을 통해서 그 분의 진심을 담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 SBS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 ⓒSBS

“졸혼‧비혼 시대에 ‘부부로 산다는 것’의 의미 찾고 싶었다”

사랑 받을 자격이 충분한데 사랑 받지 못 하는 사람들. 서 PD는 ‘너는 내 운명’을 기획하면서 그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자고 결심했다. 비록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출연자들이 시청자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줄 수 있기를 바랐다.

서 PD는 “이 시장 부부는 Empty nest, 즉 ‘빈 둥지’ 부부다. 아이들이 커서 떠난 다음 부부만 남았다. 결혼한 지 25년 정도가 되면 부부가 서로만 바라보게 되는데 그 때부터가 진정한 부부생활 시작”이라며 “그런 과정을 지나가는, 서로를 위해 맞춰가는 이 시장 부부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추자현‧우효광 부부 같은 경우는 신혼이라서 그런 것이긴 하지만 ‘판타지’적인 부부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 여기에 두 사람이 한‧중 국적이 다르기 때문에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갈등과 극복 과정도 다루고자 했다”며 “이지애‧김정근 부부는 결혼한 지 10년 정도 된 부부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김수용 부부는 일을 많이 하는 것에 대해 부부간 생각 차이가 있는데 그런 고민을 다루려고 한다”고 밝혔다.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담아내는 것이 연출자의 몫이지만, 특성이 다른 네 부부의 일상을 ‘너는 내 운명’이라는 하나의 방송에 녹여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서 PD는 이런 부분에서 고민이 생긴다고 넌지시 털어놨다.

서 PD는 “김수용 같은 경우에는 촬영하는 PD들이 나한테 와서 ‘큰일 났다. 아무 것도 안 한다’ 그런다. 그래서 처음엔 분량을 뽑는 것이나 캐릭터 설정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고민이 있었다”며 “그런데 편집하는 PD들이 캐릭터를 잘 씌웠다. 김수용이 ‘5초에 한 번 움직인다’고 해서 ‘5초남’이라고 캐릭터를 설정해서 그렇게 편집 해 놓으니까 캐릭터가 살더라. 김수용의 ‘5초남’ 캐릭터가 그렇게 탄생했다. 그런 모습이 5회에 좀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 PD는 분량 배분에 관한 고민도 밝혔다. 그는 “우효광은 ‘캐릭터 부자’고 이 시장님도 찍어 오면 분량이 쏟아진다. 이 분들 반응이 좋아지면 분량 배분 면에서 고민이 있다”며 “추자현‧우효광 부부는 아무래도 배우다 보니까 감정선이 드라마틱해서 그걸 다 담아내다 보면 이 쪽(추우커플) 분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면 현실적인 느낌의 부부들도 찍어온 것이 많고 나름대로 이야기를 다 담아야 하니까 이 부분은 숙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 PD의 가장 큰 고민은 ‘‘너는 내 운명’을 통해 어떻게 결혼의 긍정적인 측면을 잘 전달할 것인가’이다. 서 PD는 “요즘 ‘결혼 왜 해야 하냐’는 말을 한다. 결혼생활이 필수는 아닌 시대다. <나 혼자 산다>가 히트한 것도 혼밥, 혼술, 1인 가구, 이런 삶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졸혼, 비혼, 이혼도 보편적인 형태가 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부라는 사람들이 왜 결혼해서 같이 살아야 하는지, 왜 헤어지지 않는 것인지, 그 이유를 찾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부부들을 보면 알콩달콩 잘 살아가시는 이유가 다 있다”며 “어떤 부부를 보고 ‘동상이몽하는데 왜, 어떻게 같이 살지?’ 궁금해 할 수 있는데 ‘너는 내 운명’을 통해 ‘같이 사는 가치’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녹화할 때 장난처럼 ‘김구라‧서장훈이 결혼하고 싶은 그 날 까지’를 외치는데 아직 내보내지는 못 했다”고 웃어보였다.

서 PD는 마지막으로 큰 사랑을 보내주시는 시청자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내 가장 큰 목표는 출연자들이 사랑받는 거였다. 가끔 ‘이 분은 왜 사랑받지 못하지?’하는 고민에 빠지곤 했는데, 시청자분들이 출연자들을 사랑해주셔서 너무 기쁘다”고 덧붙였다.


하수영 기자  hsy0710@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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