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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무더기 ‘대기발령’…그럼에도 연이은 ‘제작중단 지지’

‘2580’ 전·현직 작가진 17명 “제작중단 지지” 이혜승 기자l승인2017.08.07 17: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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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경제매거진M>, <생방송 오늘 아침>, <생방송 오늘 저녁> 등이 속한 시사제작국 PD·기자들이 제작중단에 돌입했다. ⓒMBC

[PD저널=이혜승 기자] MBC 시사제작국 전체가 제작중단에 돌입하자 사측은 ‘무더기 대기발령’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럼에도 보직 부장들은 구성원들의 뜻을 지지하며 보직 사퇴에 나섰고, 계약직인 작가들은 ‘제작중단 지지’라는 어려운 결정에 선뜻 동참하고 있다.

MBC 경영진은 이영백 <PD수첩> PD에게 2개월 대기발령 조치를 내린 데에 이어, 지난 4일 오후 김현기 <PD수첩> PD, 노경진·박종욱·이지수 <시사매거진 2580> 기자, 권혁용 MBC 영상기자회장에 대해 2개월 대기발령을 내렸다.

하지만 같은 날, <생방송 오늘아침>과 <생방송 오늘저녁> 등이 속해 있는 시사제작4부 김형윤 부장은 시사제작국 구성원들의 뜻에 공감하며 보직을 내려놨다.

김 부장은 “올해 3월 시사제작4부장으로 임명되면서 제 부서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그나마 MBC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사제작국의 동료, 선후배 피디와 기자들이 제작자율성 보장을 위해 제작거부에 나서는 것을 보면서 한 명의 피디로서 그 뜻에 공감했고, 보직자로서 제작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제대로 노력하지 못했다는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게 되었습니다”라며 “이에 보직을 내려놓습니다”라고 전했다.

<PD수첩> PD들이 제작중단에 돌입한 지난달에는 장형원 시사제작3부장이 보직에서 사퇴한 바 있다.(▷관련기사 ‘PD수첩’ 팀장 사퇴…“김민식 PD 보며 많이 부끄러웠다”) 

▲ 3일부로 제작중단에 돌입한 MBC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경제매거진M>, <생방송 오늘 아침>, <생방송 오늘 저녁> 등이 속한 시사제작국 PD·기자들이 3일 오전 서울 상암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장겸 사장,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 조창호 시사제작국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PD저널

이어 <시사매거진 2580> 작가들은 7일 오전 성명을 통해 “시사제작국 기자 및 PD들의 제작 중단을 적극 지지함과 더불어 조창호 시사제작국장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전·현직 <시사매거진 2580> 작가 17명은 “우리는 겨우 2년 동안 MBC에 머물 수 있는 파견직 노동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 회복을 위해 우리의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며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무엇이 부끄러운 것인지 알지 못하는 이들과 더 이상 방송 제작을 이어갈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취재의 목적과 의의가 난도질당하고 부당하게 편집되는 제작 과정에서 우리가 느낀 허탈감과 분노는 극에 달했다. 지금까지 항의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던 우리 작가진도 시사제작국장이 저지르고 있는 만행에 대해 모두 알고 있으며 한 목소리로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한나절, 심지어는 꼬박 하루 이상 걸리는 데스킹을 기다리느라 편집은 시작도 하지 못하기 일쑤였고, 편집 완본이 나온 이후 녹화를 위해 스튜디오에 들어가고 나서도 음악과 CG, 화면구성을 바꾸는 기이한 일들이 반복되었다”며 경영진의 제작자율성 침해에 대해 고발했다.

특히 작가들은 지난 3일 시사제작국 기자·PD들이 제작중단 지지에 돌입하면서 경영진으로부터 ‘부당업무 지시’가 전달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제작중단에 참여하지 않은 취재기자 1명당 작가 2명이 붙어서 일을 하라는 부당업무 지시가 작가들에게 문자로 전달되었다”며 “같은 날 문화방송의 하청 소속인 2580 취재작가 겸 조연출 9명은 회의를 거쳐 제작중단에 동참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회의가 끝난 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동안 2580과 고락을 함께했던 제작PD가 타부서로 발령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참 작가들은 파견회사 측의 전화를 받았다. 문화방송 인사 부서에서 연락이 왔었다며 '지금 그럼 일을 안 하시고 계시는 거냐', '제작 중단에 동참한 것은 자의냐, 분위기상 그렇게 된 것이냐' 등을 상세히 물었다”며, MBC에 속한 정규직 직원이 아닌 파견회사에 소속된 계약직 직원인 이들에게 압박이 가해진 사실을 토로했다.

이에 <시사제작국 2580> 작가진은 “우리는 파리 목숨이다. 그렇지만 하늘아래 부끄러움 없이 우리 전부를 회사에서 내보내고 경영진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사람을 뽑는다 하더라도 끝까지 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잘못이 직무유기나 근무태만 등이 아닌 이상 사용자의 부당해고에 가만히 있지 않겠다. 사측은 보도개입을 지속하며 정당한 취재활동을 징계와 해고 및 좌천으로 규제하고 위축시키려 하는 것이 '기본과 원칙이 있는' 방송 제작에 대한 업무방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 MBC <시사매거진 2580> 전현직 작가 17명이 7일 오전 성명을 통해 “시사제작국 기자 및 PD들의 제작 중단을 적극 지지함과 더불어 조창호 시사제작국장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MBC본부

한편 <PD수첩> PD들이 경영진의 불합리한 아이템 불허에 ‘제작중단’에 나선지 18일째다. <PD수첩> 작가진 역시 이들의 뜻에 ‘적극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어 <PD수첩>뿐 아니라 <시사매거진 2580>, <경제매거진M>, <생방송 오늘 아침>, <생방송 오늘 저녁> 등이 속한 시사제작국 PD·기자들은 3일부로 ‘제작중단’을 선언하고 나섰다.(▷관련기사 “감히 국민에게 도와 달라 요청한다.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

<PD수첩> PD들이 제작중단에 나서자 “PD수첩을 ‘청부’ 제작소로 만들려는 억지 ‘몽니’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던 MBC 경영진은, 시사제작국 전체 제작중단 이후에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혜승 기자  coa331@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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