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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이크, 웹툰은 되고, 미드는 안되고?

[방송 따져보기] ‘크리미널 마인드’ 저조한 성적 왜?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7.08.16 09: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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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국내판 <크리미널마인드>는 개인보다 사회구조에 방점을 찍고 있는데다가 프로파일링 기법을 얕게 풀어내 아쉬움을 남긴다. ⓒ tvN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요즘 드라마에서 ‘리메이크’는 없어선 안 될 존재다. 수년 전만 해도 방송가에서 리메이크는 흔하지 않았지만,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설에서 웹툰, 해외 드라마로까지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해 방영되는 드라마만 수십 편에 달하고, 매해 치솟는 제작비로 인해 방송사들은 흥행할 만한 콘텐츠를 찾기 마련이다. 또한 시청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콘텐츠를 소비하는 흐름이 두드러지면서 방송사들은 대중에게 입소문을 탄 콘텐츠 리메이크를 탐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킬러 콘텐츠라고 해서 모두 성공적이진 않다. 웹툰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 드라마는 시행착오 끝에 안착하는 모양새이지만, 미국 드라마 리메이크 작품들은 저조한 성적표를 내고 있다.

미디어 간 스토리 이동 현상은 2000년대 초중반부터 시작됐다. 리메이크 드라마는 출생의 비밀, 재벌, 막장 드라마 등 진부한 소재에 피로감을 느낀 시청자에게 신선하게 다가설 수 있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이문행 교수, 2014)에 따르면 2000년대 장르 간 스토리 이동은 총 216건의 사례 중 웹툰이 64건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일례로 <바람의 나라>,<풀하우스>(KBS), <궁>(MBC), <식객>, <쩐의 전쟁>(SBS)부터 최근 리메이크된 <동네변호사 조들호>,<마음의 소리>(KBS), <운빨 로맨스>(MBC), <치즈인더트랩>, <싸우자 귀신아>(tvN) 등이 있다. 현재 방영 중인 OCN<구해줘>, tvN<하백의 신부 2017>를 비롯해 방송을 앞둔 KBS <고백부부>와 tvN <복수자 소셜클럽>도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드라마 리메이크는 웹툰에서 일본, 대만 등 아시아권 드라마를 각색해 선보이는 흐름도 함께 나타났다. 특히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가 강세를 보였고, 시청률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하얀거탑>(2007), <꽃보다 남자>(2009), <공부의 신>(2010), <직장의 신>(2013), <여왕의 교실>(2013), <수상한 가정부>(2013)가 대표적이다. 특히 일본 니혼TV <파견의 품격>을 원작으로 한 KBS<직장의 신>은 비정규직의 불안한 고용과 직장생활의 애환 등 직장인이 처한 현실과 정서를 반영해 시청률 10% 중반을 기록했다. 2014년부터는 대만 드라마 리메이크 시도가 이어졌다. tvN <마녀의 연애>는 <패견여왕>을,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명중주정아애니>를 원작으로 하며, <마녀의 연애>는 중국, 남미, 미주 등지에 VOD 서비스를 역수출했다.

방송사와 종편, 케이블 채널 간 경쟁이 본격화된 2010년대 이후부터 ‘미국 드라마’를 향한 러브콜이 시작됐다. 이미 국내에서 ‘미드 마니아층’이 두터운데다가 시청률 경쟁 구도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다양한 소재를 발굴하는 데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2009년 제작된 이후 시즌7까지 제작됐던 <굿와이프>와 시즌8까지 방영됐던 <안투라지>를 리메이크한 국내판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상반됐다. tvN <굿와이프>는 원작이 표현하는 강도 높은 수위와 문화적 차이를 한국적 정서에 맞게끔 적절하게 각색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tvN <안투라지>는 할리우드의 이면을 파헤치는 미국판처럼 국내 연예계 뒷이야기를 다뤘으나, 원작이 지닌 블랙코미디 요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서 혹평 속에 막을 내렸다.

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tvN <크리미널 마인드>도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원작 <크리미널 마인드>는 2005년부터 시즌제로 방영된 장수 드라마로, 시즌이 바뀌더라도 주요 출연 배우가 같은 역할을 맡으며 긴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범인의 범행이유를 개인의 심리를 통해 추적하는 등 프로파일링 기법 수사로 연쇄살인 사건을 풀어나가는 범죄심리수사극을 표방한다. 하지만 국내판 <크리미널마인드>는 개인보다 사회구조에 방점을 찍고 있는데다가 프로파일링 기법을 얕게 풀어내 아쉬움을 남긴다. 결국 방송사들은 다양한 소재를 찾기 위해 해외로부터 리메이크 제작 판권을 사들이며 시도를 벌이고 있지만 그만큼 풀어야할 과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내 소설과 웹툰 리메이크의 경우 국내 정서에 발을 딛고 있기 때문에 스토리 각색이 핵심이지만 ‘미드’와 ‘영드’와 같은 해외 드라마의 경우 문화적 저항감을 해소하는 것뿐 아니라 현지 드라마 제작방식에 따라 제작된 콘텐츠이기에 국내 드라마 제작방식에 맞춰 원작이 지닌 강점을 어떻게 살릴지 고민이 필요하다. 대중에게 입소문을 탄 콘텐츠는 그만큼 기대치도 높기 때문이다.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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