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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리얼스토리 눈’, 공영방송이 저버린 방송 윤리

[방송 따져보기] 사건과 사생활 보도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7.08.30 10: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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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논란이 된 프로그램들은 공익적 사안이 아님에도 ‘알 권리’를 앞세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선택을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 MBC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방송 프로그램에서 사건은 양날의 검이다. 각종 사건과 인물에 숨은 이면은 시청자의 관심을 끌 수 있지만 어떠한 관점과 방식으로 전하느냐에 따라 도마에 오르기 마련이다. 최근 과잉 취재 논란을 야기한 MBC <리얼스토리 눈>과 방송 연기 결정을 내린 KBS <속 보이는 TV 人사이드>(이하 <속 보이는 TV>)가 그렇다. 시사 교양 프로그램 뿐 아니라 이미 연예 프로그램에서 연예인과 관련된 사건을 다루는 방식이 종종 비판을 받아왔다. 이처럼 사건과 사생활 사이에서 방송사의 도를 넘어선 취재와 시청률 경쟁을 앞세운 태도는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최근 MBC <리얼스토리 눈>은 과잉취재 논란에 휩싸였다. <리얼스토리 눈>은 지난 21일 서울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발생한 배우 송선미 남편의 사망 사건을 추적했다. 지난 24일 <리얼스토리 눈> 방송분에서는 고인의 장례식장과 상복을 입은 송선미의 모습, 장례식장을 찾은 빈소객, 연예인의 이름이 쓰인 조화 등이 고스란히 방송됐다. 이미 소속사 측이 취재에 대한 양해를 구한 상황이었지만, <리얼스토리 눈>측은 송선미의 모습과 빈소 현장을 ‘몰래 카메라’ 형식으로 담아내 시청자의 원성을 샀다.

이에 대해 MBC 측은 미적지근한 태도를 취했다. MBC는 “<리얼스토리 눈>은 외주 제작사에서 만들었다”며 “빈소 촬영이 유가족과 협의 하에 이뤄진 지 확인한다”고 밝혔다. 다만, MBC는 프로그램 다시보기서비스(VOD)에서는 해당 장면을 삭제 조치했다. 그러나 독립PD협회가 외주 제작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MBC의 해명에 대해 반발했다. 독립PD협회는 “모든 프로그램은 방송 전 방송사 CP가 시사하며 문제될 소지가 있는 장면을 사전 검증한다”며 방송사에게도 방송 윤리 및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건과 사생활의 아슬아슬한 경계는 <속보이는 TV>에서도 드러났다. <속보이는 TV>는 이달 초 고 최진실의 딸 최준희와 외할머니의 이야기를 방송으로 내보내려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가족 간 트라우마나 갈등과 같은 심리 문제를 다룬다는 기획 아래 최준희와 외할머니의 갈등을 담은 방송을 제작했으나, 최준희 양이 외할머니로부터 폭행과 학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글을 SNS에 올리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제작진은 결과적으로 방송 연기를 결정했으나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예고편을 그대로 내보내는 등 방송 강행 입장을 고수하면서 과도한 사생활 보도라며 대중의 반발이 빗발쳤다.

연예 프로그램에서도 선을 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대표적으로 MBC <섹션TV 연예통신>은 지난 6월 연예가 이슈를 팩트체크한다는 명목으로 배우 송중기와 송혜교의 열애를 과잉 취재했다. 이들의 연애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송혜교의 비공개 SNS에 올라온 사진을 공개했다. 또한 송혜교가 묵었다는 풀빌라 관계자 멘트도 방송용으로 쓰일지 몰랐다는 데도 방송으로 내보냈다. 제작진은 “우리가 직접 발리 현장에 취재팀을 발견한 게 아니라 현지 교민이 제공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사생활 침해와 과도한 취재에 대한 비난을 면하기 어려웠다.

물론, 사생활보다 사건을 우선하는 경우도 있다. MBC<PD 수첩>, SBS<그것이 알고 싶다>와 같이 폭로와 고발을 목적으로 심층 취재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탐사 보도 프로그램은 ‘몰래 카메라’ 혹은 위장취재와 비밀녹음과 같은 수단을 활용해 사건을 취재한다. 개인의 사생활과 초상권 보호는 헌법상 보장되는 권리이지만, 공익적 이익과 목적을 앞세운 보도 앞에서 일부분 한계를 갖게 된다. 결국 결론은 명확해진다. 최근 논란이 된 프로그램들은 공익적 사안이 아님에도 ‘알 권리’를 앞세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선택을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공적 역할을 행하는 방송사로서의 방송 윤리와 제작진의 책임 의식이 필요한 때이다.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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